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한국판 잡스·오바마 만들겠다”

강지혜 / 기사승인 : 2013-09-03 10: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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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 윤미선 스토글 대표이사
윤미선 스토글 대표이사 ⓒ일요주간
[일요주간=강지혜 기자] 아이폰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스티브 잡스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공통점은 말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뛰어난 스피커들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의 스피치 능력은 그들의 성공만큼 성공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꼽히며 많은 분석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윤미선의 파워 스피치>의 저자이자 국내에서 10년 넘게 스피치에 대한 강의와 연구를 계속 해온 윤미선 스토글 대표이사는 “평범한 사람도 자신만의 표현 방법을 찾으면 뛰어난 스피커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평소 스피치를 해야 하는 순간 얼음장처럼 굳어버린 입술과 떨리는 목소리로 주눅 들었던 이들도 자신감 회복과 노력을 통해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일요주간>은 윤 대표를 만나 표현하고 소통하고 설득하는 최강 스피커의 길에 대해 들어보았다.

-스피치란 무엇인가.
▲아무리 짧은 말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자기식의 표현대로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스피치라고 한다. ‘말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스피치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사람은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나지만 말을 잘 하는 능력에는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다.
▲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숙달돼 숙련공이 될 수 있다. 말은 2살부터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잘하는 게 어렵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이 접하는 환경이 넓어지고 만나는 사람들이 다양해지면서 적재적소에 따라 말을 해야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그만큼의 지식과 지혜도 확장돼야 하지만 이를 게을리 하게 되면 대화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다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말을 잘하는 게 아니듯이 말이다.

-스피치의 영향력, 힘은 어느 정도인가.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살면서도 한 마디의 말이 감동으로 상처로 다가오며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것을 많이 목격하고 있지 않는가. 스피치를 배우는 사람들은 먼저 말의 가치부터 배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말의 중요성과 쓰임새, 말의 영향력을 실습하면서 말이 내 입을 떠나는 순간 그 말이 내것을 아님을 배운다. 말 할 때 신중한 언어선택과 표현의 중요성을 배우는 것이다. 처음 단상에 올라 발표하는 수업을 할 때에는 마음에 부정적인 생각이 있어도 돌려서 말하거나 건성으로라도 긍정적으로 말한다. 이러한 발표를 여러 번하면서 자세가 바뀌고 스피치 내용도 긍정적으로 변하는 등 자신의 마인드까지 변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위인들의 스피치 방법이 궁금하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나 오바마는 비전 스피치의 지도자다.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바꾸자”는 말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현대인들의 도전 정신을 일깨웠다. 오바마는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올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고 그 길로 계속 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끝내 발전을 거둘 것”이라는 스피치로 꿈과 희망을 주었다. 공자와 간디는 감성 스피치의 지도자다. 공자는 “과유불급(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등 시대가 바뀌었어도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있다. 간디는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사랑하라”,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있다” 등의 스피치로 많은 사람들을 각성하고 세상을 놀라게 했다.

-품격있는 명품 스피치의 조건이 있다면.

▲스피치에도 분명 격이 있다.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느냐에 따라 스피치의 품격이 달라진다. 명품 스피치의 조건은 먼저 스토리텔링과 같이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게 생생한 이야기로 전달해야 한다. 또 리듬감 있는 스피치로 상대방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듣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도록 간단명료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해야 하며 어설픈 학설이나 용어로 현학적인 스피치가 되지 않아야 한다. 특히 가장 좋은 스피치 내용은 나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갖춘 명품 스피치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명품 스피치 능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다독, 다작, 다상량이 그 방법이다. 즉,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해야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아는 만큼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역사상 명연설가로 꼽히는 데모스테네스는 말을 잘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 인물이다. 사실 데모스테네스는 말더듬이었다.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아침마다 뒷동산을 뛰어 올라가며 길게 호흡하는 연습을 했다. 일부러 머리카락과 수염을 절반씩 밀어 집밖에 나가지 않고 연습에 집중했다. 처칠 수상도 위인들의 연설문을 필사하고 읽었다고 한다. 이성보다 힘 있는 것은 감성이고 재능을 이기는 것은 노력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한국의 스피치 문화에 대해 평가한다면.
▲한국만큼 스피치 문화가 경직된 나라는 없다. 직장에서는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아무 때나 명령조로 말한다. 하지만 부하직원은 상사의 눈치를 보며 적당한 때를 맞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부부 관계에서도 아내가 자기 주장하는 것을 못 참는 사람들이 있다. 아내의 주장을 ‘말대꾸’라고 말한다. 자녀들 간에서도 일방적인 훈시가 이뤄진다. 부모는 아이를 윽박지르고 아이는 한숨만 내쉬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지만 수직적인 대화가 지배적이다. 요즘 감정노동자들이 겪는 고충과 기업들의 갑을 관계에서도 수직적 스피치가 갖는 문제가 확연히 드러난다. 우리의 크고 작은 공동체 안에서 스피치 구조부터 수평적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뛰어난 스피치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을 한 명 꼽자면.
▲손석희 씨다. 손석희 씨는 간결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상대방의 입장도 충분히 배려한다. 첫마디를 시작할 때부터 마무리 발언을 할 때까지 시기적절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말할 때나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풍부한 표정으로 감정을 드러내고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인다. 또 아나운서 출신답게 음성언어도 탁월하다. 자연스러운 억양과 편안한 중저음에 장음과 단음의 효과적 사용, 떨림 없는 발성도 듣는 사람이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보통은 손석희 씨가 논리적인 설득으로 스피치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감성적인 설득 방법도 유효적절하게 사용한다. 최근 종편행을 택하면서 자기변명을 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했다. 뛰어난 논리로 무장한 손석희 씨가 감성적인 설득 방법을 통해 자신의 논리성을 더욱 빛나게 했다.

