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전원기능 상실,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핵연료봉 녹아내리고 수소 발생 폭발까지 갈 뻔

노정금 / 기사승인 : 2012-03-26 11: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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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원전 이대로 안전한가?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에너지기후국장

[일요주간=노정금 기자]현대과학의 총아인 원자력 발전소는 핵분열 연쇄반응을 통해 나오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원자력 발전소는 총 21개이다. 지난 197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산에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원자력발전이 가동 중에 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은 방사성 물질을 유출 하고 폭발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보여주듯이 원전 사고는 주변지역을 초토화 시킬 정도로 엄청난 피해를 야기한다.

최근 안전을 우선 시 해야 할 한국수력원자력발전공사의 고리원전 1호기 사고 축소·은폐 사건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달 9일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의 전력공급 중단 사고가 있었다. 이는 고리1호기의 모든 전원이 끊기는 블랙아웃 상태였으며 작업자가 규정을 따르지 않고 발전기 보호 장치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2개의 전력선을 한꺼번에 차단해 버리는 실수를 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전력이 끊기면 자동으로 작동해야할 원자로 전력을 공급하도록 설치되어 있는 비상디젤발전기는 공기공급밸브의 결함으로 고장이 나 있었고 나머지 비상발전기 1대는 점검 차 분해된 상태였다. 수동비상발전기는 현장직원들이 작동 법을 몰라 가동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번 고리1호기 원자력발전기 전원공급 중단 사고에 이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번 일을 조직적 은폐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일요주간>은 지난 20일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 국장을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들어봤다.


-고리원전1호기 전원공급 중단사고와 은폐,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전원기능이 상실된 건 굉장히 심각히 문제입니다. 현재 원자력 발전기에는 발전기 외부의 전원과 비상발전기 2개, 또 대체교류 발전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2중 3중으로 전원공급 장치를 두는 이유가 전원공급 상실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번 고리원전사고에서는 전원공급이 상실되었다는 것과 두 번째는 이것을 외부사람이 문의하기 전까지 1달 이상 자발적으로 보고 한 것도 아니고 시의원이 식당에서 우연히 듣고 한국수자원자력(한수원)에 문의를 하니까 그때서야 안전위원회에 보고가 되었습니다.


시의원이 한수원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은 거예요. 전원기온상실 등의 이야기를 한 것을 시의원이 듣고 한수원의 고리 발전본부 쪽에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 때도 한수원 측은 그런 일 없다고 발뺌을 하다가 결국 안전위원회에 보고를 한 것 이예요. 외부에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은 안전법을 위반한 범법행위입니다. 안전법에 의하면 원자력 설비의 고장 등은 즉시 보고하여 안전조치를 보고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으로 나와 있고요. 엄중히 처벌을 해야 또다시 이런 일이 안 생길 것 같습니다. 보고를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시스템인데 현재 이러한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원공급이 상실되었다면 어떠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까.
▲이번 사고는 전원기능이 상실이 되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핵분열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핵분열 반응은 물로 냉각을 시키지 않으면 이 반응에서 나오는 열 때문에 수천도가까지 온도가 올라갈 수 있어요. 원자력 발전소에서 300도씨를 유지하기 위해 물로 계속 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원이 공급이 되지 않으면 그 냉각기능이 상실되므로 물로 식히지 못하므로 당연히 핵연료봉이 뜨거워지고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해결봉이 녹아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 반응 속에서 수소가 발생해서 폭발로 이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그래서 냉각기능이 상실 된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겁니다.


-전원공급이 12분간 안된 상황이었죠.
▲상황에 따라 폭발사고가 이어지는 시간대가 다릅니다. 체르노빌 사고 같은 경우 제어봉(핵분열을 제어)도 꺼내고 테스트를 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냉각을 제대로 못했을 경우 폭발로 이어지는 경우는 1-2분도 안 걸립니다. 후쿠시마 사고 같은 경우 사용 핵연료가 들어있던 수조가 폭발해 화제가 일어난 것입니다. 이것도 역시나 냉각기능이 상실이 되어서 일어난 사고 입니다. 일본은 폭발하기까지 4일이 걸렸습니다.


