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하수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이 지난 21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합병안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 DB금융투자는 현대차가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을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개선 이후 재추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투자?핵심부품 사업’과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하고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자신들이 지닌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팔아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려 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0.61대 1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21일 공시를 통해 “핵심부품사업에 집중하는 등 전문성 및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3월2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대모비스를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하는 방식의 분할합병을 결정했다”면서 “그러나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반대의견 및 주주들의 의견을 고려한 결과 분할합병계약에 대한 해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해지는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불리한 합병이라고 문제를 제기한데 이어 글라스루이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도 잇따라 반대를 권고하며 전격 철회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분할합병 추진을 위해 오는 29일 앞두고 있던 주주총회가 합병계약 해제로 인해 취소됐다.
현대차는 회사 내부의 신중한 검토 및 논의를 거쳐 해당 사안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다수 증권사들은 합병 비율 재산정 등을 통해 기존 안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DB금융투자는 향후 예상 가능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모비스 분할 비율을 기존 모비스 주주에게 유리한 구조로 재조정 ▲모비스 인적 분할 사업 분야 및 분할 비율 재조정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어떤 구조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더라도 현재 기존 모비스 주주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개선될 것”이라면서 “향후 예상 가능한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모비스는 여전히 가장 안전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인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완전히 새로운 안으로 재접근하기에는 시간 제약 문제 등이 있다”면서 “기존 안을 일부 조정할 가능성이 큰데 합병 비율 재산정 등의 방법은 모비스 기업 가치 평가에 기존 안보다 유리한 방향일 것”으로 봤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국세청의 세무조사 및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겹치며 내부가 소란스러운 양상이다.
합병 계약이 철회된 지난 21일 인천지검 형사5부는 현대글로비스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 위반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조세포탈 혐의로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다.
앞서 인천계양경찰서는 남인천세무서의 고발로 인해 지난해 7월 300억원 규모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매입한 혐의로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조사 결과 현대글로비스 전직 과장 A씨가 거래처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해 외부에 7~8곳에 달하는 유령회사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매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 유령회사 중에는 심지어 일반 아파트가 주소지인 곳도 있었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해 경찰이 수사한 현대글로비스 전 간부의 조세포탈 사건을 검찰이 송치받아 조사하던 중 추가 증거 확보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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