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하수은 기자]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약 4000만원)로 잘못 입고하는 황당한 실수로 배당사고를 낸 삼성증권이 우리사주조합 배당 시스템을 지난 20년 동안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조합 배당 시스템을 1999년 이후 한 번도 개선하지 않았다.
이번 사고의 1차 원인으로 우리사주 배당 입력시스템의 미비로 봤다. 애초 현금배당을 계획했기에 예탁원을 거치지 않았지만, 담당 직원이 시스템에서 주식배당을 선택하면서 예탁원 등록 절차가 없는데도 주식배당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입력 시스템에서 주식배당을 선택하면 있지도 않은 주식이 입고될 수 있었다. 추가로 확인한 다른 4개 증권사도 모두 유사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9일부터 조사역 3명을 삼성증권에 파견해 특별점검을 하고 있다. 11~19일 현장검사를 하고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 규명을 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금감원은 삼성증권 직원들의 불공정거래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지난 6일 삼성증권 주가가 12% 가까이 급락하는 동안 내부 직원들이 공매도를 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
삼성증권 사태를 교훈 삼아 업계도 자율적으로 우리사주조합 배당 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가 끝나면 제도 개선 등 방향이 나올 것”이라며 “자체적으로도 자율규제본부 등을 중심으로 시스템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증권의 '유령주가' 사태와 관련해 시민단체 금융정의연대는 지난 8일 '삼성증권 사태는 부실한 시스템과 일부 직원의 모럴해저드가 부른 참사'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삼성증권의 일부 직원은 잘못 입고된 주식임을 알면서도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 500만주 이상 매도했고, 대량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다"며 "또한 이를 위험으로 오인한 일반 주주까지 공포감으로 주식 처분에 가세하며 매도 폭탄에 주가는 더욱 폭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직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주가가 폭락을 야기했으며 일반 주주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을 알게 된 국민들과 삼성증권 주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에 잘못 입고된 우리사주는 283만주로 사고금액은 약 110조원에 이르고, 삼성증권은 자사 직원들이 시장에 판 수량은 501만 2000주인 것으로 파악했다. 삼성증권 사태가 단순히 직원들의 실수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근본적인 문제는 유령주식의 매매를 가능케 한 삼성증권 시스템이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결국 이러한 문제는 '불법 공매'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갑자기 쏟아진 500만주의 투매로 주식 시장은 혼란에 빠졌고 공포감을 느낀 일반 주주 중 일부는 하락한 주가로 주식을 처분해 재산상 손실을 보았다"면서 "선량한 주주들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를 지금도 보고 있다. 이번 삼성증권 사태는 발행주식 수를 초과한 유령주식의 입고와 매매가 가능한 주식거래시스템의 부실과 일부 직원의 모럴해저드가 부른 참사이다"고 지적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