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김슬기 기자] 인간이 살아나가는데 생존 필수 요소인 물이 말라가고 있다. 우리 국민 한 사람이 이용하는 물의 양은 자그마치 395L로 독일 등 다른 국가에 비하면 3배 가까이나 많은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연간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453㎥로 세계 153개국 중 129위(2013년 기준)에 머물렀다. 이같은 수치는 한국이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게다가 올해 전 세계가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역시 이 재해에 불가항력적인 상태다. 특히 지난 2년 간 강원 영서지방과 충남 일부 지역은 평년대비 강수량이 절반 수준으로 급수조정 단계에 들어가 있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국가적인 차원의 물 절약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화장실에서 한 번 사용한 물을 재활용하게 된다면 절수기 1,000대 설치 기준으로 절수량이 월 4,560t, 연 7,200만t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추가로 대형 댐을 건설하는 효과로 화천댐 1개소, 청평댐 5개소, 영천댐 9개소의 담수량과 맞먹는 수치다.
그렇다면 물을 재활용하는 기술은 현재 어느 수준에 와 있을까. 이미 이런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해 재활용수 설비가 구현돼 있다. 간단한 절수기 하나로 댐 여러 개를 대체하자는 모토 하에 저탄소 녹색성장정책 실현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 ‘리워터코리아’가 주목받고 있다.
‘리워터코리아’는 친환경 아이디어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기업으로 물 부족 시대에 걸 맞는 합리적인 절수 상품을 고안해 물 재활용 기술력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 특히 기존 시설 장치와 비교해 원가 대비 뛰어난 효과와 실용성을 선보이고 있다. 이 중 세면대 절수기는 현재 업계 유일의 ‘리워터코리아’만의 특허 장비다.
지난 2010년 제정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의3항 ‘세면대에서 사용한 물의 재활용’ 항목은 리워터코리아 박흥복 대표와 개발자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제안해 신설된 조항이다. 물 재활용이라는 획기적인 아이템과 기술력으로 범국가적 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리워터코리아 박흥복 대표를 <일요주간>이 만나봤다.
- 리워터코리아의 주력 제품 ‘친환경 재활용 절수기’에 대해 소개해 달라.
▲ 말 그대로 물 절약을 위해 고안된 설비다. 세면, 샤워, 목욕 등 일상 속에서 아깝게 버려지는 물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물들을 집수탱크에 모아 양변기 용수로 5~6회 재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평소 한 사람이 양변기 사용 시 소비하는 물이 손 씻는 것까지 포함해 총 29L가 되는데 절수기를 사용한다면 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평균 11L면 충분해진다. 결국 1인당 화장실을 평균 5회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4인 가정 기준으로 하루 동안 252L, 무려 1.5L 페트병 170개의 양만큼 물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했을 시는 월 6,844원, 연간으론 8만 2,125원의 금액을 아낄 수 있다. 이게 더 나아가 공공기관에 설치된다면 그 규모는 더 막대해진다. 근무인원 100명 기준으론 절수량이 연 236만 2,500원이며 1,500명으로 확장된다면 연간 3,543만 7,500원이 된다. 상하수도 요금이 앞으로 2017년까지 2배나 오른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필요성이 더 상승할 수밖에 없다. 또 쓰는 물 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용수를 재활용함으로써 오폐수 발생도 75%나 감소시킨다. 결국 큰 힘 안 들이고 친환경 실현화에 한발 더 나아가는 것이며 더 나아가 향후 물 부족 국가라는 오명에서도 탈피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는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게 드는 댐 여러 개를 작은 절수기 하나로 대신할 수 있다는 얘기다.
- 절수기는 어떤 원리로 작동되나.
▲ 주요 부품에는 본체, 필터, 펌프, 전기기판, 변기탱크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세면대에서 사용된 물을 집수탱크에 모아 두는데 이 용수들을 필터로 이물질 제거를 하고 이렇게 모아진 것들을 방향제, 세척제, 탈취제 등으로 깨끗이 만든다. 그리고 파랗게 변형도 시켜 미관상에도 보기 좋게 한 뒤 이 물을 양변기로 보내는 것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또 절수기 입구엔 유량 전광판도 있어 이동하는 양을 확인할 수 있다.
