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사회공헌 재단, 전 임원들이 꿰차
일반 직원들은 줄이는데 혈안…형평성에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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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왼쪽부터 한동우 신한장학재단 이사장,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 이진국 하나금융 공익재단 이사장> |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가 출연해 설립한 사회공헌재단의 수장에 퇴임한 전직 임원들이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에서 물러난 금융지주의 전직 회장이나 부회장, 계열 은행의 은행장 본부장 등 인사들이 지주사 산하의 재단 이사장·이사·감사 등으로 거취를 옮기고 있는데 예전부터 행해오던 이러한 ‘전관예우’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시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그룹은 산하 장학·공익 재단 이사장에 전임 경영진들을 앉혀 비난을 받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상시화 된 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일반 직원들은 줄이고 있는데 혈안이 된 반면 임원들에게는 일자리를 챙겨주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신한금융은 산하 ‘신한장학재단’ 이사장 자리를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이 차지하고 있다. 한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신한금융 회장으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겸임하던 신한장학재단 이사장 자리는 회장 퇴임 1년이 가까워지도록 내려놓지 않고 있다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임기는 21년 12월까지인데 현재 1년 더 연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 측은 “법과 시행령을 살펴본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공익재단의 경우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것보다 관련 사업을 했던 사람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이러한 해명에도 여전히 특혜 의혹은 남는다. 이는 전임 회장‧이사장도 마찬가지다. 신한장학재단 1대 이사장인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은 2010년 11월 지주 회장직에서 퇴임했지만 장학재단 이사장직은 2년 동안 더 유지하다가 2012년 10월이 돼서야 물러났다. 한 전 회장도 당시 전철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한 전 회장은 타 금융지주사에는 없는 상임고문을 맡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전 회장의 고문료와 임기가 취임 당시 월 3000만원에 3년인 것으로 알려져 거액 고문료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관예우’ 은행 몸집 줄이기 행보와 반대
지난 2006년 설립된 하나금융지주의 사회공헌 재단 이사장직을 모두 전 부회장들이 꿰차고 있다. 하나금융은 과거 하나‧외환은행 두 은행을 금융지주 산하로 두고 있었던 만큼, 각 은행이 출연한 재단 두 곳이 은행 통합 이후에도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사회공헌 재단인 하나금융 나눔재단의 이사장은 김한조 전 하나금융 부회장이 지난 2015년 4월부터 맡고 있다.
김 전 부회장은 2014년부터 외환은행장을 역임한 뒤 통합하나은행(현 KEB하나은행) 출범 이후 2016년까지 하나금융 부회장으로 일했다.
하나금융 공익재단은 이진국 전 하나금융투자 대표가 맡고 있다.
재단 이사장직에 출연 은행 출신 전직 임원들을 배치해 자리보전을 해준 꼴이다.
금융지주와 은행의 이 같은 ‘전관예우’는 최근 몸집 줄이기 행보와는 반대되는 양상이다.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매년 희망퇴직을 실시해 행원들을 내보내면서 임원들에 대해서는 특혜를 주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업계 행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공익법인의 사회공헌 활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전관예우를 위한 자리 만들기가 아닌 전문성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투명하게 조직이 운영 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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