냉각기능이 상실로 폭발사고로 이어지는 경우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1-2분 걸릴 수도 있고 며 칠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 한국수자원자력 고리원전 1호기 사고 당시 12분이란 시간은 어떤 경우 중요할 수 있지만 크게 문제가 안 됐던 것이 핵연료봉이 장착되어 가동이 되어 있는 중이 아니었기 때문 이예요. 만약 가동 중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는 것입니다. 당시 전기 점검 중이었기에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은폐사실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84년과 88년 월성1호기 냉각수 누출 사고’에서는 88년 국정감사 때까지 은폐했고, ‘1995년 월성 1호기 방사성물질 누출사고’는 1년 뒤 보도되었습니다. 또 ‘1995년 6월 고리 핵발전소 부지 내 배수로와 폐기물 저장고 부근 자연방사선량의 최고 100배 방사선 누출’에서는 원전 내 15개 지점 세슘과 코발트 등에 오염되었는데 한 달 넘도록 보도하지 않았고, ‘1996년 영광 2호기 냉각재가 누출사고’에서는 몇 주 후 주변 환경을 오염시킨 뒤에야 알려졌습니다.


‘2002년 울진 4호기 증기발생기 관 절단으로 인한 냉각수 누출사고’는 단순 누설사고로 축소 은폐했고, 2004년 영광 5호기에 방사성물질이 누출 감지되었으나 재가동을 강행했습니다. 이것도 일주일간 은폐했고요. ‘2007년 대전 원자력연구소 핵물질 3kg이 들어있는 우라늄 시료박스가 소각장으로 유출된 사건’에서는 3개월이나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지만 분실된 우라늄은 아직도 행방이 묘연합니다. 그 외 2005년도 핵 폐기장 주민투표 당시 부지조사 보고서가 4년간 은폐되었고요. 2007년 12월 고리 1호기 수명연장 허가 당시 안전조사 보고서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한수원 측에서 원전 사고에 대해 공개를 꺼리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사람들에게 혼란을 준다’. ‘쓸데없는 불안감을 준다’고 한수원 측에서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를 이야기하는데 ‘확률로 보았을 때 0(제로)에 가까운 확률이면 안전한 거다’ 하지만 한 번의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은 위험한 겁니다.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당연히 불안해 하는데 한수원은 계속 안전하다고 하니 맞지가 않는 것 입니다.


-원자력 발전이 환경에 끼치는 폐해는 어느 정도인가요.
▲원자력 발전을 하게 될 경우 자연에 있는 여러 물질들을 핵분열을 시키므로 지구상에 없는 새로운 인공방사성 물질들이 굉장히 많이 생깁니다. 인공방사성 물질은 강한 방사선을 받기 때문에 인체는 물론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치고요.


방사화 된다고 이야기 하는데 살아있는 것에 대해선 단백질도 변형시키고 유전자를 파괴시키면서 암, 백혈병 등의 병을 유발하고 기형 같이 유전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이 이렇게 될 수 있는 것 이예요. 보통 물체라 하더라도 그 자체가 방사화가 되기 때문에 핵폐기물이 되는 것인데 이것이 생명의 위협을 초래합니다.


핵 연료가 환경에 노출된다 한다면 단순히 인적 피해 뿐 아니라 급성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런 방사선을 내는 방사성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여러 사건사고를 통해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생태계는 물론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입니다.


-방사성 물질이 노출되는 경로는 어떻게 됩니까.
▲주로 냉각제 배관에 문제로 유출이 생기고요. 노동자들이 피복을 받는다든가. 발전소 밖으로 나갈 경우 주변 주민들이 피해를 받게 됩니다. 예를 들면 월성원자력 발전소 같은 경우 냉각제가 중수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것이 누출이 되면서 주변에 삼중수소라는 방사성 물질에 의해 현재 오염이 많이 되어있어요. 지하수, 토양이며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소변에도 방사성물질이 검출될 정도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불안할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반대운동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과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주민들이 워낙 오래되어서요. 수명연장 같은 경우는 당연히 불안해 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한국수자력 자력에서 인근주민들에게 지원금은 kwh당 0.25원 정도, 지자체에 0.25원정도 지원금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원자력이 꼭 필요 합니까.
▲저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당장 원자력을 없앨 수는 없겠죠. 우리가 의존해 왔던 시간이 있기 때문에요. 저는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가동 중인 원자력 발전소를 한 20년 정도면 닫을 수 있다고 봅니다. 독일을 보면 우리나라와 같이 제조업 중심과 수출주도형 나라입니다.

