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위해 2018년부터 출시되는 제품들은 얼음 저장고 부분을 개폐형 방식으로 바꿔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일명 ‘콧물 정수기’로 소비자들의 울분을 샀던 청호나이스의 정수기 위생이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정수기를 믿고 섭취하는 소비자들의 건강이 염려된다.
콧물 정수기 논란은 앞서 지난 2016년 종편채널 <JTBC>의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정수기의 배신 2부 소비자, 물 먹었다’ 편을 통해 관련 의혹을 보도한 이후 파장이 일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의 일부 정수기에서 콧물처럼 보이는 끈적한 형태의 이물질이 발견됐다. 이에 한국의과학연구원에 이물질의 성분 분석을 요청해 분석한 결과 해당 이물질은 미생물막(바이오필름)으로 판명났다.
한국의과학연구원 측은 “미생물막이 형성돼 점액질 안에 곰팡이가 살고 있기에 이런 색깔을 띄고 있는 것”이라며 “이 곰팡이는 위염과 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 측은 “일차적으로 관리 소홀로 인해 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청호나이스는 해당 제품의 구조가 얼음 제빙시설과 아래 물통이 밀폐형인 탓에 이물질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청호나이스 측은 당시 이물질에 대한 사측의 관리 소홀은 인정했으나, 이물질 발생과 밀폐 구조의 직접적인 인과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리콜을 실시하지 않고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서 환불?수리를 진행했다.
그러나 논란이 일기 전부터 청호나이스 측은 해당 사안을 파악하고 있었다.
해당 논란은 지난 2016년보다도 앞선 2013년에도 보도된 바 있다. 2013년 <시사주간>은 '청호나이스 이과수 얼음정수기. 끈적끈적한 이물질, 콧물이야? 본드물이야?' 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례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청호나이스 측은 콧물 이물질에 대해 "누런 이물질이 흐르는 현상은 사후서비스 부진으로 생긴 수막현상"이라면서 "소비자들이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유해성 여부는 현재도 조사 중에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19일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도 “콧물정수기라고 불리는 사례가 처음 나온 것은 2016년이 아니다”면서도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은 즉 이러한 현상이 언론에 보도 되기 이전부터 업체 측이 해당 사례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깨끗한 물을 믿고 마시기 위해 최소 100만원~최대 30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내는 소비자를 상대하는 업체의 답변이라기엔 몇 년간 너무 안일한 태도를 유지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이 같은 인지에도 불구하고 업체 측은 이물 사례와 관련해 원인 파악에 있어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120~130만 계정의 정수기에서 이물질이 나온다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며 “이물질이 나오는게 당연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정수기의 이물 요인은 구조적인 부분 혹은 서비스적으로 부족한 부분, 환경이나 원수 등에 따라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하나의 요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논란의 대상이 됐던 청호나이스의 콧물 정수기 현상은 아직까지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소비자고발센터에는 이와 관련 사례가 접수됐다. 청호나이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장모씨는 “18일 저녁쯤 정수기의 정수물을 누르는 순간 정수기 입구 부분에서 찐득한 액체가 먼저 나왔다”며 “한달마다 점검을 다 해주시고 가는데 이런 이물질이 나오면 어떻게 믿고 물을 먹겠냐”고 불만 글을 게재했다.
이와 관련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소비자 분이 불편을 보시고 이물질로 인해 피해를 본 것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리고 손해배상 등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호나이스는 정수기 개방시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밀폐형으로 설계를 했으나 논란이 일며 구조적인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2018년 현재 출시되는 제품들은 얼음 저장고 부분을 개폐형 방식으로 바꾼 상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정수기 이물 관련으로 접수된 사례는 최근 4년간 3000건(2014년 808건, 2015년 395건, 2016년 1066건, 2017년 583건 등)에 육박한다. 벌레?녹물?금속 등 이물질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원인은 정수기의 세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발생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정수기의 지속적이고도 체계적인 세척 및 관리 시스템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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