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 노조, '노동환경 개선 촉구' 총파업..."업무용 차량은 주고 일 시켜라"

임태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1 16: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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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수리 업무 차량 미지급, 정규직 기준 업계 유일…가전통신노조 "처우 개선하라"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청호나이스지부 김주태 지부장이 31일 서울 청호나이스 본사 앞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이하 가전통신노조) 청호나이스지부는 6년 만에 다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하며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생활가전 렌탈업체 청호나이스의 설치·수리 노동자들로 구성된 청호나이스지부는 지난달 31일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업무용 차량을 즉각 지급하라”고 요구하며 파업투쟁을 선포했다.

청호나이스 설치·수리 노동자들의 파업은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업무상 유류비 지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청호나이스의 자회사 나이스엔지니어링과 고용관계를 맺고 있다.

청호나이스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단체교섭에서 ‘업무용 차량지급’을 핵심사항으로 요구해 왔다. 10차례 교섭을 이어갔으나 올해 3월 17일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절차가 최종 결렬됐다.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이현철 위원장이 31일 서울 청호나이스 본사 앞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가전통신노조는 “가전제품 설치·수리 노동자들은 업무 특성상 회사의 중량제품과 부품을 하루 종일 싣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차량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청호나이스 설치·수리 노동자들은 업무용 차량을 지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러한 문제는 정규직임을 감안하면 동종업계에 유일하다. SK매직서비스, 코웨이, 교원웰스의 설치·수리 노동자들은 모두 회사에서 제공한 업무용 차량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원청 청호나이스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호나이스지부 김주태 지부장은 “우리는 길게는 30년이 되도록 개인 차량에 청호나이스 제품을 싣고 다니면서 감가상각비·보험료·부대비용을 부담하고 있는데 임금 수준은 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지부장은 2019년 3월 28일 첫 총파업 출정식을 언급하며 당시와 마찬가지로 기름값 지급 및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같은 요구를 외쳐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노동환경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김 지부장은 청호나이스 노동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설치 및 A/S 업무, 영업을 수행하며 회사의 성장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업무용 차량을 개인이 제공하고 차량 유지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 신입 직원의 기본급이 209만 4000원으로 이는 대한민국 육군 병장 기본급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호나이스는 책임을 회피하며 적자 경영을 이유로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며 “올해는 거리별 유류비를 실거리로 측정해 임금 삭감을 시도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언제까지 업무용 차량을 개인 부담으로 제공해야 하느냐”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 지부장은 “이번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모든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가전통신노조 이현철 위원장은 업무용 차량 지급 외에도 ▲동종업계 수준 처우 ▲인력충원을 통한 과로방지 대책 ▲원청교섭 등을 요구하면서 우리의 노동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정식에 참석한 진보당 김창년 공동대표는 “진보당 노동자 국회의원들과 함께 국회에서 연대하고, 투쟁현장에서도 청호나이스지부의 파업을 엄호하고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통신노조는 오는 4일까지 한시적 파업을 이어간 뒤 사측의 대응에 따라 다양한 쟁의지침을 통해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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