-스피치 수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다면.
▲첫 개인지도를 했던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 여학생은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자 미국식 토론 수업에 대비하기 위해 스피치를 배우게 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친구도 많지 않고 말소리조차도 제대로 들리지 않은 친구였다. 그 친구와 약 15일 간 수업을 하게 됐는데 발성연습과 각종 수업과정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며 변해가는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특별히 선호하는 스피치 방법이 있다면.
▲오프라 윈프리이다.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가 되고 싶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모든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그녀의 스피치 세계를 동경한다.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그녀는 아픈 과거를 고백해 타인의 마음에 큰 감동을 줬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 많은 사람들도 그녀와 대화하며 가식을 벗어버렸다.

-대부분 스피치와 관련된 강의나 책들은 성공을 가장 큰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금까지 출간된 많은 스피치 서적들의 주제는 ‘20대 80의 사회’에서 20퍼센트 안에 들어가는 비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어떻게 성공할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하지만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며 그 말을 가지고 아무나 성공할 순 없다. ‘20대 80의 법칙’, 20퍼센트 안에 들어야 성공을 할 수 있는 승자 독식사회로 우리는 가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80퍼센트에 해당한다. 나머지 20퍼센트는 사실 내 기준이 아닌 사회적인 기준이다. 어떤 부류라고 이미 정해놓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포함되지 않으면 결국 보통사람인 것이다. 그게 싫고 성공하기 위해 성공비법을 알려주는 강의를 찾아 듣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강의를 들을 땐 끄덕끄덕 하지만 돌아서면 ‘저런 사람이니까 저렇게 하지’ 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 결국은 자기 안의 20퍼센트를 깨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사람도 스피치나 토론을 통해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어디서든 무엇을 하든 용기를 낼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스피치와 토론, 글쓰기 연계해 스토글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이처럼 스피치와 다른 분야의 연계성도 궁금하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려면 어휘력이 있어야 하고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문장 표현 구성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 남을 설득한다는 것은 문제를 놓고 같이 해결한다는 것 아닌가. 이 세 가지가 잘 융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글을 잘 쓰는 데 말을 잘 못하는 경우, 말을 잘하는데 글을 잘 못쓰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스피치로 표현력과 어휘력, 자신감을 길러서 토론에서 남을 설득하는 문제해결능력을 키우고 총체적인 사고를 모아 논리적인 글쓰기로 표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스피치와 토론, 글쓰기가 다른 영역처럼 분리돼 있었지만, 스토글은 하나의 연계프로그램이다. 종합적으로 함께 배워야 할 것들이다.

-앞으로의 목표, 계획이 있다면.
▲열악한 환경 때문에 꿈을 펼치지 못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드림캠프’를 열 계획이다. 2박3일이나 3박4일 동안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멘토들을 초청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다. 또 장학재단을 만들고 기업들의 참여를 북돋아 아이들을 계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나의 조그마한 재능이 영향력을 발휘해서 오프라 윈프리와 같은 타의 소통을 이끌어나서 보다 우리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됐음 좋겠다. 무엇보다 나부터 더욱 훌륭한 강사가 돼 하루 빨리 꿈을 이루도록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윤미선은 누구?


‘윤미선 스토글(스피치, 토론, 글·논술)’ 대표이사인 윤미선은 경찰교육원 외래교수이자 교보문고 독서코칭 전문강사, 아동문학가로 활동하고 있다. 10여 년간 전국 곳곳에 있는 기업, 학교, 관공소 등에서 스피치 관련 강의를 했다. 국내 최초로 스피치, 토론, 글쓰기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태권스피치 교재를 만들어 태권도 관장, 사범, 학무모, 학생들에게 전파했다. 스피치와 토론 시 특성화 사업 강사 과정을 총괄 지휘했으며 전국 최초로 실버 감성 스피치를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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