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최철원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21-07-07 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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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원 논설위원
[일요주간 = 최철원 논설위원] 대중가요 중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가 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에게는 향기를 뿜어내는 인품이 있다. 이때 아름다움은 외모나 가진 것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아름다운 인간의 삶은 목표 지향의 삶이 아닌 목적 중심적 삶을 사는 사람이다. 목표는 자신의 성취를 위한 이기(利己)지만 목적은 타인을 위한 이타(利他) 적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예술이란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에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작품으로 사회 문화생활에 이바지하는 '목적'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가 정부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원금 6900만원 수령자로 선정된 것이 알려지며 부정적 여론이 거세다. 지난 6월 21일 그는 지원금 선발에 정당성을 주장하며 "대통령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저를 뽑겠습니까?" "실력이 없는데 되도요?"라는 글을 폐북에 올렸다. 자신의 실력으로 받은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며 "제 작품은 대통령의 아들이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음"을 피력했다.

백번 그 주장이 옳다 해도, 지원금 선발에 아빠 찬스와 특혜 없이 실력으로 뽑힌 게 맞고, 그 실력에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해도, 왜 누가 궁금해하지도 않은 것을 스스로 자랑하며 페북에 올려 논란을 일으키는지 그 속이 궁금하다. 예술가의 삶은 세상과는 무관하게 자신과 맞서 치열하게 싸우며 이룬 결과를 평가받는 삶이기에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품에서 우러나오는 인격도 중요하다.

품격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가 뭐래도 나는 당당하다'라며 여론과 맞서고 있는 자신의 생각을 직시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가 경계해야 할 것은 자신감에 찬 자기 발상의 환상이다. 대통령의 아들이 아니라면 당연히 이런 구설에 오를리 없지 않겠는가. 세상과 싸우려는 것보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대하여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는 것뿐이다. 자신을 객관화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이며 이 인격이 바탕 된 삶을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아름다운 삶을 뜻하는 것이다.

문준용씨는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것 때문에 일상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며 혹시라도 의혹이 있거나 잘못이 있으면 물어뜯으려 달려드는 세력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대통령 가족의 행동 하나하나는 국민 전체에 끼치는 영향은 막중하다. 대중의 관심 일거수일투족이 입방아에 오르는 일인자와 가족이 견뎌야 할 무게는 천형(天刑)에 가깝다. 그렇기에 스스로 몸가짐이 남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이건 상식이다. 그리고 국민이 살아가는 세계에서는 잘한 일은 별로 드러나지 않고 잘못된 일은 그 실체의 값보다 몇 배 크게 보이기 마련이다. 더구나 대통령의 아들인 경우는 그 파장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일반의 기대와 관심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 비판 요지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아들로서 공무(公務)에 관련된 이해 충돌과 구설 소지가 있는 것은 삼가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억울하기 짝이 없는 것은 그게 그의 탓만이 아니라는 거다. 그건 재능이나 노력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타고난 태생 때문이다. 세상살이 그렇게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난 일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합리적이지 못하겠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옛 현인(賢人) 장자는 '빈배'라는 글로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한 사람이 강을 건너가다 빈 배가 그의 작은 배와 부딪치면 그가 비록 나쁜 기질의 사람이더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대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칠 것이고 더욱더 소리를 지르면서 욕설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그 배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그대가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입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장자-

이 가르침은 어떻게 하면 세상을 건너가는 나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는가를, 세상의 강을 건너가는 사람들에게 장자는 자기 자신을 비운 사람에게 어찌하여야 '아름다움'까지 가져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내가 나를 비우면 세상 모든 일에 시빗거리가 없다는 걸, 이러한 태도는 이 시대를 사는 현인(賢人)들의 끝없는 삶의 지혜라 느껴진다.

문준용씨는 세상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이 불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특수지위인 만큼 더 겸손해한다. "대통령 자녀로 산다는 게 재밌다"는 그 말은 국민을 향한 조롱 섞인 말로 들릴 수 있다. 대통령 아들 때문에 온 국민이 짜증 난 데서야 말이 되느냐. 아버지가 대통령이기에 불편한 것, 잃는 것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 지도층 자녀는 왜 아름다운 삶이 어려울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품(品)과 격(格)을 가지며 자신을 낮추는 겸양을 지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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