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총수일가 지분 50% 이상 막강...홍원식 사퇴 이후 지배구조에 쏠린 눈

황성달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0 17: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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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4일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사퇴했다.(사진=newsis)

 

[일요주간 = 황성달 기자] 국내 상장사는 2500곳에 달한다. 이 중 오너 1명이 주식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최대주주는 3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상장사 중 50% 넘게 지분 보유한 개인주주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고 10일 밝혔다.

이 가운데는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해 7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 오너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경우 사실상 다른 주주들의 견제로 부터 자유로운 확고부동한 경영권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개인주주가 주식 지분 50% 이상 보유한 34개 상장사 중에 오너가의 이사회 진출 비율이 10%대 이하로 낮아 상대적으로 독립적이고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한 곳은 6곳(17.6%)에 그쳤다.

오너 일가의 이사회 참여 비율이 높으면 가족 단위로 이사회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소 폐쇄적인 경영을 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높은 반면 오너가 비율이 낮으면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는 게 한국CXO연구소의 진단이다

이번 조사 대상 34개 상장사 중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9360억원을 기록한 남양유업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은 51.68% 지분(2020년 12월 말 기준)을 갖고 있는데, 특수관계인인 처 이운경, 동생 홍명식, 손자 홍승의 등과 합치면 홍원식 회장의 지분은 53.08%%까지 늘어난다. 

 

▲2020년 12월 말 기준 남양유업 이사회 구성.(자료=금감원 전자공시)


남양유업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대목은 오너가의 비율인데, 남양유업 이사회는 홍원식 회장을 필두로 지송죽 이사, 홍진석 상무 3명이다. 지송죽 이사는 홍원식 회장의 모친이고, 홍진석 상무는 홍원식 회장의 아들이다. 현재 기준만 놓고 본다면 이사회 중 50%인 절반이 가족 구성원으로 채워져 있다. 이렇다 보니 남양유업의 경영방식이 시대에 뒤 떨어진 다소 폐쇄적인 방식으로 이사회를 운영한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오너가 이사들 중 홍원식 회장의 아들 홍진석 상무는 지난 4월 보직 해임됐고, 올해 93세인 모친인 지송죽 이사는 최근 3년 간 이사회 참석률이 0%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홍원식 회장 마저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당한 것을 비롯해 영업정지 2개월 행정처분 부과를 통보 받았다. 이에 홍원식 회장은 지난 4일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 사퇴했다.

 

▲2020년 12월 말 기준 남양유업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자료=금감원 전자공시)

 

홍원식 회장이 사퇴함에 따라 남양유업은 회장과 대표이사 모두 공백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소유·경영 지배구조 분리 등 경영 쇄신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엔 정재연 남양유업 세종공장장이 선출됐으며, 곧 비대위원 구성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가 출범한다해도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을 비롯해 총수일가의 지분이 여전히 50% 이상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영 쇄신안이 나올지, 전문경영인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관건은 남양유업 총수일가의 지분 매각 여부에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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