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젬에 노조 생겼다...“고용·임금문제 불만 폭발” VS “고객 니즈에 맞게 변화 불가피”

김상영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0 16: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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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HC의 생계불안 문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사측 “HC의 임금 보존 위해 영업 시 인센 대폭 올려”
▲ 척추 의료기기 전문업체 세라젬에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노사 간 고용불안과 임금을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사진=newsis)

 

[일요주간 = 김상영 기자] 헬스케어 전문기업 (주)세라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이하 가전통신노조)은 “세라젬을 업계 1위로 만든 노동자들이 여러 직군을 망라해 세라젬지부를 만들었다”고 9일 밝혔다.

가전통신노조에 따르면 현재 조합원으로 조직되고 있는 노동자들은 CEM(방문판매 상급관리), HC리더(방문판매 중간관리), HC(방문판매점검), HP(영업전담), SMT(설치·수리), 행정매니저(사무·경리) 등 거의 모든 직군을 망라하고 있다.

고용형태는 특수고용직인 HC을 제외하면 대부분 정규직이거나 계약직이다. 고용주는 ㈜세라젬의 유통 및 서비스부문 자회사인 세라젬C&S로 모기업이 지분율 100%를 갖고 있다.

가전통신노조는 지난 3일 대전에서 세라젬지부(지부장 추선희) 설립총회를 진행했다며 “현재 전국적으로 조합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의 서비스부문 세라젬 노동자들은 1450명이 넘는다.

가전통신노조는 “회사의 일방적인 조직개편과 직무전환, 임금(수수료)체계 변경으로 일상적인 고용불안·저임금에 시달려왔다”며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가 최근 설치·수리노동자들 중 상당수를 영업전담 업무로 전환하는 직무개편을 밀어붙이고 직군을 막론하고 임금(수수료)을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3년 간 13회 제공하던 기존 정기방문점검 서비스(세라 케어)를 1년 간 2회로 일방 축소하고 고객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가점검서비스로 전환하면서 고객과 현장 노동자들로부터 동시에 원성을 사고 있다”고 호소했다.
 

‘세라 케어’는 V6 등 척추 의료가전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세라젬의 전문 관리사가 고객 집에 방문해 ▲가죽 청소 및 UV 자외선 살균 ▲겉천 교체(6개월 주기) ▲제품 점검 및 사용 가이드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런데 세라젬이 고객 맞춤 정기 방문 서비스 세라 케어 무상 제공 기간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면서 HC의 임금(수수료)이 줄고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전통신노조는 HC의 방문점검서비스 약속을 믿고 제품을 계약한 고객들은 반발하고 현장 노동자들은 고객 클레임을 처리하느라 업무량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방문점검 일거리가 사라지면서 점검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HC의 생계불안 문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HC의 점검수수료 감축 및 영업전담 직군 강제전환, 직고용된 HC리더를 개인사업자 형태로 전환하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폭발 직전인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는 것. 해당 계획은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잠정 보류됐다는 게 가전통신노조의 설명이다.

 

◇ 노조 “노조 설립 방해도 시도” vs 세라젬 “고용 보장하기 위해 노력”


가전통신노조는 “회사는 노조 설립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전국의 상급관리자들에게 ‘본인 소속 리더들에게 노조 가입의사를 물어보고 소신있게 판단할 수 있도록 지도편달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는 등 노조 설립 방해도 시도했다”며 “노동조합이 항의하자 ‘노조 가입을 제재하려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발뺌했다”고 주장했다.

사 측이 노조 가입 과정에 개입하거나 이를 근거로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81조를 위반하는 불법적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다.

가전통신노조 관계자는 “사 측의 경영정책과 노조설립 방해 시도에 현장의 불만은 입계점을 넘었다”며 “최근 700여 명이던 HC가 400여 명으로 줄어든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은 “우리는 그동안 회사가 시키는대로 ‘악’ 소리 한 번 못 내보고 살아온 아픔이 크다. 우리가 노조를 만든 것은 이제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더 많은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뭉쳐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가전통신노조의 이 같은 반발에 대해 세라젬 관계자는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직군 변경과 관련 “희망자에 한해서 (직권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 HC의 경우 최근 영업을 전문으로하는 새로운 직군을 HC 내에 추가했다. 강제적으로 (기존 업무에서 영업 쪽으로) 이동을 시키는 게 아니라 영업 쪽에서 더 많은 인센티브와 혜택을 받으면서 근무를 하고 싶어하는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직군 이동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직군) 이동을 원한다고 해서 다 가능한 것은 아니다. 면접 등을 통해 (영업 분야에) 역량을 갖춰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서 진행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라 케어’ 서비스 축소와 관련해서는 저희는 (세라 케어) 방문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가 높지 않아 서비스 전략을 바꿨다”며 (방문 서비스를 축소한 대신) 전직 간호사가 고객 상대로 건강상담을 통해 도움을 드리는 서비스와 상급종합병원이나 건강검진 예약 대행 서비스 등을 방문서비스 대신에 추가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의 니즈 변화에 맞춰 HC분들과 직무전환 등에 대해 논의 중에 있고 신규 사업(세라젬 웰라이프존 제휴매장)을 추진하면서 희망자에 한해 직군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라젬은 마스터 V7 등 척추 의료기기나 파우제 안마의자와 같은 헬스케어 가전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춘 스포츠센터, 에스테틱숍, 안경점 등 다양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세라젬 웰라이프존 제휴매장’을 모집하고 있다. 


세라젬 관계자는 “HC의 경우 방문 케어를 하면서 판매도 같이 하고 있다. 평균 판매 대수가 1인당 월 1.6배 정도된다. (세라 케어 서비스 축소로) 방문 횟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일정 부분 (HC의) 임금을 보장해주는 차원에서 제품을 1대 이상 판매를 하면 동일한 금액(방문 수수료)을 보장해주고 실적이 없을 경우 삭감되는 대신 영업 수수료를 1대당 60% 정도를  올려 (세라젬) 판매를 많이 할 경우 더 많은 임금을 가져 갈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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