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방 불법적 인력 운영 의혹..."故 이선호 평택항 사고, 근로자공급사업 위반 소지"

황성달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3 15:11:54
  • -
  • +
  • 인쇄
-정의당 강은미 의원 "고인은 동방에서 직접 업무지시를 받은 것으로 확인...동방이 불법적으로 인력 운영"
- 동방, 이선호씨 숨지고 20일 만에 사과...유가족 측에 직접적인 사과 하지 않고 대국민 사과문만 발표 뭇매
▲고(故) 이선호씨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사진=newsis)

 

[일요주간 = 황성달 기자] 최근 이선호 군이 사망한 평택항 인력 운영과 관련, 원청업체인 동방이 불법적으로 인력을 운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입수한 동방과 우리인력이 체결한 '인력공급계약서'에 따라 이선호씨 및 아버지는 직업소개사업소인 우리인력을 통해 동방 사업장에 투입됐다.

고인은 동방에서 직접 업무지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동방이 불법적으로 인력 운영을 해 온 셈이다. 

 

▲ 인력 공급 계약서. (사진=강은미 의원실)

 

인력공급계약서를 보면 ▲용역 기간은 2019년 3월11일부터 1년 단위 자동연장 ▲계약금액은 내국인(11만5000원), 외국인(10만5000원) 1인당 인건비, 1일 8시간, 시간외 수당, 음식은 회사제공 또는 현금 5000원 ▲업무내용은 ‘갑’이 제시하는 제반기술 수준과 관리지침 등 및 ‘갑’의 요구에 따라 수행 ▲투입인력은 필요한 인력 투입명단과 함께 ‘갑’의 사전승인을 받아 공급 ▲‘을’이 인력 운영에 필요한 4대 보험과 관련 제반신고 이행 ▲도급금액은 투입인력에 따른 용역대가 지급 ▲투입인력은 갑의 요청 시 다른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고인의 업무는 동식물 검역을 위한 보조업무지만, 사고 당시 업무는 컨테이너 상하차를 했다.

강은미 의원은 “이러한 동방의 인력운영방식은 불법도급 형식이지만 인력공급이 주된 ‘인력공급계약’을 고려하면 직업안정법에 따른 근로자공급사업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경민 동방 대표.(동방 홈페이지 캡처)

 

▲주식회사 동방은 홈페이지에 고 이선호씨 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게시했다.(사진=동방 홈페이지 캡처)

현행 직업안정법상 근로자공급사업을 할 수 있는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노동조합만 할 수 있고,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고인의 아버지는 하루 일당으로 11만5000원을 받았다. 우리인력은 이 일당에서 소개요금 1만2000원과 식대 5000원을 제하고 9만8000원을 지급했다.

직업안정법상 유료직업소개사업은 고용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건설일용의 경우 구직자에 대해 3개월간 지급받기로 한 임금의 100분의 1이하, 구인자에 대해 100분의 10 이하의 소개요금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3개월 이상 지속적인 우리인력의 추가 소개요금 징수는 직업안정법 위반이 된다. 특히 인력공급계약서상 식사는 회사가 별도 제공하도록 했는데 우리인력은 작업자에게 식대비 5000원을 추가 부담하게 했다.

강은미 의원은 “이러한 고용형태는 임금 등에 부당한 편취는 물론 중대재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동방의 불법적인 인력운영 문제를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부가 동방의 불법적 인력운영과 안전관리자, 수신호 담당자 부재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에 대해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은 이선호씨가 불법파견 형태로 근무한 정황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 당시 이씨가 동방에 인력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은 우리인력을 통해 일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실제 근무 현장에서는 원청인 동방의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면서 불법파견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 이씨가 맡았던 평택항 내 동식물 검역 업무와 사고 당일 진행한 컨테이너 작업 업무 모두 파견 허용 업무가 아닌데다, 우리인력 역시 파견업체가 아닌 직업소개소로만 등록돼있다.

  

13일 고용부에 따르면 이씨가 소속된 인력공급업체 '우리인력'과 이 회사가 인력을 공급한 원청업체인 '동방'을 대상으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
 

이런 가운데 동방은 이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20일 만에 사과를 했다. 하지만 동방은 유가족 측에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대국민 사과문만 발표, 사과를 하고도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유족이 요구하고 있는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도 빠졌다.

 

성경일 동방 대표이사는 12일 회사 임직원들과 함께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 운영동 앞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성 대표는 "안전관리에 소홀 했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고, 필요한 모든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장례절차 등은 유족의 뜻에 따르겠다. 국민 여러분께 이번 사고로 심려를 끼치게 된 점을 송구스럽고, 고인과 유가족에게 다시 사죄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동방은 사과문의 내용과 발표 일정을 사전에 유족 측과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사과문을 발표한다는 사실도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진상조사를 마치고 사후 대책을 세운 뒤 기자회견 형식이 아니라 유가족에게 사과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고 비판했다.
 

한편 청년유니온은 지난 11일 이씨 산재사망 사건 해결촉구를 위한 청년촛불 피켓팅을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열었다.

 

청년유니온은 "원청인 동방은 물론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고 이선호씨 산재사망 사건에 진정어린 사과는 물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특별한 조치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것만 지켜졌다면 말이다"며 "마련되지 않았던 안전사고 대책 매뉴얼, 형식상 이루어진 안전교육, 안전관리자의 부재, 지급되 지 않은 안전모. 사고가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현장이었다"고 일갈했다.


이어 "아버지와 같이 일하던 아들의 비극적인 사고는 2주후에나 세상에 알려졌다"며 "자식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가장 힘들었을 부모가 나서서 자식의 죽음을 알려야 하는 이 비정한 현실이 너무나도 통탄스럽다"고 개탄했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황성달 기자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