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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립환경과학원) |
[일요주간 = 김완재 기자] 우리나라 국민의 체내 환경유해물질의 농도가 3년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비스페놀류와 파라벤류 등은 다소 증가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2018~2020년 벌인 ‘제4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조사는 전국에서 표본 추출한 245개 지역(읍면동 수준)과 181개의 보육·교육기관을 대상으로 3세 이상 국민 6381명의 혈액·소변을 채취해 33종의 환경유해물질 농도를 분석하고 설문조사를 거쳐 환경유해물질의 노출 요인을 분석했다.
조사물질 33종은 ▲중금속(납·수은·카드뮴) 3종 ▲내분비계장애물질과 대사체(비스페놀-A·프탈레이트 대사체 등) 17종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 대사체 4종 ·휘발성유기화합물 대사체 2종 ▲농약 대사체 1종 ▲담배 연기 대사체 1종 ▲과불화화합물 5종이다.
조사 결과, 중금속의 경우 성인의 혈액 중 납 농도는 1.51㎍/㎗로 그동안 발표된 이전 조사결과(제1기부터 제3기)보다 감소하는 추세다. 혈액 중 수은 농도는 2.96㎍/ℓ, 1.38㎍/ℓ로 성인, 중고등학생 모두 제3기(성인 2.75㎍/ℓ, 중고등학생 1.37㎍/ℓ)와 비슷했다.
소변 중 카드뮴 농도는 ▲영유아 검출한계 미만값 ▲초등학생 0.20㎍/ℓ ▲중고등학생 0.15㎍/ℓ ▲성인 0.35㎍/ℓ로 전 연령대에서 제3기 조사 결과보다 줄었다. 특히 영유아와 중고등학생에서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컸다.
합성수지 원료와 식품저장용 캔의 내부 코팅 재료 등에 사용하는 비스페놀-A의 소변 중 농도는 ▲영유아 1.02㎍/ℓ ▲초등학생 1.44㎍/ℓ ▲중고등학생 0.99㎍/ℓ ▲성인 0.92㎍/ℓ로 전 연령대에서 3년 전보다 감소했고, 초등학생 연령대에서 농도가 1.44㎍/ℓ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독일의 건강 영향 권고치(HBM-I)인 어린이 100㎍/ℓ와 성인 200㎍/ℓ보다는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한편, 비스페놀-F와 -S는 모든 연령대에서 제3기 조사보다는 증가했으나 대부분 0.3㎍/ℓ 미만의 낮은 농도로 나타났다.
비스페놀-A의 대체물질로 사용되는 비스페놀-F, -S는 노출경로가 비스페놀-A와 유사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측이 필요하다고 국립과학원은 전했다.
플라스틱 가소제로 사용하는 프탈레이트(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대사체)의 소변 중 농도는 ▲영유아 32.2㎍/ℓ ▲초등학생 39.3㎍/ℓ ▲중고등학생 19.1㎍/ℓ ▲성인 16.8㎍/ℓ로 모든 연령대에서 3년 전보다 감소했고, 중고등학생 이하 연령층에서 농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국내외 조사 결과와 유사했고, 모든 연령대에서의 프탈레이트 대사체 농도는 독일의 건강영향 권고치(HBM-I)보다 낮았다.
어린이는 단위체중 당 음식 섭취량과 호흡률이 성인보다 약 2~3배 높았다. 특히 영유아는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의 행동특성을 갖고 있어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같은 내분비계장애물질의 몸속 노출 수준이 더 높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살균성 보존제로 사용하는 파라벤류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틸파라벤 농도는 3년 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여성(14.9㎍/ℓ)이 남성(8.54㎍/ℓ)보다 높았으며 이는 국외 결과와 유사했다.
전 연령대에서 3년 전보다 에틸파라벤의 농도는 증가했고, 프로필파라벤은 감소했다. 에틸파라벤은 패스트푸드, 통조림류 등 가공식품 보존제로 사용되는데 조사 결과, 가공식품 섭취빈도는 3년 전보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파라벤류는 화장품 외에도 의약품,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질과 부패 방지를 위한 방부제·보존제로 사용되므로 명확한 노출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신규로 조사한 과불화화합물 중 과불화옥탄산(PFOA)의 혈액 중 농도는 성인과 중고등학생에서 각각 6.43㎍/ℓ와 3.66㎍/ℓ,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은 성인과 중고등학생에서 각각 15.1㎍/ℓ와 7.97㎍/ℓ를 나타내 과거 국내 조사사례와 유사했다.
이 수치는 독일 인체모니터링위원회에서 제시한 권고값인 ‘건강영향이 우려되는 수준(독일 HBM-II)’인 10㎍/ℓ(PFOA), 20㎍/ℓ(PFOS)보다는 낮은 것이다.
정현미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은 “우리 국민의 체내 환경유해물질 노출 수준은 3년 전보다 대부분 감소 추세이거나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됐다”며 “내분비계장애물질, 과불화화합물 등은 더욱 관심을 두고 살펴볼 예정이며 앞으로 조사물질의 종류를 확대해 우리 생활 주변의 다양한 노출 요인을 명확하게 분석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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