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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진 (사)북한민주화운동본부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대표 |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할 보편의 자유와 권리를 가진다”. 지극히 당연하고 마땅한 이것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 있다. 누구에게나 평범할 것 같은 그 자유와 인권이 평생의 소원인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그것을 찾아 정든 고향,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험 속에 남겨두고 떠난 이들이 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행동하게 하였을까? 그들이 가족까지 위험 속에 남겨둔 채 그토록 갈망하던 자유란 무엇일까?
5월의 첫날. 노동자의 권리를 생각하는 그날에 ‘프롤레타리아의 지상 낙원’이라고 자랑하는 북한을 떠나 온 김태진 (사)북한민주화운동본부-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북에 부모와 자식들, 가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 했다고 한다. 그가 겪은 북한에는 자유라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북한은 독재 사회가 아니라 노예집단, 한 명의 노예주에 속한 노예들만이 존재하는 이상한 집단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우리 민족을 수치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또한 북한을 동포애적인 입장에서 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일요주간>은 지난주에 이어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와 북한의 인권 실태에 대해 들어봤다.
-북한에 계실 때 남한이나 외국에서 온 식량을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그런 식량을 받았다면 여기 한국에 2만 5,000명이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왜 이 사람들이 목숨을 가지고 장난하면서 여기까지 왔겠어요? 그렇잖아요.
-그렇다면 대한민국 마크나 유엔마크 같은 게 찍힌 식량을 받아보신 적이 없다는 말씀이신건가요.
▲저는 1997년에 나오다 보니까 그런 걸 받아볼 수도 없었고 우리가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에 의하면 그 후로 쌀이 막 들어갔을 때도 그것을 받아봤다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목격자는 있어요. 왜냐하면 간부들에게 빼돌려 나가 그것이 포장도 뜯지 않은 채로 시장에 나와서 판매되는 것을 외국 언론에서 사진을 찍은 그런 사례들이 있죠. 북한은 배급제잖아요. 그런데 그런 뜯지도 않은 원조식량이 시장에 나와 돌아다닌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거죠.
-얼마 전 북한정치범 수용소 해체와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아동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인권에 주목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아동인권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성인들 같은 경우에는 혹시 잘못 오해를 받아서 잘못은 없지만 심증(의심)에 걸려 어떤 형벌을 받는 사례 같은 게 이제 드라마나 영화 같은데서 보면 나오잖아요. 그런데 그 경우에도 아이는 배제가 되는 것이 정상이거든요.
그리고 애를 데리고 감옥에 가고 싶어도 갈수가 없거든요. 혹시 감옥에서 해산을 하게 된다면 그 애는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상식이고 어느 법에서도 그렇거든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어린애들까지도 다 데려다가 그 어린애들에게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든 일량을 줘서 그것을 수행하지 못하면 때리거나 맘대로 학대를 해도 부모들이 항의조차 할 수 없는거죠. 그런 부모 가슴이 얼마나 찢어지겠습니까? 그래서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구요.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한국에 있는 국민들이 수용소 문제에 대해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해도 관심을 안가지니까. 그렇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아이들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이게 아니고 우리는 하나하나 다뤄나가고 있는 과정에서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수용소의 실태와, 연좌게문제 , 여성이나 아이들 문제 등에 이야기 한 것이고 다음에는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아동과 여성, 노인 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 유린 실태가 어느 정도인가요.
▲북한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들이 20만명이라고 하면 절대 다수가 연좌제에 의해 끌려간 사람들이라고 보면 정확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한번 스스로 계산을 해본 적이 있는데 할아버지가 아들이 2~3명이면 그 자식들이 있을 거고 부인이 있다고 하면 10명은 되는 거예요. 그 한 사람 때문에 10명이 잡혀가는 거잖아요. 이걸 20만에 대입해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는 거잖아요. 할아버지가 잡혀가면 할머니도 있을 것이고 할머니로부터 시작해가지고 자식들, 며느리, 딸, 아이들 등 온 가족이 다 잡혀 들어가니까 그 죄도 없는 사람들이 그곳에 잡혀 들어가서 ‘너는 우리 당에 의해 처단 받아 마땅한 사람인데 살려두고 있으니까 그기에 감사하면서 일을 해라’ 이런 식으로 해서 어디에 항변도 못하고 시키는 대로 주어진 노동량을 채우기 위해서... 왜냐하면 그것을 채우지 못하면 양식조차 주지 않으니까... 그리고 짐승만도 못한 처우를 받으면서 생활하니까 힘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탈북하신 분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했을 때 말씀하신 것과 관련한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면.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제가 같이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주 볼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가끔씩 마주칠 때 보면 자기 몸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통나무 같은 것을 산에서 끌고 내려와요. 그렇다고 제가 가까이 가서 손을 내밀어줄 수도 없는 거고 참 안타깝죠. 그리고 밭에서 계속 돌 같은 것들을 치워내요. 밭에 돌이 있으면 안 되잖아요. 그 돌들을 등에 지고 다니는 그런 것들을 본 적이 있고... 또 다른 경우는 그곳에서 선생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보위부에서 나와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은 거기서 선생을 하다가 다시 보위부로 가는 그런 경우가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그곳에서 아이들을 때려도 찾으러 가지를 못했어요. 물론 이게 제가 직접 목격한 건 아니고 부모들한테 들은 거예요. 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내 아들이 지금 학교에서 돌아오질 않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학교로 가서 어떻게 됐는지 알아보질 못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맘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으니까.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가슴 아픈 부분들이죠.
