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누적 부채 120조' 한전, '화석연료 부채 덫'에 빠져...재무위기 탈피 에너지 전환이 해법"

임태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1 09: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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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한전 시대 한국전력의 과제' 보고서 "부채비율 619%·채권잔액 75조…법적 한도 초과 위기"
기후솔루션 "화석연료 중심 구조 고수로 만성 재무위기…새 정부, 전력시장 개편 시급" 지적
▲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newsis)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화석연료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누적된 부채와 산업 수요 감소, 채권 발행 한도 축소 등으로 심각한 재무위기에 직면하면서 새 정부의 구조 전환 개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전이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 의존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고, 75조 원에 달하는 채권에 의존하는 취약한 재무구조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2027년부터 다시 축소되는 사채발행한도 초과가 예고되면서, 새 정부의 조속한 개입 없이는 더 큰 위기가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기후솔루션은 지난 7일 ‘탈한전 시대 한국전력의 과제: 2025년 부채위험 진단’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전의 구조적 문제와 재무위기를 짚었다. 보고서는 “한전이 지난해 3조 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일시적 반등일 뿐”이라며 “석탄·가스 가격 폭등으로 누적된 채무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의 부채는 2025년 기준 자본금의 6배에 달하는 619%로 추산된다. 이자비용만 연간 3조 원에 달하며, 전력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온 산업용 전기 수요는 2025년 1분기 처음으로 50% 아래(49.6%)로 하락해 주요 수익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자료=기후솔루션 제공)


실제로 한전은 2021년부터 3년 간 48조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시기 석탄·LNG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40조 원대에서 68조 원대로 폭등했다. 이에 따라 한전의 총부채는 60조 원에서 120조 원으로 두 배 급증했고, 부채비율도 112%에서 619%로 급등했다.

또한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대응으로, 한전을 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는 사례가 늘면서, ‘탈한전’ 흐름도 가속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한전의 산업용 전기 마진을 지난해 9조 6000억 원에서 2030년 8조 원 수준으로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전은 현재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재발행하며 ‘빚으로 빚을 갚는’ 구조로 운영 자금을 조달 중이다. 2025년 2분기 기준 채권 발행 잔액은 75조 원에 달하며, 매년 약 20조 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예정돼 있어 대규모 재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최근 그린워싱 논란과 기후위험 공시 누락 등의 이슈로 해외채권 발행 규모가 줄었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 타격을 입은 상태라는 게 그 이유다.

특히 현재 한시적으로 확대된 사채발행한도(자본금+적립금의 5배)는 2027년 말부터 원래 수준인 2배로 환원된다. 만약 이 기준을 넘기면, 법적으로 한전의 채권 발행은 제한된다.
 

▲(자료=기후솔루션 제공)

 

이에 대해 보고서는 “새 정부는 한전이 ‘빚으로 연명하는 구조’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전력시장 구조와 한전의 사업 구조를 동시에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 고동현 기후금융팀장은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 구조를 유지하는 한 부채 위험은 계속 누적될 것”이라며 “한전채 블랙홀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가희 전력시장계통팀장도 “한전이 지난 25년 간 유지해 온 기형적 구조가 재무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며 “화력 중심 발전 자회사에 총괄원가를 보전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재무적 연결을 끊어 한전이 독립적인 송배전망 사업자로 전환하도록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한전의 위기를 단순한 재무 수치가 아닌 에너지 구조 전환이라는 더 근본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새 정부의 정책적 결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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