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기축통화’ 역사적 편입 대분수령

소정현 / 기사승인 : 2016-08-29 10: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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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그랜드 차이나벨트’ - 기축통화·AIIB
본지는 특별기획 일환으로 ‘차이나 벨트’ 코너를 신설해 중화권 전반의 모든 것을 심층 조망한다. 한중 관계 경제교류는 한층 위력을 발하고 있다. 양국간 교역은 상호 최상위권에 있으며,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을 통해 글로벌 경제 주축의 핵심 역할론 연착륙에 자신감을 고양시키고 있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은 세계 주요통화로서 위상을 확장 심화시킬 것이다.이에 본지는 홍콩에서 중화권 무역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Kstars 그룹 리키장’과 함께 중화권 ‘경제·금융·무역’ 흐름을 심층 분석해 보도한다. - 편집자주


1980년 이후 35년 만에 위안화 SDR 극적 편입

달러와 유로, 파운드와 엔화 이어 세계 5대통화



▲ 2015년 11월 30일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안화를 기축통화의 한 주축인 SDR(특별인출권)로 편입을 결정한 역사적 분기점을 이룬 날이었다.
2015년 11월 30일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안화를 기축통화의 한 주축인 SDR(특별인출권)로 편입을 결정한 역사적 분기점을 이룬 날이었다. 바야흐로 중국의 위안화는 미국 달러, 유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와 함께 명실상부한 세계 5대 통화로 급부상하게 됐다.

기축통화는 국제 거래를 할 때 기본이 되는 화폐로 IMF가 새로운 국가의 화폐를 편입한 건 지난 1980년 이후 35년 만으로 위안화의 SDR 편입은 IMF 실무진의 준비가 완료되는 2016년 10월부터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1969년 IMF에서 창설된 특별인출권 기반 통화인 SDR은 국제 준비통화인 금과 달러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제3의 통화’로서 IMF 회원국이 담보 없이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여 외환위기를 겪는 각 회원국의 부족한 외환보유액을 보완한다.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폭풍 성장한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달러가 독주해 온 국제 화폐 질서에 대항할 수 있는 대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중국이 기축통화에 첫 도전장을 내민 것은 2010년이다. 당시 IMF는 “위안화는 주요 통화와 자유로운 교환이 원활하지 않는 등 외환시장에서 ‘통상적 거래’가 불가능하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5년마다 SDR 편입을 심사하는 IMF는 2015년 상반기만 해도 부정적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중국이 위안화 기준 환율 산정 방식에 시장 환율을 반영하는 등 금융시장 자유화 조치들을 구체화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결국 IMF는 2015년 11월 13일 위안화의 SDR 편입이 적절하다는 판단하에 “집행이사회에 위안화의 SDR 편입을 제안하기로 했다”는 요지의 실무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위안화 SDR 편입을 기정사실화했다.


국제준비자산으로 ‘종이 황금’으로도 불리는 SDR는 그 동안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4종의 화폐로 구성돼 있었다. 비록 막차를 타게 된 것이지만 위안화의 편입 비율은 10.92%로 정해졌다. 이는 달러화(41.73%)와 유로화(30.93%)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엔화(8.33%)와 파운드화(8.09%)보다는 높은 것이다. 이제 위안화는 세계 3대 기축 통화의 반열에 오르게 된 셈이다.


현재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기존 4종류의 SDR 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92.9%에 달한다. IMF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편입시킨 것은 편입 통화의 수를 16개에서 5개로 줄인 1980년의 결정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SDR 통화군에 대한 큰 변화이다.


SDR 편입으로 위안화가 기축통화로서 위상이 제고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위안화의 SDR 편입 후 5년 안에 위안화의 완전태환과 자유로운 사용을 가능케 할 방침”이라며 “2020년까지 세계 무역 결제액의 33% 이상이 위안화로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피력했다. 부수적으로는 위안화의 SDR 편입이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가속화하는 촉진제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CICC)는 “중국 경제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통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듯 위안화의 SDR 편입을 계기로 중국 금융의 글로벌화에 따른 위안화의 국제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욱이 각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글로벌 투자 기관들이 위안화 자산 비중확대에 나서면서 위안화 수요는 한층 확충될 것이다.