그리고 또 다른 부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면 되냐면 수용소라는 곳이 날마다 사람들을 데려다가 때리는 그런 곳은 아니예요. 그곳에 세상이 모르게 가둬놓고 죽을 때까지 그곳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인거죠. 죄도 없는 사람들이 나오지도 못하잖아요. 그게 문제인거지 그기에 있는 사람들, 보위부 사람들도 농사를 지어야하면 사람들을 일을 시켜야 하잖아요. 그 기 있는 자체가 고문이고 노동이 고민인거죠. 제가 간수라고 하면 거기 있는 사람들을 날마다 때려요? 그렇게 되면 그 사람 일 못하고 그러면 자기가 욕 먹고 질책 당하는데... 그러니까 사람들이 자꾸만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많이 해요. 그 사람들은 거기에 재판도 없이 가서 죽을 때까지 그 특정한 지역에 갇혀 있어야 하는거예요. 나오지 못하고 세상에 알려지지도 못하고... 그것이 힘든 것이고 그것이 황당한 거고 우리가 분노해야만할 일인데 자꾸만 ‘매 맞냐? 매 맞냐?’ 이렇게 물어보는 거죠. 미치고 환장할 노릇인거예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눈알을 뽑히고 손가락을 짤리고 그것만 고문인게 아니예요. 사람을 하도 가둬 놓다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하면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제가 수용소에 있으면서 생각했던 것이 뭐냐하면 ‘아! 죽음보다 두려운 것이 고통이구나’ 그 고통은 정신적인 고통인거예요. 육체적인 고통을 떠나서... 어떤 때는 가만 앉혀 놓으면 ‘아! 내가 좀 움직이려면 매 좀 맞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운동이 안되니까, 운동을 안시키니까... 맞다보면 뒹굴뒹굴 구르면서 운동이라도 되잖아요. 그런 것도 선택을 한단 말이죠. 그리고 가끔은 조사를 받을 때 너무 가만히 앉혀놓다 보니까 못 같은 것을 먹어요. 그러면 배를 째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병원을 가야하고 병원은 수용소보다는 조금이라도 자유로우니까 그런 것까지 선택을 하게 되는거죠. 그렇다면 그것은 자해인가요? 그걸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하죠? 그만큼 정신적으로 고통스럽다는 거죠. 그리고 사람을 계속 가둬놓고 아무 말도 안 시키고 몇 개월을 놔두면 안한 짓도 했다고 해요. 왜냐하면 빨리 죽었으면 좋겠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 정도까지 가는 것이 고통이고 고문인거지... 그 사람들이 왜 우리는 날마다 데려다가 때리겠어요. 그 사람들은 우리랑 별로 관계도 안해요. 자기 사무실에 앉아 있죠. 우리끼리 이제 반장도 있고 해서 일을 하는거죠. 거기에 갇혀서 한 두달 사는 것도 아니고 일생을 거기서 사는데 날마다 때리고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거죠. 그게 중요한거예요.