- 재활용 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
▲ 물론 물을 다시 재사용하기 때문에 혹여 청결치 못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래서 미리 앞서 2010년도에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검사를 직접 의뢰했고 용수가 깨끗하다는 것을 인정받은 바 있다. 색도, 탁도, 악취, 대장균 검출 등 부분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명을 받았다.
- 국내 ‘재활용 절수기’ 최초 개발자라고 들었다.
▲ 그렇다. 대한민국에서 세면대 절수기는 우리 업체가 개발한 게 유일하다. 2007년도에 개발을 마치고 출원을 해 2009년 특허권을 취득했다. 또 실용신안등록도 했으며 환경표지인증, 조달청 등록, 경쟁입찰 참가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포항공대연구자료집, 나노융합조합 연구학술자료집에도 수록이 됐다.
- 이와 비슷한 재이용수 장비(중수도)가 이미 나와 있지 않나.
▲ 물론 기능면에서 비슷하나 일단 설치 규모부터가 많이 다르다. 절수기는 장비가 세면대 아래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작고 설치가 간단하지만 중수도는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또 비용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중수도가 설치된 수원 반딧불 화장실을 예로 들자면 화장실 손세척수 중수처리 장치가 총 6,000만 원, 부스타 펌프와 설치가 각각 800만 원 가량이다. 그에 반해 절수기는 설치비 포함 1,300만 원, 그밖에 전기나 수도 등 기타 비용까지 포함해도 1,650만 원 정도다. 약 4,350만 원 차이다. 더군다나 중수도는 펌프 등 교체·관리비용이 많이 들며 겨울에는 얼어서 터지는 등 고장이 자주 발생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지만 절수기는 기계가 파손되기 전까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거기다 화장실 세면대에 직접 설치되는 만큼 디자인에도 신경 써 시각적 효과도 주고 있고 몇 년 지나면 다른 디자인으로도 교체해주고 있다. A/S 기간이 2년이다. 결론적으론 중수도 한 대 가격이면 절수기 4~5대를 설치할 수 있는 것인데 이런 점이 좀 더 홍보가 됐으면 한다.
-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의3 ‘세면대에서 사용한 물의 재활용’은 제정되기까지 박 대표님의 노력이 있었다고 들었다.
▲ 2007년 제품을 처음 개발하고 2년 뒤 롯데마트에 최초로 설치를 했는데 아무래도 법안이 뒷받침 안 되다 보니 절수 설비에 대한 인식을 널리 확산시키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당국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특히 규정이 없다보니 공무원들 반응이 시원찮았다.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국회에 직접 박카스를 사들고 다니며 또 국회 내에 있는 런닝머신을 함께 타며 ‘이런 법안이 있습니다’라고 의원들 뒤를 졸졸 많이 쫓아다녔다. 결국엔 그런 과정 끝에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이 대표발의하게 됐고 2010년도에 이 조항이 신설이 됐다.
(해당 조항 내용: 단수 등의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용수를 절약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중화장실 등에 설치된 세면대에서 사용한 물은 중수처리 과정을 거쳐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법안으로 인해 어느 정도 의무화가 되고 또 과태료도 있다 보니 지금은 절수에 대한 당국 움직임들이 활발해져 사업을 떠나 친환경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나름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 | ||
- 그러나 현행법을 더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 얼마 전 기사를 봤다. 내용인즉 현행 수도법의 절수 관련 규정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거다. 거기다 각종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자율적 절수 효과를 거두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거였다. 나도 그 부분에 여실히 공감한다. 물론 현행 수도법이 수돗물 수요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목표 설정과 이에 대한 종합계획 수립을 권고하고는 있다. 환경부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을 비롯해 각 광역시장, 각 도지사 등에게 친환경 절수형 수도설비의 보급 확대를 촉구하는 공문을 오래전부터 내린 바 있으며 인천시, 김해시 등이 각 학교, 주유소, 마트 등에 공중화장실 절수설비 설치 안내와 그 결과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공고한 적이 있다. 또 이가 지켜지지 않았을 시 과태료도 물게 하고는 있다. 하지만 보다 절수 의무화가 강화되게끔 법적 규정이 뒷받침 되고 광역단체장이 절수 명령을 좀 더 적극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상황이 밑바탕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 현재 시범설치 돼 운용되고 있는 곳은.
