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김쌍주 대기자] 재벌들의 사내유보금 883조원 시대다. 국내 30대그룹의 사내유보금 총액이 883조원에 육박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약 75조원이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회사에 돈이 쌓인다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가보다. 이익금이 엄청난 사내유보금에 대해 노조가 시비를 거는 건 당연지사다, 경제가 어려운 지금 정작 쌓아둔 돈을 투자하며 상생을 모색해야 할 재벌들이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주주배당금 등 외부에 쓴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이익금을 동산·부동산의 형태로 쌓아둔 금액이다. 이 같은 천문학적 사내유보금에 대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거나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저축하는 데만 급급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재벌들이 협력사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노동자의 낮은 임금을 더 깎고 비정규직을 더 늘리는 등 노동자들에게 살인적인 착취와 탄압을 가해 일궈낸 것이다. 재벌들이 사내유보금으로 재투자나 주주배당을 할 것이 아니라면, 협력사들의 납품단가라도 제대로 쳐주던지 아니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통해 상생차원에서 소득재분배하는 방안은 없는 것인가?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이 모인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 운동본부’는 “재벌 사내유보금이 880조원을 돌파했다”며, “2017년 실질임금상승률은 고작 0.8%에 그친 반면 재벌의 사내유보금은 천문학적 규모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운동본부가 올해 3월 기업의 재무제표 집계 결과로 작성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비상장사 포함)은 지난해 대비 75조6013억 원이 늘어난 총 882조9051억 원이다.
이 중 5대 기업 사내 유보금만 617조 206억 원에 육박한다. 30대그룹 사내유보금 중 상위 10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59조2954억 원으로 전체 중 85%가 넘었다. 1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759조 2954억 원이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269조5924억 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자동차(135조2807억원), SK(98조7578억 원), LG(55조9788억 원), 롯데(57조4109억 원)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SK는 3년 연속 부동의 1~3위를 기록했다.
운동본부는 “기업에서는 ‘사내유보금은 곳간에 쌓아둔 현금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재투자된다’고 반박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라며 “한국은행이 발표한 연간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1년간 금융자산과 현금성자산이 100조원 가까이 늘어날 동안 유형자산은 고작 20조원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정농단사태에 가담하거나 노동조합 파괴를 시도한 재벌총수들의 범법행위를 밝혀서 경영권을 박탈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해야 한다”며, “재벌이 축적한 883조 사내유보금은 범죄를 통해 축적한 것이다"고 비판하며 대기업의 ‘노조파괴 행위’, ‘직업병 사망에 대한 책임 회피’, ‘비정규직 양산과 불법파견’등을 비판했다.
또한 “재벌 지분의 대부분은 재벌의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 계열사 지분에 투자자산이라는 명목으로 사내유보금이 사용되어 총수일가의 경영권방어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재벌이 축적한 거대한 이윤이 불법행위에 쓰인다면 사회가 이를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느 곳이라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빈부의 격차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하겠으나, 진정한 공동체라면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뿌리 내려야 한다. 쌓아둔 재벌 사내유보금을 상생차원에서 소득재분배 방안은 어떨까.
우리나라 재벌들은 국가로부터 재화를 지원받아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최상위의 소득불평등구조를 가진 국가이다. 경제구조를 개혁해야 만이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으나 재벌들은 기본의무를 망각하고 철저한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다.
거기다 동네상권까지 빼앗아 탐욕적 수탈이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재벌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배불리기에만 집착할 뿐 정작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고 있는 재벌들의 행태는 그래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재벌의 성장은 국가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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