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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KT새노조 제공. |
[일요주간 = 하수은 기자] KT새노조는 지난 27일 '2024년 김영섭 사장 경영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며 KT의 노동 인권 문제와 경영 경쟁력 약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보고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 사건이 산업재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업무상 재해로 판정될 경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T는 2024년 약 53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압적인 전출 강요와 희망퇴직 압박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심각한 노동 인권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사회적 논란이 커졌다.
KT새노조는 이를 '명백한 타살'이라고 규정하며 경영진의 책임을 강하게 요구했다. 또한 전출을 거부한 약 2500명의 직원이 강제적으로 영업 부서(Total영업TF)로 배치되면서 사실상 퇴직을 종용당한 사례가 속출해 노동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최고경영진의 부적절한 발언도 논란이 됐다. 안창용 KT 부사장은 직원들에게 “버티면 자괴감과 모멸감을 느낄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에 대한 내부 징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른 임원들도 퇴직 압박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경영진의 노동 인권 의식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 경영진의 협박성 발언 및 징계 부재
보고서에 따르면 KT는 노동조합과의 공식적인 대화 창구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구조조정과 조직 개편을 일방적으로 강행해 노동 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특히 KT새노조와의 소통 부재는 노사 관계의 불신과 갈등을 심화시켰으며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통 경영이 KT의 ESG 평가 중 ‘사회(S)’ 부문에 중대한 결함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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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KT새노조 제공. |
◇ 낙하산 인사 및 컴플라이언스 논란
보고서는 김영섭 사장이 취임 이후 정부 및 검찰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하며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3년 말 감사실장과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에 검사 출신 인사를 연이어 임명하며 내부 혁신보다는 사장 자리 보전을 위한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KT새노조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회사의 건전한 운영보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우선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 국정감사에서 위증 논란까지
2024년 국정감사에서 김영섭 사장은 구조조정과 관련해 "강압적이고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었다"고 증언했지만 이후 드러난 정황들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위증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김 사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어 KT 경영진이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중대산업재해 리스크와 노동부 조사 필요성
보고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 사건이 산업재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업무상 재해로 판정될 경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출을 거부한 2500여 명의 직원이 영업 TF 조직으로 강제 배치됐으며 차별적 대우를 받은 것은 노동 인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어 정부 차원의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ESG 평가: D 등급… 노동 인권·거버넌스 모두 '실패'
보고서는 "KT의 2024년 경영 방식은 노동 인권 보호에 심각한 실패를 보였으며 거버넌스와 윤리 부문에서도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해 노동자의 존엄과 권리가 침해됐으며 노사 간 소통이 단절되는 등 법과 규범 준수에 대한 신뢰도도 크게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KT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는 최하위 등급인 'D'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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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T새노조 제공. |
◇ 경영 성과 평가: 경쟁력 약화·단기 실적 포장
KT의 유무선 통신과 IPTV 사업 경쟁력이 현저히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KT 이동통신 가입자는 2022년 대비 약 38만 회선 감소했다. 이는 통신 3사 중 가장 큰 감소폭으로 KT의 지속적인 시장 점유율 하락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또 "대규모 현장 엔지니어 구조조정과 유통망 조직 축소로 인해 고객 서비스 및 통화 품질에서도 경쟁사 대비 열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구조조정을 통해 전체 인력의 약 23%를 감축했으며 이로 인해 통신 인프라 유지·보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KT새노조는 "2018년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대규모 통신 장애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KT는 2024년 20여 개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며 대규모 자산 유동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재무 지표를 개선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핵심 자산 감소로 수익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KT는 클라우드 및 AI 사업 강화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5년간 2조 4000억 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발표했다. 그러나 MS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KT의 독자적 기술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 경영 성과 평가 'C+' 등급...장기 경쟁력 악화 우려
보고서는 "KT의 2024년 경영 실적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과 부동산 매각 등 일회성 요인에 의존했다"며 "장기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보다는 단기 실적 부풀리기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경영 성과 평가는 ‘C+’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김영섭 사장의 경영 방식은 장기적인 비전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통신사업 1위 전략이나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보다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과 부동산 매각으로 단기 실적을 부풀리는 방식에 치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KT새노조를 비롯한 현장 노동자들은 김영섭 사장의 연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특히 강압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해 노동 환경이 악화됐으며 직원 사망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책임을 지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는 것.
보고서는 또 "국정감사에서의 위증 논란과 낙하산 인사 문제 등이 겹치면서 대내외적인 신뢰도 역시 크게 하락했다"며 "이에 따라 김영섭 사장의 연임이 현실화될 경우 KT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고 기업 평판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끝으로 "KT의 2024년 경영 방식은 단기 실적 중심의 구조조정과 부동산 매각에 집중됐으며 노동 인권 문제와 불통 경영으로 인해 ESG 평가에서도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며 "이러한 경영 기조가 지속될 경우 KT의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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