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젬 본사에 몰려간 노조 "다단계식 영업 전환" 반기 vs 사측 “희망자 대상 직군 이동 신청”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1 17: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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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일 헬스케어 가전업체 세라젬 노동조합 설립...노사 간 고객서비스, 직군 이동 등 놓고 갈등 고조
▲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러젬지부가 지난 6일 서울 세라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일요주간 DB)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지난 달 헬스케어 가전업체 세라젬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노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노동자들이 본사를 향해 구조조정 중단 및 고객서비스 확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러젬지부(추선희 지부장)는 이날 서울 세라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계 1위의 주역인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 소모품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노사와 고객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세라젬지부는 CEM(방문판매 상급관리), HC리더(방문판매 중간관리), HC(방문판매점검), HP(영업전담), SMT(설치·수리), 행정매니저(사무·경리) 등 거의 모든 직군을 망라하고 있는 노동조합으로 지난 달 3일 출범했다.

 

전국의 서비스부문 세라젬 노동자들은 1450명이 넘는다. 이들은 회사의 일방적인 조직개편과 직무전화, 임금(수수료) 체계 변경으로 일상적인 고용불안·저임금에 시달려왔다며 열악한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러젬지부가 지난 6일 서울 세라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일요주간 DB)

 

◇ 노조 “점검일감 줄여 다단계식 영업전담으로 전환

 

추선희 세라젬지부장은 “회사는 영업부가 주업무가 아닌 노동자에게도 영업실적을 잣대로 수당을 삭감하거나 퇴사를 종용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노동환경을 악화 시켜온 회사가 노동자들을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3년 간 13회 제공하던 기존 정기방문점검 서비스를 1년 간 2회로 일방 축소했다. 고객 동의도 없이 자기점검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점검일감을 줄여 다단계식 영업전담으로 전환하는 등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세라 케어’는 V6 등 척추 의료가전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세라젬의 전문 관리사가 고객 집에 방문해 ▲가죽 청소 및 UV 자외선 살균 ▲겉천 교체(6개월 주기) ▲제품 점검 및 사용 가이드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추은영 세라젬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같은 제품이라도 올해 계약한 고객들은 기존 고객 보다 방문점검서비스를 덜 받게 된다. 대고객 사기행각이나 다를 바 없다”며 “건강을 위해 제품을 구입한 모근 고객들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HC의 방문점검서비스 약속을 믿고 제품을 계약한 고객들은 당연히 반발하고 현장 노동자들은 고객 클레임을 처리하느라 업무량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방문점검 일거리가 사라지면서 점검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HC의 생계 불안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러젬지부가 지난 6일 서울 세라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일요주간 DB)

 

회사는 설치·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SMT에 대해서도 상당수를 영업전담 업무로 전화하는 직무개편을 통해 임금을 삭감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세라젬을 업계 1위로 만들어놨더니 구조조정이 웬말이냐”며 “노동자와 고객에 대한 기만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시간 이후 세라젬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회사 측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가 높지 않아 서비스 전략 바꿔”

 

앞서 세라젬 측은 이 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한 본지의 질의에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세라젬 관계자는 직군 변경과 관련 “희망자에 한해서 (직권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 HC의 경우 최근 영업을 전문으로하는 새로운 직군을 HC 내에 추가했다. 강제적으로 (기존 업무에서 영업 쪽으로) 이동을 시키는 게 아니라 영업 쪽에서 더 많은 인센티브와 혜택을 받으면서 근무를 하고 싶어하는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직군 이동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러젬지부가 지난 6일 서울 세라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일요주간 DB)

 

‘세라 케어’ 서비스 축소와 관련해서는 “저희는 (세라 케어) 방문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가 높지 않아 서비스 전략을 바꿨다”며 “(방문 서비스를 축소한 대신) 전직 간호사가 고객 상대로 건강상담을 통해 도움을 드리는 서비스와 상급종합병원이나 건강검진 예약 대행 서비스 등을 방문서비스 대신에 추가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의 니즈 변화에 맞춰 HC분들과 직무전환 등에 대해 논의 중에 있고 신규 사업(세라젬 웰라이프존 제휴매장)을 추진하면서 희망자에 한해 직군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라젬 관계자는 “HC의 경우 방문 케어를 하면서 판매도 같이 하고 있다. 평균 판매 대수가 1인당 월 1.6배 정도된다. (세라 케어 서비스 축소로) 방문 횟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일정 부분 (HC의) 임금을 보장해주는 차원에서 제품을 1대 이상 판매를 하면 동일한 금액(방문 수수료)을 보장해주고 실적이 없을 경우 삭감되는 대신 영업 수수료를 1대당 60% 정도를 올려 (세라젬) 판매를 많이 할 경우 더 많은 임금을 가져 갈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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