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명의 실상
또 대기로 방출한 엄청난 이산화탄소량은 어디에 가 있을까? 이런 고도성장을 하게 된 주요 요인의 하나는 급증해 온 세계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이었다. 인구는 1950년에 24억 명에서 2012년 70억 명을 넘어서 2050년에 96억 명으로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류는 수가 급증함에 따라 지구 자연자본(natural capital)을 가속도로 낭비하고 고갈시키면서 즉 지속불가능하게(unsustainably) 살고 있다. 2008년에 이미 지구의 하나 반에 해당하는 자원을 소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니 지구 생태계 건강이 비정상적인 상태로 되면서 중병에 걸릴 수밖에 별도리가 없는 것이다.
현대 문명이 급속도로 성장, 발전하면서 인간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 원인중 하나를 살펴보자.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류가 필요로 하는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화학비료와 농약을 이용해서 근대적 농업을 하기 시작했다. 근대 영농 방식으로 화학물질 소비량이 점점 많아졌고 토양과 지하수에는 디엘드린, 알드린, DDT와 같은 사용농약이 오랜 기간 동안 분해되지 않고 자연에 축적되어 왔다. 그래서 자연은 점점 황폐해져 먹이 사슬이 교란되면서 생태계 붕괴로 이어졌고 농업 지속가능성(agricultural sustainability)마저 위협받게 되었다.
근대 영농의 폐해를 고발하기 위해 1962년 미국의 유명한 생물학자이며 작가인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은 『침묵의 봄(Silent Spring)』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였다. 그녀는 “부주의하고 거리낌 없는 화학물질 사용은 해충이 끼치는 피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위험을 불러일으켜…” 라고 기술하며 농약의 무분별한 사용은 토양, 하천에 독극물을 붓는 격이라, 이런 행위는 건강한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서서히 붕괴시키고 종국에는 인간생존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20세기에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 문명이 가져단 준 결실과 혜택의 달콤한 열매 속에는 역설적으로 쓴 독성도 들어 있어 현대질병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인류는 지구 자연을 보전하고 다시 회복시키지 않으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environmentally sustainable development)을 기대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 인류가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다행히 깨닫게 되었다.
지속적인 발전을 향한 힐빙
현대인들은 놀랍게도 빠른 속도로 자원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다 쓰며 환경을 독살시키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지구상에서 생존하며 번창하길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모두 나서서 자연건강을 회복하고 낡은 제도를 재창안하고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시스템에 활기를 띠도록 노력하는 대안적 미래를 구축해야 한다고 에드워드(Andrés Edward)는 주장한다.
그는 또 자연의 원기를 회복하는 리질리언스(resilience)개념은 기술적이고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통해서 식량 또는 물, 에너지의 부족과 공해, 질병, 전쟁, 자연재해와 같은 붕괴 현상을 복원하기 위해 우리 공동체의 용량에 적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어서 고도기술, 건강, 소통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와 숲, 논밭, 어장과 같은 자원을 모두 가진 공동체 즉 리질리언트 사회(resilient society)가 경제적이고 생태적인 사이클 변동에 더 잘 견딜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러면 우리가 피폐해진 자연과 붕괴된 생태계에서 무슨 생각을 가지고 어떤 과정을 거치며 무엇을 해야 자연이 복원되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인가.
우리에게 요청되는 것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자연원기회복(resilience), 영속농업(permaculture), 힐빙(heal-being)개념 등을 잘 정립하고 이들 원리를 각 분야에 적용, 실천해 지구를 다시 살려내는 일일 것이다.
힐빙은 친환경적인 요소와 건강문제, 나아가 치유개념까지 포함하는 뜻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힐빙의 주요 목표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건강하게 상생하는 지구사회를 만드는데 있다.
1970년대 중반에 몰리슨(Bill Mollison)과 홀그렌(David Holmgren)이 만들어낸 용어인 영속농업(permaculture)은 자연에서 우리가 발견해낸 패턴과 관계를 모방해서 간명하게 디자인한 풍경을 뜻하고,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물질을 공급하기 위해 식량, 섬유질과 에너지를 풍부하게 생산해 낸다. 영속농업은 우리가 미래 세대를 위해 자연자본을 증가시키고 우리들의 수요를 공급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재발견되고 개발해야 할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 삶의 방식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영속농업은 풍경 또는 유기 원예기술, 지속가능 농사, 에너지 효율적 빌딩 또는 생태마을 개발과 같은 것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서 개인, 가정과 공동체에 의해 수행된 이런저런 모든 노력들을 디자인하고, 설립하고, 경영하고 개선시키는데 이용되는 것을 말한다.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은 유엔의 세계환경개발위원회에서 다음과 같이 간단 명료하게 “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할 능력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총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교통이 잘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우리는 걸어서 천리나 되는 먼 길을 때날 때에 한걸음씩 발길을 떼며 가듯이, 지속가능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우리의 의식부터 지속적인 삶의 방식으로 즉 힐빙 정신(heal-being spirit) 으로 바꾸어 나가야 할 뿐 아니라 그것을 구체적으로 하나씩 실천해 가야 한다.
일상생활 주위에서 아주 간단한 단계의 실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테면 플라스틱에 담긴 물 구입과 1회용 컵 사용을 거부해야 하고 유기농산물과 로컬 푸드를 찾아야 하고 에너지절약 제품을 구입하는 등 생활 속에 하나하나 실행에 옮길 때에만 조금씩 가능성이 보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다 해도 우리는 우리 세대에는 물론 손자 세대에도 진정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세계에는 도달하진 못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황폐화된 자연환경과 녹색생태계를 어떻게 보전하고 회복할 것이며 현대인들이 피폐해진 건강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또한 인류가 21세기 지속적인 발전사회(Sustainable Development Society)를 어떻게 달성할 것이며, 쌓인 현안들을 풀어가고 새로운 미래에 어떻게 대비하며 열어가야 할 것인가.
<다음편에 계속>
참고문헌
1. Rachel Carson (김은령 옮김)『침묵의 봄』, 에코리브르, 2013
2. Andrés R. Edwards, Thriving Beyond Sustainability, Pathway to a Risilient Society, New Society Publishers, 2010
3. Kerry Dawborn and Caroline Smith, Permaculture Pioneers, eBook, Melliodora Pub., 2013
4. 박헌렬, ‘힐텍을 활용한 지역문화관광산업선진화방안’, 힐텍⦁힐빙문화연구 제1집, 중앙대학교 힐텍⦁힐빙문화연구소, 2008
5. Ed Diener and Martin E. P. Seligman, Beyond Money: Toward an Economy of Well-Being’,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5, no.1, 2004
6. 박이문, 문명의 위기와 문화의 전환, 민음사, 1996
7. Root-Bernstein Robert and Michel (박종성 옮김), 『생각의 탄생』, 에코의서 재, 2007
8. Alvin Toffler and Heidi Toffler(김중웅 옮김), 『부의 미래』, 청림출판, 2006
9. John Newbigin , The Creative Economy: an Introductory Guide, British Council’s Creative and Cultural Economy series/1, British Council. 2010
10. 박헌렬, 녹색성장과 미래의 힐빙 문화시대, 한・러 수교20주년기념 국제학술대회, 중앙대학교 힐텍힐빙문화연구소, 2010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