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복판서 멈춘 아우디 전기차 ‘이트론’, 차주 “3개월째 원인 몰라”

성지온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1 11: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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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째 문제원인도 불분명…아우디코리아 “판매만 할 뿐, A/S 몰라”책임 회피 논란
▲ 아우디코리아의 첫 번째 전기차 ‘Audi E-tron 55 Quttro 2020’. 해당 모델의 차주는 지난해 11월 24일 도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사건을 겪었지만 3개월 지나도록 문제 원인도 못 찾은 것으로 확인된다.(사진=제보자 제공)

 

[일요주간 = 성지온 기자] 아우디코리아의 고객관리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3개월 넘도록 차량 결함 원인 파악은 물론, 사령탑 부재로 책임 전가가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 손해만 커지는 모양새다.

아우디코리아의 첫 번째 전기차 E-트론(Audi E-tron 55 Quttro 2020)을 구매한 A씨는 지난 11월 24일 아찔한 경험을 겪었다. 서울 올림픽대로 한복판에서 자동차 시동이 꺼진 것. 여러 차례 전원을 끄고 켜는 방식으로 겨우 시동을 건 A씨는 인근 아우디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요청했으나 77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E-트론의 결함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24일 아침 출근길에서부터 차가 덜커럭거리더니 브레이크 이상을 시작으로 각종 전기 시스템에 오류가 있다는 표시가 떴다. 근래 이상 현상이 잦아 수리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그 날 오후, 서울 올림픽대로를 달리던 중 차가 갑자기 멈췄다. 그나마 멈춘 장소가 정체 구역이었던 터라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겨우 차를 움직여 갓길로 빠진 뒤 곧바로 인근 아우디 서비스센터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맨 처음 코오롱아우토 아우디 대치서비스센터는 문제 원인이 ‘고전압 배터리와 관련된 부품’에 있다며 독일에 부품의뢰를 해야 한다고 A 씨에게 설명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을 거로 생각한 부품 수급은 무려 2개월이 소요됐다. 그러나 부품을 새롭게 교체해도 고칠 수 없자 서비스센터 측은 배터리 셀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아우디 분당서비스센터로 차량 이관을 요청했다. 배터리를 다루는 숙련공이 분당에만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분당서비스센터가 3월 이후에야 수리 가능하다고 밝혀 A씨 차량은 여전히 대치서비스센터에 묶여있는 상태다.

A씨는 이와 관련해 “제 차가 무슨 엔지니어들 능력배양을 위한 실험대상도 아닌데 수리도 되지 않은 채 떠돌아다니다 다시 원점으로 왔다”면서 “문제 원인도 모르는 상황에서 3월에 분당 서비스센터로 이관된다고 하더라도 고칠 수는 있는지, 혹여 고쳐도 전원 꺼짐 사고 없이 탈 수 있을지, 고친다면 어떻게, 어디서 고칠 수 있는지 모든 것이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A씨 말마따나 분당 서비스센터로 이관하더라도 수리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분당 서비스센터가 배터리를 차에서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일 뿐 어떤 부분을 어떤 방법으로 고쳐야 하는지 파악하는 건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A씨가 “대치 서비스센터가 고치려고 노력은 하지만 고칠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이유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고전압 배터리, 모터가 중심인 전기차 정비는 별도의 교육과 장비가 필수다. 그러나 현재 정부와 기업은 전기차 홍보 및 판매만 적극적으로 할 뿐, 정작 전기차 관련 소비자 보호 체계 강화, 정비 숙련공 역량 강화 등을 위한 노력은 더디다는 게 동종 업계 시선이다.

컨트롤 타워 부재도 소비자들의 불편을 가중케 했다. A씨는 “지사, 딜러사, 각 지점 서비스센터 간 일원화된 소통창구가 없으니 문제 해결 주체가 바뀔 때마다 매번 ‘무슨 문제가 있었느냐’고 물어서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는 일이 반복됐다”면서 “딜러사는 현재 차가 있는 서비스센터의 판매사에, 판매사는 아우디코리아에, 아우디코리아는 또 서비스센터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너무 전가하다보니 이제 저조차 설명하기 어렵다. 시간과 돈 모든 것을 손해보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특히, 아우디코리아는 한국지사임에도 불구하고 ‘책임 주체’를 묻는 소비자 질의에 ‘우린 판매만 한다. 긴급 출동 차량 서비스만 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우디코리아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전기차 결함 사건과 관련해 ”해당 건은 반도체 수급의 문제로 인해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리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독일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부품을 수급하여 고객님 차량이 수리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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