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최종문 기자] 영남권에 이어 호남권에도 '신공항' 바람이 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건 데 이어,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도 새만금에 국제공항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갈등을 야기한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정치권이 지역간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고 나서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추 의원은 지난달 27일 전북 전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대표가 되면 새만금 신공항을 이뤄내겠다"며 "물류 거점 지역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8월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만금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걸며 전북 민심을 얻겠다는 계산이다.
그러자 여당에서도 '새만금 신공항' 필요성을 들고 나왔다. 전북 전주을 지역구 출신인 정운천 의원은 4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 공항은 전북도 안에서 부지가 선정되는 만큼 지역 간 합리적 조정을 통해 최적의 부지를 결정하면 된다"면서 "새만금에 한·중 경협단지가 조성되고 국제 규모의 기업들이 들어서는 만큼 항공 물류를 소화하기 위한 국제공항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에 더해 "새만금개발청의 전북 이전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2017년도 국가 예산에 개발청 청사의 이전 예산을 반드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시에 입주해있는 새만금개발청의 임대 계약 기한이 9월 종료되는 만큼, 이를 전북 지역으로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신공항건설은 경우에 따라 수십조원이 드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표심을 얻기 위한 발언이라 하더라도 일개 국회의원이 지역을 찾아 공약으로 내걸만한 사안이 아닌 것이다.
특히 새만금 신공항 문제는 전북과 전남의 여론이 맞서고 있다. 전남 지역에서는 새만금 신공항 구상에 반발하며 '무안공항과 광주공항의 통합 운영'을 주장하고 있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 상황에서 여야 정치인들이 '제2의 영남권 신공항 사태'가 또 다시 벌어질 수 있는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따갑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새만금 신공항 문제가 제2의 영남권 신공항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데도 정치인들이 이를 언급하고 나서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전북 지역 국제공항 수요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봐도 회의적"이라며 "호남에 기반을 둔 의원이거나 정당에서 이런 식으로 신공항 문제를 띄운다면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사례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적어도 중진급 이상의 의원들이라고 한다면 국가 운영 전체를 놓고 공약을 내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