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 매각에 반기든 노조...“국내외 실적 악화 노동자에 전가, 회장일가는 배당금 챙겨” [리얼줌①]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9 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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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통신노동조합 “매각 과정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노동조합의 공식 요구에 회사는 직접고용 주체가 아니라며 무시”
-“피땀 흘려 회사 꾸려온 현장 노동자들은 고용문제와 노동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 호소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배제한 일방적인 매각진행을 규탄했다.(사진=이수근 기자)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청호나이스 자회사 나이스엔지니어링에 근무하는 설치·수리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이하 가전통신노조)은 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과정 투명한 공개 ▲노사협의체 구성 ▲고용승계 보장 등을 요구하고 청호나이스의 밀실매각을 규탄했다.


가전렌탈업체 청호나이스가 회사의 지분을 미국 정수기회사 ‘컬리건’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이후 가전통신노조는 고용문제 등과 관련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전통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최대주주 변경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서 논의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원청회사의 소유관계가 변경된다는 것은 자회사에 고용된 노동자들의 고용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사안이다. 그럼에도 현장에는 이와 관련한 공지가 일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노동조합의 공식 요구에도 회사는 직접고용 주체가 아니라는 핑계로 무시하고 있다”며 피땀 흘려 회사를 꾸려온 현장 노동자들은 고용문제와 노동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배제한 일방적인 매각진행을 규탄했다.(사진=이수근 기자)


◇노조 “강제로 나이스엔지니어링으로 이직시켜 노동자들의 희생만 강요”

 

가전통신노조는 지난 11월 9일 청호나이스가 투자라는 명분으로 회사의 지분을 컬리건이라는 미국 정수기회사로 매각하려 한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며 “청호나이스는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라 이야기하지만 최대주주의 변경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매각까지도 논의 중이라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청호나이스의 노동자들은 이러한 매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지 못한다”며 “그 이유는 회장일가의 밀실매각으로 진행되며 노동조합은 물론 우리 노동자들에게 그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가전통신노조는 “2018년 5월 우리 노조의 청호나이스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청호나이스가 현장 설치·수리노동자들을 고용하지 않기 위한 꼼수로 나이스엔지니어링을 설립하는 행태에 대해 우려했고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며 “청호나이스는 지금과 같이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시용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으면 퇴사를 하라는 협박까지 자행하는 등 노동자들을 강제로 나이스엔지니어링으로 이직시켰으며 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배제한 일방적인 매각진행을 규탄했다.(사진=이수근 기자)

이어 “회사가 어려워진 것은 바로 경영자의 경영실패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회장일가는) 매년 특수관계회사를 통해 배당수익을 챙겨가고 있다. 노동조합이 설립된 2018년부터 4년 간 자신과 배우자가 모든 지분을 보유한 마이크로 필터에서 4년 간 33억의 배당금과 자신이 오롯이 지분을 보유한 엠씨엠에서 4년 간 90억의 배당금을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뿐만 아니다. 자신이 설립한 동그라미 대부를 통해 매년 15억 원의 배당금을 집행하며 지난 4년 간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자신은 150억 원이 넘는 돈을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데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가전통신노조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청호나이스의 매각과 관련 ▲청호나이스는 나이스엔지니어링을 포함한 관계사 모든 노동자에 대해 청호나이스로의 직고용을 지금 즉시 진행할 것, ▲청호나이스는 관계사 배당금 집행을 중단하고 노동자들의 권리증진 및 생활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직접 교섭에 나설 것, ▲청호나이스는 컬리건과의 매각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동조합과 청호나이스, 컬리건과의 3자 합의체를 구성할 것, 청호나이스는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고 고용승계를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청호나이스 본사.(사진=이수근 기자)

 

◇노조 “반품충당부채 늘어나면서 회사의 재무건전성 악화”

 

청호나이스는 2018년부터 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해 회계처리 방식을 운용리스(매월 들어오는 렌탈료만을 회사 매출에 반영하는 방식)에서 금융리스(제품 계약 시 제품가의 50%를 초기에 한번에 반영하는 방식)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청호나이스는 2018년 8억 원의 영업이익에서 2021년 44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 3년 간 연평균 279.3%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반품충당부채가 늘어나면서 회사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진출 사업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게  가전통신노조 측 설명이다.

 

▲자료=가전통신노조 제공.

 

2017년 설립된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까지 14억 34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고 2018년 설립된 말레이시아 법인은 4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가전통신노조에 따르면 청호나이스는 코웨이와 렌탈업계 쌍두마차로 한때는 점우율 40%에 달했지만 국내시장에서 코웨이는 물론 LG, SK매직, 쿠쿠에까지 역전당하며 두자릿수의 점유율마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전통신노조는 “코로나 상황에서 구독경제가 활성화되고 건강과 환경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렌탈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청호나이스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향됐다”며 “하지만 실제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업계 전반의 성장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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