악사인베스트먼트(Axa Investment)는 전 세계 각국이 외화보유액 중 위안화 자산의 비중을 매년 1%씩 늘릴 경우 앞으로 5년간 6,000억달러 상당의 위안화 수요가 파생될 것으로 예측한다. 여기에 덧붙여 그동안 달러화와 엔화를 준비 자산이나 결제 수단이나 사용해 온 아시아 국가들이 엔화 대신에 위안화로 대체할 가능성도 분명 상존한다.


중국은 우리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위안화 결제가 늘어나면 달러 편중에서 벗어나 환율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역사적 출범


중국이 기축통화의 반열에 오르게 된 소식을 전하기가 무섭게 또 하나의 낭보가 날아들었다. 중국이 아시아 경제를 선도하는 신주축이라 할 수 있는 국제금융기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이 2016년 1월 16일 개소식을 통해 출범을 알렸다.


AIIB는 2013년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며 창설을 직접 제안한바, 1년 후인 2014년 10월 24일 아시아 21개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2014년 10월 당시 MOU 참여 국가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 몽골,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오만, 쿠웨이트, 카타르 및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9개국 등 총 21개국이었다. 인도네시아는 2014년 11월 25일 가입 승인을 받는다.


서방국가 중에는 2015년 3월 12일 영국이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AIIB 가입을 공식선언했고 이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한국 등이 추가로 가입의사를 밝힘으로써 2015년 3월 31일까지 AIIB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국가는 48개국에 다다랐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 사이에서 미루다 2015년 3월 26일 AIIB에 공식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현재 미국, 일본 등은 가입 의사가 매우 희박한 상태이다.


드디어 2016년 1월 16일 57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중국 주도하에 아시아 지역 개도국들의 사회간접자본 건설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금융기구 AIIB가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본부는 중국 베이징에 위치하며, 총회, 이사회, 사무국으로 구성된다.


중국은 참가국 중 가장 높은 AIIB 출자비율(지분율) 30.34%와 투표권 26.06%를 확보해 사실상 주요 안건에 대한 거부권을 확보했다. 우리나라도 57개국 중 중국, 인도(8.52%), 러시아(6.66%), 독일(4.57%)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지분율(3.81%)에 37억4000만 달러를 배분받았다. AIIB 초기 투자재원은 회원국들의 납입자본금과 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된다.


초기 자본금의 대부분을 중국이 투자하여 500억 달러 규모로 시작된 AIIB의 총 자본금은 각국의 투자를 받아 1000억 달러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AIIB의 출범에 앞서 미국이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통해 세계 금융질서를 주도하는 현실에서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우리나라, 영국 등의 참여까지 이끌어내며 새로운 금융질서 재편을 선도할 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검증받은 셈이 됐다.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수익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게 특징인 AIIB의 투자 범위는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교통, 통신·IT, 전력 등 에너지, 건축, 토목, 상하수도, 농촌개발, 수자원 등으로 폭 넓으며 이사회에서 4분의 3 이상의 의결을 받으면 비회원국 지원도 가능하다 한다.


AIIB의 경쟁 상대로 꼽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 회원국이 67개국임을 감안하면 규모 면에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이다. 또한 AIIB는 미국과 일본 주도의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 : Asian Development Bank)을 견제하려는 성격이 농후하다. 1966년 창설돼 그동안 아시아에서 사회기반시설 자금을 지원해온 ADB는 일본과 미국이 각각 1대, 2대 주주로 15.7%와 1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미국의 전폭적인 후원에 힘입어 초대부터 현재 나카오 다케히코 총재까지 9명의 총재 모두를 배출하면서 ADB를 장악해왔다. 그리고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지만 ADB에서 중국의 지분은 6.47%밖에 되지 않아 발언권은 미미한 편이다.


기존 국제금융기구 내의 지분이 미미했던 한국이 AIIB 가입은 국제적 금융위상을 높이는 호기이기도 하다. 더욱이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시아지역의 인프라시설 투자 수요가 2020년까지 매년 7300억 달러에 달하는데, 한국은 AIIB 가입국으로서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져 제반 중국의 충분한 지원이 기대된다.


