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부하며 노래하며
CEO겸 가수인 양용모는 올해로 15여년이 된 ‘나래예술단’의 단장이기도 하다. 나래예술단은 전문적인 공연능력을 갖춘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공연과 함께 불우이웃돕기바자회, 쌀나눔 등을 주기적으로 펼치는 봉사단체다. 독거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나 사물놀이 같은 작은 규모의 공연과 매년 열리는 ‘효·사랑나눔 정기발표회’를 통해 대전 서구 4개동(도마동·가수원동·복수동·괴정동)의 어르신 대표에게 쌀나눔 증서를 전달해 오고 있다.
양용모는 더욱 왕성한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트로트 가수로까지 데뷔했다. 지난 7월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타이틀곡 ‘니가 좋더라’를 발표하며 트로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그는 가수활동을 통한 나눔에 푹 빠져 있었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고 싶을 뿐 업으로 삼아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은 없다는 게 그의 신념. 실제로 이번 앨범의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을 위한 기부금으로 쓰여 진다.
“나래예술단은 지역의 소규모 봉사단체다. 그래서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유명가수를 섭외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가수들은 무리한 출연료를 요구하기도 하고 공연을 펑크 내기도 했다. 수년째 이런 변수를 겪다보니 ‘차라리 내가 부르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트로트 음반을 내게 됐다.”
양용모의 타이틀곡 ‘니가 좋더라’는 트로트에 가미된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삶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쉽고 공감되는 가사로 표현한 곡이다. 송대관의 ‘오빠가 간다’를 작곡한 송광수 작곡가가 작곡했고 작사는 양용모가 직접 했다.
“‘니가 좋더라’를 들어보신 많은 분들의 반응이 좋다. 전통트로트풍의 흥겨운 가락과 함께 용기와 희망을 주는 가사가 대중들의 공감을 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늘도 방송 작가님들이 전화를 걸어 ‘노래 정말 최고에요’라며 응원해 줬다. 요즘 뉴스를 봐도 좋은 소식보다는 답답한 사건이 많은데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인생을 즐기며 살자는 긍정적인 힐링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든든한 우군 ‘가족’
대전 지역의 성공한 사업가로 우뚝 서기까지 양용모는 산전수전 온갖 고초를 두루 경험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돈 문제. 어린 시절 가난을 딛고 사업을 일구기까지 매일 밤새 일하고 구두 바닥이 닳도록 수많은 거래처들을 직접 뛰어 다니는 게 일과가 되다시피 했다.
그런 만큼 양용모는 회사와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그는 수십년을 함께 일한 직원들을 ‘가족’이라고 불렀다. 직원들도 양용모를 ‘아버지 같은 사장’며 따랐다. 현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매서운 모습으로 호통을 칠 때도 있지만 그의 ‘호통’에서조차 가족 같은 애정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직원에게 대학 입학을 권유하기도 하고, 값비싼 대학교제 때문에 고민을 하는 직원에게 “그런 걱정 말고 학업에 집중해라”고 복 돋아 줬다. 양용모는 회사라는 공동체 안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 직원들이라 하는 소리가 아니라 회사에 똑똑한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개인적인 이유로 일찍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학업의 끈을 놓아야 했다는 것이 안타깝고 이는 사회적으로도 큰 소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직원들에게 다시 공부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물론 제가 강요하는 부분은 절대 없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사항이다.”
양용모의 지원으로 늦깎이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직원 이모(27)씨는 “다른 말보단 사장님께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뭐가 가장 고맙냐고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이 씨는 “사장님은 하루세끼 밥을 꼭 챙겨먹으라며 신신당부 하신다. 점심을 굶고 있으면 어김없이 밥을 사주시며 ‘사람의 힘은 밥에서 나오니 꼭 끼니를 거르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엄마가 해준 따듯한 밥을 먹으면 기운이 나듯 사장님의 따뜻한 말 한다미에 힘이 샘솟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회사경영과 봉사활동에 이어 가수 활동까지 양용모가 다방면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끈끈한 직원들이 그의 곁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결코 돈으로 살수 없는 ‘신뢰’를 마음으로 얻은 그는 참 부자였던 것.
그렇다면 양용모의 ‘나눔’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그는 처음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가족과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자라날수록 바른 부모로서의 역할, 어떠한 아빠로 비춰져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특히 사람들과 나누며 따듯하게 사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직접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결론지었다. 아직까지는 우리 아이들이 ‘아빠가 하는 봉사활동이 좋다 혹은 싫다’라는 말은 하지 않지만 주변사람들과 더불어 잘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고 나누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 같다. 적어도 ‘봉사활동 그만해라’고 말리지는 않는 거 보니 말이다(웃음).”
양용모 자신보다 더 활발한 나눔을 펼치는 사람도 많은데 자칫 확대 해석될까 우려하면서도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부끄러운 일도 아니기에 숨길필요는 없다 생각한다고 나눔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웃을 수 있어야 향기 나는 사회가 될 것이고 봉사하고 나눔 하는 사람이 많아야 이 나라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눔 하는 사람이 정치인들보다는 낫다. 사람들이 경제적인 난관에 부딪혀 꿈을 잃고 좌절하며 있고, 그런 사람들이 전에 비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데도 국가와 정치인들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돈에 취하지 말고 주변사람과 더불어 다 같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 향기 나는 세상에 취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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