
이날 이들은“승무원들이 승객에게 행하는 기내 서비스는 전문적 지식과 훈련된 감정노동이 바탕이 되는 고품격의 상품이다. 그러므로 업무의 특성과 회사의 정책으로 특정한 유니폼을 입고 일하도록 하는 필요성이야 어느 정도 이해한다”며“하지만 너무 엄격한 규제는 업무와의 합리적인 연관성을 도무지 찾을 수 없는 시대착오적 과잉규제이며 개인의 취향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반인권적인 처사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일요주간>은 지난 14일 18년 동안 아시아나 항공에서 승무원 으로 일 하고 있는 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 권수정 지부장을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에 기자회견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이번 기자회견은 작년 초에 0.8 기압에서 서서 일하는 사람들,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하지 정맥류 등 예방하는 차원에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압박스타킹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질 않았어요. 그리고 작년 4/4분기에 추위 때문 승무원들과 직원전체 바지 유니폼을 제작해 달라고 했어요. 이것을 요청하고 내부적으로 이런 문제를 가지고 회사와 교섭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던 중 지난 5일 A언론사에서 제보를 받고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여성단체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고 민노총에서도 복장과 규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된다고 해서 민노총에서 먼저 준비하고 기자회견을 한 것입니다.
아시아나 항공 여승무원의 복장 규정은 어떤가요.
- 규제사항을 보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걸음걸이까지 다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손톱 끝 까지요. 머리 색깔은 자연스런 갈색 머리를 띄며 쪽머리나 그 외 머리를 해야 되고 쪽진 머리는 그 머리에 중간까지 올라가는 머리는 귀 옆선으로 해서 중간으로 하고 다른 머리 일 경우 안으로 말아서 깔끔하게 해야 되고 헤어제품을 발라 단정한 머리를 해야 되죠. 화장 같은 경우 피부색이 고르게 발라질 수 있도록 화운데이션 등을 꾹꾹 눌러서 하고 아이라인의 경우 갈색과 검정색만 사용하며 섀도우는 연한핑크와 오렌지색깔로 하고요. 이렇게 섀도우 색깔까지 지정해줍니다. 입술색깔은 어떤 색으로 하고요. 손톱 같은 경우 아무리 짧아도 3m 이내로 유지해야 하고.. 아무리 짧게 잘라도 매니큐어를 무조건 발라야 하는 규정.. 안경 같은 경우 여승무원 규정에 보면 렌즈를 착용해야 하고요. 유니폼 같은 경우 스타킹도 같은 색깔로 지급하고 있어요. 아무리 추워도 압박스타킹은 신을 수 없고 지급된 스타킹만 신을 수 있어요.
무척 까다로운데 잘 지켜지고 있나요.
- 잘 지켜질 수밖에 없는 게 어피어런스 담당자가 있고 그 밑에 어피어런스 코디네이터라고 있어요. 이 사람들은 비행 없는 날도 나와서 승무원들을 수시로 체크하고요. 매 비행 때마다 클래스 상급자가 개인승무원에 대해 업무평가를 합니다. 업무평가 항목을 보면 용모는 단정한가, 머리는 깔끔한가, 화장은 과하지 않은가, 이런 것들을 체크해요. 이런 평가들이 모아져서 인사고가가 되고 승진이나 교육 등 에 영향을 미쳐요. 평가를 좋지 못하게 받으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거예요. 말로는 강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결과물로 보여 지는 것은 그것이 아니예요. 이런 용모 규제에 대해 굉장히 자존감이 훼손될 수 있는 거예요. 특히 2001년 파업 때는 2,000명이 파업을 하고 있었는데 급여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하게 이슈가 되었던 점은 ‘머리 자율화’였습니다. 파업 끝나고 머리 자율화가 되었죠. 그리고 커트, 단발머리도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2-3년이 지나고 점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리기 시작하더라고요. 3월 현재 3,000명이 넘는 승무원 중에 커트 머리는 딱 4명입니다. 그렇다면 여기는 자율화가 없는 것이죠.
이번 기자회견 후 회사 측 반응은 어떤가요.
- 현장의 반응과 회사 쪽의 반응이 약간 다르더라고요. 현장 쪽 반응은 ‘속 시원합니다’라며 응원을 해주는 반면 회사반응은 ‘회사 이미지에 먹칠을 하나’, ‘싫으면 니가 떠나라’ 등의 인신공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응원의 메시지를 볼 때면 ‘오래되고 묵은 숙제구나’라고 느껴지더라고요. 이러한 것들이 아주 작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런 것을 말하지 못하면 큰 것도 말하지 못 하겠구나라고 생각을 하죠. 억압된 분위기를 들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18년 동안 아시아나에서 근무했는데 용모규제 부분은 예전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시대별로 용모규제를 담당하고 있는 선호도에 따라서 색조 화장 등 부분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시대적 트렌드를 따라가곤 해요. 하지만 ‘아이라인을 뒤로 빼라고 한다’ 해도 회장이 와서 한마디 하면 또 바뀌고요. ‘아이라인 기네’ 라면서 한마디 하고 가면 바뀝니다.