중국이 무역 강대국에 이어 금융 강대국으로 부푼 야망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중국은 이미 2015년 7월 브릭스(BRICS) 5개국의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NDB) 설립 협정 체결을 주도한 바 있다. 2016년 4월부터 본격적 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브릭스 신개발은행에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한다. 초기 자본금은 1000억 달러로 본부는 상하이이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은 브릭스 회원국과 함께 1000억 달러 규모의 위기대응기금(Contingent Reserve Arrangement, CRA)도 설립할 계획이다. ‘미니 IMF’라 부르는 CRA에는 중국이 410억 달러, 러시아와 브라질, 인도가 각각 180억 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이 50억 달러를 출연할 예정이다.


기축통화 중핵으로 원대한 대장정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위안화의 SDR 편입이란 양대 목표를 달성했다. 2016년 중국 주도로 출범한 다자간 금융기관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위안화 SDR 편입과 결합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며 달러의 패권에 대항할 경제블록의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에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는 한층 강화될 것이 확실하다.


중국은 AIIB 창구를 통해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적극 추진 중이다. AIIB 인프라 건설에 중국의 국유기업들이 진출하면 당연히 위안화의 결제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안화의 무역 결제를 확대하고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등 자국 통화의 국제화를 적극 추진해왔다. 이제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는 강력한 시동을 걸 조짐이 역력하다.


아시아 국가들과 중국·홍콩간 무역거래에서 결제통화로 사용되는 위안화 비중이 일본 엔화, 홍콩 달러를 제치고 1위로 부상했다.


2015년 5월 28일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홍콩과 무역 거래시 위안화 결제 비중이 3년 전(2012년) 7%에서 최근 31%로 확대되면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화폐로 자리 잡았다. 특히 중국과 한국,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 등 5개국 간 위안화 결제 비중이 총 결제액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2014년 한국을 비롯하여 호주 시드니, 말레이시아 쿠알룸푸르, 태국 방콕 등 11곳에 위안화 청산결재은행(元化 淸算決濟銀行)을 설치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산은 거래계약 체결 후 거래 참가자 간에 차액을 계산해 결제를 위한 최종 포지션을 확정하는 것이다. 결제는 이렇게 청산 작업이 끝난 후 실제로 돈이 오가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행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청산결제은행 지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며, 인민은행은 교통은행 서울지점을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했다.


또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으로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은 2.17%로 세계 5위다. 종전 7위에서 캐나다달러와 호주달러를 제친 것이다. 2012년 20위에 비하면 15계단이나 높아졌다.


2014년 지역별 대중 거래(홍콩 포함)에서 위안화 활용 비중은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인데 특히 중남미(66%)와 중동(58%)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인도, 몽골, 이란, 나이지리아, 케냐 외에도 최근 영국이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으로 편입하였다, 또한 SWIFT는 "캐나다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위안화 결제 및 거래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캐나다는 2015년 4월부터 중국·홍콩과의 무역 거래시 결제수단으로 위안화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달러 다음으로 위안화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무역결제에서 중국의 위안화가 일대 도약을 이룬 가운데, 또 하나의 위안화 국제화의 추진축은 중국이 다수의 국가(지역)들과 통화스와프 결실이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총 28개 국가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으며, 그 규모는 총 3조1000억 위안에 달한다.


위안화 국제화는 해외직접투자(ODI)를 통해서도 가속화되고 있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ODI를 허용한 첫해인 2011년 ODI의 5% 수준인 201억위안이 해외에 투자됐다. 2012년엔 이 규모가 304억위안으로 불어났다. 주로 홍콩과 싱가포르 등 화교권 국가에 집중됐다.


중국은 개인의 해외직접투자도 곧 허용할 방침이다. 리커창 총리가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공식 언급한 사안으로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 개인의 해외직접투자가 개시되면 위안화로 개인이 직접 해외에 투자하는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달러화와 유로화가 국제통화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다. 달러화는 모든 SWIFT 결제의 44.6%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로화는 28.3%를 차지한다. 영국 파운드화는 3위로 7.9%를 담당하고 있다.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자리매김 하려면 다수가 사용하는 소위 네트워크(network) 효과를 발생시켜 거래비용을 줄여 줄 수 있어야 하며, 각 국가가 위안화를 보유함으로써 가치를 보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통화가치의 안정성 △전 세계 외환시장에서의 거래 규모 △결제통화로서의 거래 규모 △각국 경제 규모 △자본시장 개방수준 등 다섯 가지 기준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가 중국을 신뢰하고, 기축통화국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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