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왜곡·폄하, 동서화합.국민통합 저해하는 주요인”

김민호 / 기사승인 : 2014-05-18 00: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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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한반도 프로세스 포럼' 김충립 회장 김 회장 “보훈처, 보수 우익 입김에 공식 지정곡 외면
朴 대통령이 동서화합과 국민통합 위해 결단 내려야”
[일요주간=김민호 기자]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34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민주정권 수립의 시발점이 된 5.18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적인 민주운동’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일부 5공 세력과 보수 우익이 5.18 정신을 북한의 지령을 받은 폭도들의 만행으로 묘사하며 이른바 ‘색깔론’으로 덧칠해 왜곡, 폄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5·18의 상흔을 담은 ‘임을 위한 행진곡’마저 공식 기념식에서 제창할 수 없게 되면서 5.18 유족과 단체가 관련 정부 행사에 불참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뒤 2008년까지 5·18 공식 기념식에서 행진곡이 제창됐지만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행진곡이 공식 식순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27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국회의원 158명의 결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보훈처는 행진곡 제창을 거부했다. 때문에 5·18 행사위원회는 올해 5·18 행사에 불참하기로 지난 14일 최종 결정했다.

이처럼 5.18 유족과 5공 세력 간에 깊은 앙금과 갈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일요주간>은 지난 12일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목표로 출범한 '한반도 프로세스 포럼' 김충립 회장을 만나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갖는 의미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왜곡, 폄화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 한반도 프로세스 포럼이 출범한 배경은 무엇인가.
▲ 5.18 민주화운동 폄하 및 5.18 단체 및 유족이 반발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는 한 동서화합과 국민 통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런 상황이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지속하는 근본 이유가 보훈처에서 행사 중에 ‘임을 향한 행진곡’을 부를 수 없게 하기 때문이라면 이것은 국민통합을 이루려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이념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조그만 지엽적인 문제로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소탐대실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5.18 기념행사가 파행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시정되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인터뷰에 응했다.

<한반도프로세스포럼>은 한반도 통일 선진화 지도자모임을 줄인 것이다. 주목적은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이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이념 갈등으로 갈라진 채 통합이 되지 않고 있다. 이는 향후 남북통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도외시했던 탈북동포들을 우리가 받아 줘서 통일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한다. 그리고 <한반도프로세스포럼>의 기본정신에는 종교계의 혁신 운동도 포함되어 있다. 대한민국이 건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종교의 건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개신교의 수가 1995년 이후 해마다 줄고 있고 불교 또한 교인의 수사 줄고 일부 종교는 성장을 하고 있다. 반면에 사이비, 이단 종교는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는 국민의 절반은 종교인이고 나머지 반은 종교에 관심이 없는 무교주의자인데 다른 나라에 비하여 종교인이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인류 사회에 건전한 종교인이 많을수록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행복한 건전한 사회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고 보았을 때 우리나라에서 종교인들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은 종교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종교가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하여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하고 성장을 지속하지 않는 다면 한국의 종교는 한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모든 종교가 가야할 길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랑 운동, 가진 것을 나누어주는 나눔 운동, 헌신·봉사운동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심어주는 일을 해야만 한다. 이런 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종교가 명심해야 할 것은 종교가 가난해지는 운동을 전개하여 공신력을 높혀야 한다.

- 5.18이 34주년을 맞았다. 최근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기념식에서 거부당하면서 5.18 유족과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한반도프로세스포럼>은 그 동안 5공 군부세력과 5.18 관련 단체 간 화합을 통해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한 방안과 대책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양쪽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통합을 논의하려는 계획을 세웠었다. 일단 서로가 만나서 대화를 해야 수습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정서상 이들 두 집단이 화합을 못하면 국민통합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이 행사 준비를 하는 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이미 5.18이 해결된 사안이 아니냐 면서 왜 지난 과거를 거론하느냐고 반대를 하는 분들이 있었다. 광주사람들은 법적지휘가 향상되고 보상을 받고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피해가 상쇄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33년 간 지속되어 온 5공 세력과 5.18 단체 간에 보이지 않는 냉전과 갈등은 분명히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응어리로 남아있고 심각한 실정이다.

5공쪽에서는 아직도 5.18을 폭도로 보고 재점검하고 재평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불만이 가득하다고 봐야 한다. 최근 (5공 군부 관련자들) 10명이 국가를 상대로 연금을 달라며 재판을 청구했다. 이게 현 5공 세력의 기류다.

지난해 5.18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여했지만 보훈처에서 행진곡을 못 부르게 하는 바람에 5.18 단체장들과 유가족들이 다 나가버려 대통령이 창피를 당했다. 기념곡 제창 여부로 인하여 즉 노래 한곡 때문에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이 저해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다. 5.18 관련자들은 자 잘못을 논하기 전에 어찌됐던 34년이 지났으니 화합하고 과거를 청산해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국민통합은 물론 남북통일마저 요원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함께 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음이 여러차례 확인된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가해자가 동서화합, 국민통합에 동참하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순리대로 풀려나가를 기대해야 한다.

-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국회에서도 통과된 사안인데 보훈처에서 반대한다는 이유로 제창에서 빠졌다. 정부의 의지가 필요해 보이는데.
▲ 지난해 5.18 기념식에서 행진곡을 제창하게 했다면 광주사람들이 마음을 풀고 동서화합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을 수 있었다. 당시 청와대 내에서도 찬성과 반대 두 기류였다고 한다.

대통령은 주무부서의 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겠느냐 생각한다. 그리고 금년에도 작년과 같은 여건이라 하니 안타깝다. 내년부터는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한 국민통합을 위해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모든 국민들을 보듬고 특히 이런 저런 이유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분들과 지역에 대하여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세월호 사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부 공무원들의 잘못으로 수 백명이 목숨을 잃은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자 이번 사고의 불씨가 15년 전에 일어난 것이고 적폐된 여러 요인이 복합되었지만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정서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사건처럼 한 공무원의 아집과 편견으로 노래 한곡 못 부르게 해서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엄청난 갈등과 불안을 조성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만들어진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있다.
▲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에서 불리고 통합진보당이 애국가는 부르지 않고 이 노래를 당가로 채택하면서 이 노래가 본질적으로 친북, 좌경 세력들의 노래로 인식되었고 일부 보수, 우익 세력들이 이 곡이 북한을 찬양하는 곡이라고 거짓 선전을 하면서 갈등의 골을 깊게 파 버렸다.

이 노래는 1981년 5.18 민주화운동 중 희생된 분들과 특히 윤상원과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황영석 씨가 백기완씨의 시를 인용하여 작사하고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학생 김종률 작곡하였고 이곳에 같이 살고 있다.

그런데 보수 우익에서는 이 노래에서 말하는 ‘임’이 북한의 김정일, 김정은일 지칭한다고 억지 주장을 하며 노래에 담긴 순수성을 왜곡, 폄하하고 있고 작사자 작곡가가 월북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보훈처에서는 이곡을 불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방치할 경우 국민 모두에게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을 위한 곡으로 인식되고 이를 부르려고 하는 자들이 사상적으로 오해를 받는 결과를 초래하여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통합을 더 멀어지게 하는 수단으로 변질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

지난 4월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5.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응답자의 59.8%가 찬성했고 22.3%만이 반대했다. 이같은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현재 국민의 정서가 어떤지를 알 수 있다.

일부 세력들의 주장과 해당 공무원의 잘못된 판단으로 으로 5.18 정신이 왜곡, 폄하되고 이로 인하여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등 국론분열을 일으킨다면 역사적으로 후일에 크게 규탄 받아야 될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우리는 분명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교훈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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