스튜어디스가 치마를 입는 것이 정형화 된 것 같습니다.
- 이번에 문제제기 했던 부분 중 저희 승무원을 치마를 바지로 입혀달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승무원의 업무는 항공법상에도 나와 있듯이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비상시 위급상황 처치가 주요 임무고 이것과 더불어 식음료 제공, 면세품 판매, 이런 것들과 손님들이 편안하게 목적지 까지 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돌봐주는 것이 승무원의 업무입니다. 하지만 유니폼 등의 강조는 승무원이란 것이 대중들이 볼 때 ‘하늘에 떠있는 식당 종업원’으로 치부될 수 있고 시집 잘 가려고 스튜어디스를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 이예요. 내부로 따지고 보면 스튜어디스는 굉장히 치열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언어부터해서 안전업무 등 매년 훈련받고 많은 다른 것을 배우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드러나지 않고 외부로 표면화 된 것들은 다른 편견을 갖게 하는 것 들이예요. 그래서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과도한 용모규제는 폐지하고 이것보다는 손님들에게 좀 더 안전하게 모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 이예요.
스튜어디스라 하면 일반인들은 외모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 같은데요.
- 스튜어디스를 하려고 하는 분들께서 ‘이 직업의 본질을 보고 들어왔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지난 8일 ‘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외모규정, 차별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저는 너무 화가 나서 울었어요. 참을 수가 없었어요. 승무원 입사할 때 준비하는 사람들이 들어 가보는 인터넷 블로그, 카페에 보면 아시아나에서 항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글이 있는데 거기 대답이 ‘아시아나에서는 일자 다리가 가장 중요 합니다’라는 대답으로 면접 시 이것이 중요하다며 다리에 힘을 주고 있어야 된다는 글이 써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후배들에게 물어봤어요. 우리 땐 안 그랬다면서요. 10년 안된 후배부터 3년차 후배들에게 물어봤더니 후배들도 면접 때 일자다리를 만들려고 굉장히 노력을 했다고 말하더라고요. 솔직히 당황스러웠어요. 저는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너무 좋아하는데 회사에서 이렇게 모양꾸미기에 급급하니 외부로 알려지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많다라는 겁니다. 스튜어디스는 고객의 안전에 힘쓰고 공부도 많이 해야 됩니다.
18년 전 채용기준은 어땠나요.
- 18년 전에도 치마입고 머리 묶고 그러고 들어왔어요. 아시아나에서 용모단정으로 인격, 사람의 기본적인 것을 무시하고 일정정도 희생을 강요했기에 회사가 이만큼 성장했다고 생각을 해요. 저희가 세계 1등 항공사로 자리매김을 했고요. 이제는 승무원들이 자기표현의 자유를 갖고 침해 받지 않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1등 항공사의 면모라고 생각합니다. 희생을 강요하면서 타이틀만 가지고 갈 수 만은 없는 것이죠.
아시아나가 다른 항공사에 비해서 용모규정이 심한 편인가요.
- 저희가 볼 때는 그런 것 같아요.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이 양대 항공사라고 하잖아요. 아시아나 항공이 대한항공보다 심한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이 복장, 머리는 좀 더 자유로운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용모단정이 예절이고 어느 정도는 꾸며줘야 하는 것이 맞지만 용모단정이라는 것이 누구의 기준입니까. 여승무원이 안경을 쓰면 용모가 안 단정하다는 것이 누가 규정하는 것입니까. 비행기에서 눈이 빨갛게 돼서 충혈이 되는 것이 깔끔한 것입니까. 안경을 쓰는 것이 깔끔 한건가요. 정말 하지 말아야 할 기준선만 정해놓으면 되는데 과도한 규정을 정해놓은 것이 정말 합리적인 건가 싶어요.
비상사태 자세에서 치마가 많이 불편할 것 같은데요.
- 네. 손님들도 치마 입은 분들은 계시죠. 저희가 치마를 완전히 폐지 시켜달라는 것은 아니고 업무의 연관성을 볼 때 바지가 편의성과 합리적이라는 거예요. 왜 굳이 치마만을 강요하고 바지를 만들지도 않는지요. 선택권조차 안 주는 거잖아요. 그리고 항공사 유니폼을 제작의뢰를 받았으면 현장을 돌아보고 주어진 업무가 무엇이고 가장 많이 하는 자세 등을 보고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승무원의 이미지로 디자인 해 놓고 ‘입어라’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죠.
앞으로 승무원의 용모규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길 바라는가.
- 저희가 하는 주요한 업무에 맞춰서 그것에 누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허용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적합한 기준으로 발전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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