▲ 제품 개발 후 2009년 최초로 롯데마트 안성점에 우리 절수기를 설치했다. 절수 모범 사례로 꼽히는 근거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곳 화장실의 상시 사용자와 유동하는 사람들의 화장실 사용 횟수를 수치로 내자면 보통 4,000회 정도가 되는데 여기에 1인 1회 절수량 1.8L를 곱하면 무려 72t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결국 일일 절수금액이 20만 1,600원으로 집계되고 있고 이게 월 단위로 가면 504만 원, 1년엔 6,048만 원이 절약이 되고 있는 거다. 인천 홈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절수기 단 2대, 양변기 5대였음에도 제품 설치 후 한 달이 지났을 때 절수량이 31.5t이 됐다. 장한평역에도 우리 제품이 설치가 돼있다. 절수기 단 3대로 절약효과가 34.8%가 집계됐으며 월 20만 6,920원이 절감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게 연 단위로 가면 대당 약 82만 7,680원 즉 248만 3,040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 되는 거다. 이밖에도 안성시청과 KT빌딩 관할 건물, 전국 고속도로 휴게실 화장실, 시티은행(영등포·여의도점), 고려대학교병원 등 여러 병원들과 포항체육관 등 운동장 및 체육관 시설, 전국 주유소 화장실 등 전국 곳곳 시범 설치된 장소들이 꽤 있으며 절수효과 면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 물 재활용 사업을 국가적 범위로 확산시키려 한다고 들었다. 향후 계획은.
▲ 천만 기관 화장실에 우리 절수기를 설치해 댐 하나를 건설하는 게 현재 계획이다. 물론 설치비용 걱정 없다. 일단 공짜로도 설치하겠다. 관공서는 돈 10원 하나 안 내는 거다. 단 절약된 만큼 다달이 주면 된다. 즉 와스코 제도 (물절약전문업 등록제도, WASCO-Water Saving Company, 선투자로 누수 및 절수 등의 물 낭비를 줄이고 이에 따라 절감되는 수도요금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써 물절약전문업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7월 1일부터 본격 시행했다)를 말하는 거다. 지금까지는 자비로 아파트 팔아가며 개인적 투자에 의지해 회사를 운영해왔지만 앞으론 와스코 제도를 활용해 더 규모를 확산, 국가적으로 사업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 그래야지 절수기를 보다 원활하게 공급하고 그에 따라 화장실 친환경화를 더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 공공기관, 회사 등 거의 모든 국내 건물들의 화장실 현황에 대해선 이미 파악이 다 완료된 상태다. 또한 직접 물절약협회까지 만들었고 그곳엔 지금 34개 업체가 들어와 있는 상태다. 그리고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이미 몇 곳에 시범 설치를 해 좋은 사례로써 남았으며 법률적으로도 기반이 깔려져 있다. 더욱이 현재 한국도시철도 공사는 이미 만개가량 발주를 받아 놓은 상태다. 하지만 이렇게 전망이 좋음에도 생산설비 등 여건이 다소 안 따라주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 수로 사업에 들이는 자금의 백분의 일만 (절수기 생산 설비에)투자가 돼도 그만큼의 효과가 올 텐데, 지금으로선 참 안타깝다.
현재는 올해 초부터 시작해 지속적으로 투자개념을 검토 중에 있다. 물론 작은 규모 내에서는 당장 투자 받을 수 있는 곳들이 있긴 하지만 이것을 국가적 사업으로 확장시키려는 계획 하에선 좀 더 장기적으로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그래서 현재 불철주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며 향후 계획을 그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