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홍 칼럼] 들꽃처럼 국민의 함성 ‘새 술은 새 부대에’

서지홍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7-01-23 10: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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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서지홍.

민주주의는 들꽃처럼 피어난 국민의 함성에서 정치도, 사회도, 문화도 바뀌어 가야 한다고 함성으로 말하고 있다. 오로지 시민의 힘으로 전쟁의 위협도, 경제의 몰락도 막아야 함을 깨닫게 해주었던 시민의 염원을 담아 촛불을 든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깨우쳐 주지 않으면 오래토록 다른 세상에서 온 외계인처럼 권력에 취해 국정을 농단하는 대통령과 부역자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민주주의에 완성이란 없다. 인간의 삶이 그렇듯 민주주의 또한 완성을 향해 가는 과정일 뿐이다. 과정을 거치고 배우는 과정이 민주주의다. 절차는 공정해야 하고, 내적으로 성숙해야 한다.
독재가 머리를 들 때 이를 주저앉히고 권력을 남용할 때, 이를 막아야 하는 것이 이른바 생활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자신들이 선 자리에서 국가적으로 지역적으로 실천하고 키워 가는데 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최고의 미덕은 물과 같다는 의미로, 이 지구상에서 가장 근원적인 물질인 물의 특성을 의미한다.
두 개의 수소와 한 개의 산소가 합쳐 기상천외한 물이란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기체가 되었다가 다시 액체가 되고 또 고체가 되며, 그틀(그릇)이 없어 이 세상 모든 것을 포용하고 수용한다. 노도(怒濤)와 같이 만물을 휩쓸어버릴 수도 있고, 조용히 만물에 새 생명의 물줄기를 공급하여 삼라만상을 자연스럽게 지배한다.
물에는 그릇을 만들지 않고, 모든 그릇을 포용하고 자유자제로 변화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도 물과 같이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정치란 잠시도 멈추지 않고 살아 움직이고 변신과 변화를 하는 아메바와 같은 유기체 조직인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정치는 일정한 틀에 묶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복잡다단하고 변화무쌍하며 예측불허인 정치는 그릇 없는 물처럼 모든 것을 치유하기도 하고 수용하기도 하며 포용하고 또 변화시켜야한다. “정치학 교과서를 버려라또는 정치의 틀을 버려라라는 말이 요즘처럼 정치의 혼란성을 면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이다.
촛불은 2017년도 타오를 것이다
그동안의 정치는 교과서도 없었고 어떤 틀도 없었다. 그냥 막무가내로 국가의 녹을 받는 참모들을 제치고 비선실세와 국가를 경영했다는 것을 국민들은 분개를 한다.
그렇게 해서 새해는 밝았어도 국민의 마음은 새로움을 맞이하기는 무언가 석연하지 못한 새해를 맞고 있다. 올 한해는 여느 해와 사뭇 다르고 각별하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희망을 빌어보는 새해가 아니고 해를 넘기는 제야에도 촛불을 밝히고 있었다.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천만의 촛불은 남녀노소를 아우르며 전 국민이 하나 되어 촛불을 밝힌 적이 있었는가. 오래된 적폐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누적되어 곪아터진 부패의 덩어리가 대한민국의 수뇌부 청와대를 비롯하여 정치권을 에워싸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들은 참았다. 그리고 기다렸다. 그러나 임계점에 도달하여 촛불을 들 수밖에 없었다.
그 많은 촛불들이 청와대를 향했다. 어디 청와대뿐이겠는가. 적폐를 덕지덕지 쌓아온 국정농단의 부역자들을 향해서 촛불은 2016년을 타올랐고, 2017년도 타오를 것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아마도 많은 시민들은 이 헌법조항을 촛불을 들면서 공부했고, 촛불로 인해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무거운 침묵을 깨웠던 것이다. 민주주의는 절차는 공정해야 하고, 내적으로 성숙해야 한다.
독재가 머리를 들 때 이를 주저앉히고 권력을 남용할 때, 이를 막아야 하는 것이 이른바 생활민주주의다. 정답이 없는 정치의 기법을 소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선문답일까. 그 대신 정치는 물같이 하라라는 화두(話頭)는 모든 정치인들도 기꺼이 수긍해야 할 것이다.
정치교과서나 틀을 버려야만 물같이 모든 것을 포용하며 해결해나갈 수 있다. 어떤 틀을 만드는 순간 정치의 환경조건은 그 틀을 벗어나 새로운 틀을 만들기 때문에 임기응변식인 물의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일대일의 진검승부에서 한 번도 패배가 없었던 전설적인 일본 최고 검객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나에겐 검법(劍法)이 없다. 오로지 알아서 물과 같이 싸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세계 정복자인 칭기스칸은 군사들에게 군사기법은 따로 없다그들은 이렇듯 자연스러운 임기응변의 포용력이 최고의 전략으로 생각했다.
정치를 물과 같이 하라는 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정되고 일정한, 그리고 독단적인 대책을 피하라. 획일적인 사고방식 대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져라. 한두 가지 지식과 기술에만 얽매인 사람을 피하라.
이제 새 시대는 정치를 물같이 하라고 강변하고 싶다. 모두 포용하고 아우르지 않으면 물은 노도로 변해 온 나라를 휩쓸어 버릴 것이다.
아마도 조기 대통령 선거가 다가온 듯 하다. 어떤 대통령이 이 난국을 헤쳐 갈까, 어떤 지도자가 정치를 물같이 유연하게 할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흙탕물을 깨끗한 물로 갈아치울 영웅이 나타나 줄까, 기대되는 새 시대의 지도자를 기다린다. 어느 시대, 어느 정부든 국정운영을 잘해서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되지 못하고 국민들로부터 많은 욕을 먹고 만다. 그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통치자의 미래 마인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래지향적 국정운영 필수적
성공적인 정부가 되려면 미래지향적 국정운영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왜 정부 정책에 기를 쓰고 반대하는지를 간파해야 한다.
한마디로 국민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저마다 똑똑하다. 인터넷이 집집마다 보급돼 있어 매일 매일 지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 산다. 거기다 누구나 휴대폰을 가지고 그때그때 소통을 한다.
이처럼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무장한 똑똑한 군중들의 활동영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데 거침이 없고 정부가 하는 일을 시시비비 가리고자 한다.
이들이 무리지어 집단행동을 하게 되면 그 위력이 대단해 진다. 수차례의 촛불 시위도 정보능력이 만들어 낸 결과인 것이다. 무엇인가 숨기고, 감추는 정부 정책은 언젠가 탄로 나게 돼 있다.
우리가 겪은 정부 속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허접한 최악의 정부였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통치자의 마인드는 결국 나라마저 수렁으로 빠뜨리는 최악의 정부로 치부될 것이다. 다음 정부는 유유히 흐르는 물위 원리와 같이 새로운 대지에 지평을 열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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