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대신 수행하게 하는 것 '지향점'
의료와 자동번역 얼굴인식에서 활용 증가
'상호 독특한 역할' 인간 생존전략 대모색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쳐 승리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 사진은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하사비스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
[일요주간 = 노현주 기자] 2016년 3월 9일 역사에 기록될 세기의 대결이 시작됐다.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와 한국의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이었다. 대국 결과는 인간의 패배로 귀결되었다. 바둑에서 AI가 인간의 능력을 점프하는 순간이 전 세계로 생중계된 것이다. 실제로 이 대결을 계기로 인류는 AI가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 도래했음을 실감하게 됐다.
◆ 인공지능과 인간의 세기적 대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은 인간의 뇌와 똑 같은 지능을 가진 컴퓨터 또는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이나 요소기술을 말한다. 즉, 글자나 말의 의미 인식, 학습, 얼굴 표정 인지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기능을 컴퓨터가 대신 수행하게 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인공지능의 시발점은 이미 반세기를 능가하는 연원을 소유하고 있다. 인간 뇌의 정보처리 과정에 집중했던 연구자들이 있었다. 1943년 신경생리학자인 맥클로크(McCulloch)와 수리논리학자인 피츠(Pitts)는 튜링 기계의 계산 유닛으로 인공 신경세포를 제안했다.
1949년도에 도널드 헤브(Donald Hebb)에 의해 신경망 학습의 유명한 이론인 “헤비안 학습(Hebbian learning)으로 다른 신경세포가 동시에 발화를 하면 그 연결성은 강화된다.”이 제안되면서 인공 신경 연구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 대표적 사례 ‘번역‧얼굴인식‧의료’
▽ 자동 번역
그사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다른 분야는 ‘자동번역’이다. ‘구글 번역’ 등 기존 번역 프로그램은 문맥과 동떨어지고, 어순도 엉망인 번역 결과를 내보냈다. 하지만 최근엔 AI가 스스로 문장 전체의 정보를 학습하고 글의 문맥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번역 결과물은 예전보다 더 정확하고 자연스러워졌다.
▽ 얼굴 인식
AI는 사용자의 말뿐 아니라 얼굴도 인식할 수 있게 됐다. ‘얼굴인식 AI’로 사진이나 영상을 분석하면, 사진 속에서 사람 얼굴을 찾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일까지 가능하다.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이 이미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 의료 분야
이미 의료 현장에서 인공지능은 활용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 중에서는 IBM이 만든 닥터 왓슨과 구글의 베릴리(Verily)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암을 진단하는 IBM사의 ‘닥터 왓슨’은 현재 가장 인공지능에 가까운 플랫폼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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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인간과 인공지능 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세돌 대 알파고’ 대국 장면.(사진=newsis) |
IBM과 유수의 대형 암 전문병원들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의학저널과 전문 의사들의 기존 처방기록을 내재화해 암 적중률 99.9%의 치료법을 닥터 왓슨이 가이드 하도록 만든 것이다. 암 진단 뿐 아니라 다른 질병의 진단, 유전 정보 분석, 임상시험을 도와주는 역할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미국 종양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암센터의 연구결과, 전문의들과의 진단 일치율이 대장암 98%, 직장암 96%, 자궁경부암 100% 등의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한편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계열사인 베릴리는 개발 중인 수술로봇에 기계학습 기술을 접목하여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에게 절개 부위를 보여주는 등의 기술을 더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의사의 의사 역할 대체는 기술적으로나 윤리적으로 가능하지 않기에 인간과의 대결구도가 아니라 협력구도로 나아가는 것을 고민해야 하며, 각자 자기의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협업 구도를 조성하며 구축해야 한다.
◆ 핵심 요소 ‘빅데이터와 딥 러닝’
최근 인공지능이 괄목하게 폭풍 성장한 비결은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빅데이터’로 학습을 전환했다는 점이다. 특정 사물의 특징을 명령어로 설명해 주고, 특정 사물의 사진을 수십만 장 보여줘 특정사물을 학습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위력에서 생생히 입증했듯, AI와 ‘빅데이터’는 불가분의 관계로 다량의 데이터 확보가 AI 개발의 성공 관건이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파크MGM호텔에서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이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AI for an Even Better Life)’을 주제로 ‘CES 2019’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LG전자 제공) |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하면 사람이 모든 판단 기준을 정해 주지 않아도 컴퓨터가 스스로 인지하고 추론 및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이 최첨단 기술은 음성, 텍스트, 이미지 인식과 사진 분석 등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 ‘창조적 인간’만이 생존할 수 있는 시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될 인공지능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분야로 꼽힌다. 효과적인 인공지능 솔루션은 인간의 뇌보다 더 빨리 ‘사고’하고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어쩔 수 없이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상당수 빼앗을 것이다.
과거의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크게 빼앗지는 않았다. 로봇은 하드웨어적인 장치에 불과했기 때문에 로봇 한 대는 인간의 일자리를 한 개만 대체했고, 그 대신 로봇 생산과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무한 복제가 가능하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는 많은 인력과 지식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복제하는 데는 노동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과거보다 더욱 높은 비율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인공지능의 발전이 어느 시기에 다다르면 인간은 인공지능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바보’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공지능은 기억력이나 신체적 강인성, 시력, 청력, 공간지각력에서 인간의 능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하지만 안공지능이 창의력과 설득, 협상, 말하기 등에서는 사람을 능가하기가 절대 쉽지 않다는 평가이다.
연구자들의 결과물을 종합해보면,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기계가 잘 할 수 있는 일과 인간이 잘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하게 구분된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영역(일자리)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식의 의미를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시키는 일은 사람만 할 수 있다. 왜 이런 문제를 푸는지? 이런 수학적 지식을 어떻게 사회문제에 적용할 것인지? ‘토론할 수 있는 것은 기계가 아니다.’는 것은 매우 자명하다.
인공지능 분야엔 수십 가지의 다양한 기술이 존재한다. 이런 기술들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인공지능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풀고자 하는 문제의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 정리하고 각 부분에 적합한 인공지능 기술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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