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어 산’ 오비맥주…초라한 성적표에 성수기 파업까지

선초롱 / 기사승인 : 2016-08-23 16: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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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비맥주 김도훈 대표 ⓒ뉴시스

[일요주간=선초롱 기자] 국내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가 최근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벨기에 맥주기업 AB인베브에 재인수되고 김도훈(본명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대표가 선임된 후 처음으로 받아든 성적표가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국내 오비맥주 3개 공장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진행하는 등 오비맥주 내부가 시끄럽다.


9년 만에 매출 감소에도 거액 배당
지난해 오비맥주 매출은 카스 등 국내 맥주 브랜드들의 계속된 부진으로 9년 만에 감소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멈춘 것이다. 점유율 역시 2014년보다 3.4%포인트 떨어진 5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1조490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862억원, 당기순이익은 2537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8%,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기업이 인수, 외국인 수장이 경영을 맡아 발생한 현상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신규 브랜드 및 수입 맥주에만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기존 제품들에 대해서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라한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인수한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을 진행했다. 지난해 오비맥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AB인베브에 3700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 2537억원보다 많은 금액이고, 영업이익 3862억원보다는 조금 모자란 액수다.


이천·청주·광주 등 3개 공장 공동파업
이런 와중에 오비맥주 노동조합이 지난 16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청주와 이천, 광주 등에 위치한 3개 공장뿐만 아니라 영업부문까지 공동 파업에 돌입한 것은 7년 만의 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비맥주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사측과 총 36차례에 걸쳐 임금·단체교섭을 벌였다. 노조는 평균 임금 9.3% 인상(성과급 포함)과 초과근무수당 지급 등을 요구했다.
또한 2014년 대비 지난해 판매량과 수익이 비슷한데도 회사가 판매 목표치를 지나치게 높게 잡아 성과급이 대폭 줄어들었다며 예년보다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제시했다.
반면 사측은 노조의 성과급 주장은 별개라며 임금 0.7%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업계의 성수기에 진행되는 이번 파업으로 생산과 물류 공급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견되던 가운데, 지난 21일 오비맥주 노동조합은 일시적으로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노조는 22일 사측이 성수기 파업으로 인한 피해 등을 고려해 제시한 열흘 정도의 ‘워킹데이’ 제안을 수용해 조업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노동조합원 1430명(청주 930명, 이천·광주 500명) 중 996명이 사측의 ‘워킹데이’ 제안 수용 여부안에 관한 투표에 참여, 67% 찬성으로 가결됐다.
노조는 사측과 협상을 지속하는 한편 교섭 결과에 따라 다음달 4일쯤 재파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지난 12일부터 운송 거부를 해 온 광주공장 민주노총 화물연대 지입차주 33명도 지난 21일 원청업체인 CJ대한통운과 운송료 인상안(5.7%)에 합의하고 파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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