-북한 인권을 얘기할 때 따라 나오는 주장이 먹을 것이 ‘최고의 인권’ 이라는 목소리입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이나 북한의 인권 등에 대해 접근을 할 때 남한 사람들이 어떤 식의 접근방법을 취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저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어요. 저는 북한의 수용소 해체와 북한의 인권상황을 알리는 것이 저의 주된 임무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 일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죠. 그래도 제 생각을 말씀 드리자면 북한이 식량을 받겠다고 하면 우리가 이미 북한에 제시한 그런 부분들이 있잖아요. 실질적으로 식량이 주민들에게 가는지를 보자고 하는 부분에 대한 것이죠. 그래서 뭐 종교단체나, 시민단체들에서 어느 한 쪽으로 편중되지 않게 사람들을 구성해가지고 북에 직접 가서 그 사람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자는 것이죠. 이 식량이 정말로 북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공급되고 있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뭐가 필요한지 접근을 해봐야지 알잖아요. 그것조차 기피하면서 식량만 달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되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을 해요. 만일 그것이 안된다면 차라리 이렇게 설정을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김정은에게 식량을 갖다주겠다” 북한 주민들에게 준다고 말하지 말고...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명확한 것이 아니겠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분명히 주민들에게 안가고 김정은이에게 가는게 확실하거든요. 그리고 북한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독재도 아니예요. 한 명의 노예주와 다수의 노예들이 있을 뿐이예요. 노예주가 한 명이 있고 나머지는 다 노예인거죠. 그렇게 생각하면 정확할 거예요. 그래서 이제 그 노예주 한 사람이 결단을 해서 배도 옮길 수가 있고 그 나라의 경제 성장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그 한 사람이 다 결정을 하는 거죠. 경제에 대한 문외한일지라도 말이죠. 그리고 이 사람이 이번에는 인민들에게 쌀을 어마만큼 주자라고 하면 “예 알았습니다” 해서 뭘 어떻게 해서라도 그걸 맞추고 그러는 거죠. 그리고 그 사람이 이제 모두 농장에 나가 일을해라고 하면 군인이건 학생이건, 일반주민, 주부할 것 없이 모두다 농장에 나가요.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그 한 사람 말에 일사분란하게 딱딱 움직이고... 그렇게 명령체계로 딱딱 될 수 있는 것은 군대하고 노예 밖에 없는거예요. 우리 제도에서 그런 게 가능해요?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그런 게 불가능하거든요.
-그렇다면 남한 사회에서는 북한에 대해 ‘저건 사회주의도 아니고 왕정이다’라는 시각이 있는데 지금 대표님 말씀은 왕정도 아니고 노예와 노예주의 관계일 뿐이라는 말씀인건가요.
▲ 그렇죠. 그건 노예와 노예주죠. 생각을 해보세요. 그리고 뭐가 노예사회냐고 하면 노예는 자기가 일을 하고 싶다고 일을 하고 놀고 싶다고 노는 것이 아니거든요. 우리 사회는 지금 어떤가요? 사회주의라는 중국은 어떤가요? 다른 나라들을 다 보면 내가 일을 하고 싶으면 일을 하고 놀고 싶으면 놀고 일하기 싫으면 사직서를 내도록 되어 있어요. 그런데 북한은 어떻게 되어 있냐고 하면 내가 병이 없는데 3일을 출근을 안하 잖아요? 그러면 경찰서에서 와서 잡아다가 강제 노동을 시켜요. 그리고 내가 도와 도를 옮겨 다닐 때 통행증이 없으면 옮겨 다니질 못해요. 그런데 그나마도 놀러가는 통행증이 아니예요. 통행증을 내 줄때는 뭐만 내주냐고 하면 직계 가족이 사망했을 때나 결혼식, 그리고 1년에 7일 간의 휴가가 있는데 그때 통행증을 받아서 혹시 부모집에라도 다녀올 수 있고 그런거죠.
그나마도 사망은 사망확인증이 붙어야 해요. 만일 일요일에 우리 아버지가 사망하게 되면 일요일에는 병원이 안하잖아요. 그럼 월요일에 확인증을 발급받고 하다보면 하루가 지나요. 그렇다고 나를 기다리기 위해 장례를 미룰 수가 없어요. 무조건 3일이 지나면 매장을 해야해요. 그러면 내가 통행증 다해서 갔는데 내가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장례는 이미 끝난거예요. 그래도 어디 가서 항의해 볼 수조차 없는 거예요. 그런 게 가능한 나라, 항의조차 할 수 없는 나라가 북한인 거예요. 노예만이 그럴 수 있는 거거든요.
-북한에서 도발을 해올 경우 김정일이나 김정은의 판단이라기 보다는 북한 군부나 강경파들의 의지다. 군부에서의 힘겨루기 내지는 지도부에 대한 과시용이나 무력시위용이라는 분석들이 있곤 한데 대표님 말씀은 그런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씀인건가요.
▲힘겨루기라보다는 아첨인 거죠. 군부가 있고 당이 있잖아요? 그러면 내가 좀 더 김정은에게 사랑을 받아야 하잖아요. 내 자리를 좀 더 오래 지켜야 하고... 그래서 아첨을 하는 것이지 뭐 힘겨루기를 해서 ‘정은아 우리 힘 있어. 너 우리랑 같이 해야 돼’ 이건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예요. 만일 그게 가능하다면 지금 군부에 뭐 50명을 숙청하고 하는 것들을 어린애가 마음대로 할 수가 있겠어요? 그건 말도 안 되고 절대 권력을 가졌다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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