2000년도에 독일은 녹색당과 사민당의 합의하에 2011년 작년에 8개 원전기를 한꺼번에 폐쇄할 수 있었습니다. 독일은 전체전기에서 탈핵원년 기준 년을 잡았을 때 원전기준 30%였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30% 안팎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10년 만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겁니다. 우리나라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은 2022년도까지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를 문 닫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년 정도면 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2000년도에 결정한 것 보다 지금 결정을 하게 되면 기술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더 빠른 시간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요. 이렇게 될 경우 전기수요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기를 과소비하는 국가 중에 하나입니다. 독일, 일본보다 1인당 GDP가 낮음에도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전기 효율을 높여야 됩니다. 예를 들어 전기로 냉, 난방 에너지를 쓰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 방식입니다. 상가들이 여름이나 겨울에 문을 열어놓고 냉,난방기를 사용하잖아요.


정말 전기를 막 쓰는 겁니다. 그러면서 최근에 전기수요가 급증을 했습니다. 이런 전기 냉,난방의 수요를 줄여도 원자력발전소를 충분히 줄 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2010년에 전기난방 사용이 전체 전기사용량의 25%였습니다. 근데 우리가 원자력으로 받는 전기가 30%입니다.


-앞으로 대책방안이 있다면요.
▲유럽에서는 스트레스테스트를 한다고 합니다. 자연 재해 등에 대해 염두해 두고 노심용융(원자로 사고시 노심에 발생된 열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하여 노심연료가 녹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 때 까지를 최악의 상황으로 보고 테스트를 하는 것 이예요. 테스트를 했을 때 과연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가동 중인 원전 자체는 굉장히 위협적 이었다’ 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안전관리부분에서 세계최고라고 했지만 그런 일본조차 은폐, 비공개, 허위보고가 있었다는 것이 사고를 통해 알려졌죠. 사실 원자력발전소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아무리 안전이 높다고 하더라도 저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하루빨리 원자력 발전소를 폐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재생가능 에너지를 확대한다던지, 수요를 높인다든지.. 이런 것을 통해 대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기간이 10-20년이 된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테스트를 통해 점검을 실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 21일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한 달 동안 21개 원전을 점검했다는 것은 서류검사 정도만 한 것입니다. 이 후 10월 달 울진4호기 증기발생기에 문제가 생긴 것이 확인되었고 올해 고리1호기 비상디젤발전기에 이상이 생긴 것이 또 확인이 되었죠. 저는 하나하나 멈춰서 가혹한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서 안전에 대한 상황을 높여야 된다고 생각해요. 관련기준도 높여야 된다고도 생각하고요. 관련 기준을 보면 지금 해일이나 지진이 우리나라 인근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고 해일 높이도 7m로 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후쿠시마를 덮었던 해일이 최고 15m라고 합니다. 현재 내진설계(지진에 대한 구조설계)기준도 일본의 절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내진설계 기준도 대폭 향상하는 것이 맞습니다. 안전규제를 강화해야하고 빠른 시일 대체에너지를 사용하고 원자력 발전소 폐기 계획을 해야 합니다.


-재생가능에너지가 가능한 부분은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바다 쪽에 있는 풍력에너지가 좋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독일보다 일사량이 30%나 높습니다. 햇빛 나는 날이 훨씬 많은 거죠. 독일보다 재생가능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잠재량이 더 좋습니다. 태양광 하나만 보더라도 현재 기술로 개발 가능한 잠재량이 2030년에 우리가 쓰는 에너지의 3배입니다. 중요한 것은 잠재량도 있고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반도체 산업도 있는데 조직적인 것을 지원을 해주냐 안 해주냐의 문제입니다. 비용적인 측면도 사실 재생가능에너지는 비싸지 않지만 결국 정치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현주소 입니다.


-정치적 문제라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거죠. 왜냐면 이것이 다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하나가 2조 3000억 원 정도의 건설비용이 들어갑니다. 이것을 2개씩 건설하는데 그러면 5조 원입니다. 이것을(원자력 발전소) 건설하는데 대기업도 있고 하청도 있습니다. 이것을 공급하는 국제 원자력 관련한 다국적 기업도 있는 것이고요. 국내에 이것을 공급하는 업체도 있는 것이다 이해관계에 엉켜있는 것입니다. 또 용역을 받고 있는 전문가들도 있는 것이고요. 이것이 정치적이라는 것이죠. 이고리가 빨리 깨져야 되고 정책도 바뀌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원자력발전소를 저지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총선 때나 대선 때나 사례의 기본법도 만들고 로드맵도 만들어서 어떻게 이것을 바꿀 것인지 사회적 논의를 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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