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이한구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과리위원장에 선임된 이후 공천룰을 두고 마찰을 빚었던 김 대표는 자신이 제안했던 ‘100% 상향식공천제’이 흐지부지되고 ‘우선추천지역제’가 사실상 공천과정에서 확대되자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친박의 기세에 밀려 김 대표가 내세웠던 ‘상향식공천제’는 관철되지 못했고 그 결과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TK(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진박’(진실한 친박)들이 대거 공천을 받으면서 ‘친유계(친유승민)’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급기야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 비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무성 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조해진 의원은 지난 17일 종편방송 ‘채널A’에 출연 “김무성 대표는 ‘이한구 공천안(우선추천지역제)’을 막을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다”며 “자신의 측근들만 다 챙겼다”고 맹비난했다.
이같은 김 대표를 향한 비박계의 불만은 지난 23일 유승민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하고 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고조됐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 23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유승민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으나 대답없는 메아리에 그쳤다. 이날 밤 공천에서 탈락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이재오 의원 등 현역의원 5명이 무더기 줄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들은 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법원이 이날 주호영 의원의 공천 관련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새누리당 공천위 공천의 법적인 문제점이 수면 위로 부각됐다.
주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여성우선추천 지역으로 선정해 놓고 이인선 전 경북 경제부지사를 단수 후보로 추천한 새누리당의 결정을 정지해 달라고 서울남부지법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결국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 전 부지사의 공천은 효력이 정지됐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줄탈당이 이어지고 법원마저 공천 과정이 적법하지 않았다고 판결하면서 친박과 비박 간 계파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와 중에 김무성 대표는 지난 2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승민,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를 포함한 서울 은평을, 송파을, 대구 동을, 달성군 등 5곳에 대한 공관위 결정에 대해서 공천장에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면서 이한구 위원장을 겨냥해 “공천 과정에서 당헌 당규에 따라 원칙과 정도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공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국민 공천제를 통해 막고자 했던 탈당과 당 분열이 되풀이됐다”며 “당을 떠난 동지들이 남긴 ‘이건 정의도 민주주의도 아니다. 밀실공천에 보복을 당했다’는 말이 가슴에 비수로 꽂힌다”고 유승민 의원의 탈당 회견 내용을 인용하며 공감을 표시했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이른바 ‘옥새 투쟁’에 돌입했다. 공천 과정에서 비박계를 탈락시키고 친박계를 꽂아 넣은 전국 5개 선거구에 대한 공천 도장 찍기를 거부한 것.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의 돌발 선언을 “정치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김 대표는 친박계는 물론 청와대와 대척 관계에 놓이게 됐다.
세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후 당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진영 의원은 25일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에 대해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는 비극이자 희극”이라고 꼬집었다.
진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 “한국 정치가 너무 후퇴하는 듯 한 느낌이다”며 “(새누리당의 잘못된 공천에 대해) 대표로서 어떤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그것이 좀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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