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 배치 대체 부지 ‘성주골프장’ 최종 확정

최종문 기자 / 기사승인 : 2016-09-30 14: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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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 설치되는 사드, 민가에 영향 없나?
▲ ⓒ뉴시스

[일요주간=최종문 기자]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대체 부지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으로 9월 30일 최종 선정됐다.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입지조건과 잘 갖춰진 기반시설 여건이 다른 후보지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다. 이로써 한·미 군 당국은 지난 7월 13일 경북 성주 성산포대로의 사드 배치 지역을 결정한 뒤 지역주민 중심으로 강한 반발에 부딪힌 뒤 두 달여 만에 대체 부지를 확정했다.
사드 대체부지, 성주골프장으로 선정된 이유는?

성주골프장은 국방부가 제시한 부지 선정의 6가지 기준을 대부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 운용성 ▲주민·장비·비행안전 ▲기반시설 체계 운용 ▲경계보안 ▲공사소요 및 비용 ▲배치 준비기간 등이다
평가 대상이었던 대체부지는 성주골프장을 비롯해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 3곳이었다. 한·미 군당국이 내년 말 실전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부지 조성을 위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성주골프장은 기존 성산포대 면적(11만6584㎡)보다 15배 이상 넓은 178만㎡로, 이 중 96만㎡가 골프장이고 나머지 82만㎡는 임야로 알려져 있다. 넓은 데다 평평하기 때문에 군사 시설이 들어오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입로 등 기반시설도 갖추고 있다.
반면 염속봉산과 까치산은 각각 해발고도가 685m와 449m로 성주골프장보다 낮고 접근성이 떨어진다. 산을 깎아 부지를 조성해야 하는데 공사기간에만 2~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내년말 실전배치가 어렵다. 때문에 국방부에서도 부적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성주골프장은 성주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져 있고 해발고도 역시 680m로 기존 성산포대(해발 383m)보다 높아 레이더 전파로 인한 안정성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사드는 적의 미사일을 종말 단계(미사일이 포물선으로 날아오다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단계)에서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로 미사일을 포착하는 레이더 각도가 5도 정도 하늘을 향하게 돼 있다. 사드 포대가 높은 곳에 위치하면 그만큼 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레이더가 향하게 되는 성주골프장 북쪽 5㎞ 안에는 김천시 남면·농소면 등 주민 2,1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기존 성산포대의 경우 1.5㎞ 떨어진 곳에 1만4,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던 것에 비하면 적은 수다.
한편 성주골프장은 행정구역상 성주군에 속하긴 하지만 북쪽 끝에 위치하고 있고, 사드레이더가 향하고 있는 김천시 동남쪽 아랫부분과 맞닿아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입지적 특성이 기존 성주 주민과 김천 주민의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정치적 판단도 깔려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드배치 결론 났지만 해결과제 多
국방부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 대체부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을 확정했지만 지역 주민 반발과 부지 매입비용·절차 등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김천 지역 주민들과 성지가 있는 원불교 종단의 반발이 거세다. 성주골프장은 북서쪽으로는 김천시 농소면·남면 등과 1.5~5㎞ 정도 떨어져 있고, 김천시 율곡동 혁신도시와는 7㎞ 떨어져 있다. 이에 김천에서는 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를 통해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나영민, 박우도 공동투쟁위원장과 지역 시민 10여명은 항의차원의 도보투쟁단을 만들어 국방부까지 걸어 이동 중이다. 추후 김천 투쟁위의 대규모 집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지난 27일부터 사드 배치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면서 단식 투쟁에 나서고 있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과 국방부 관계자 등이 이날 오전 언론 발표보다 앞서 경북도와 성주군 등 해당지자체를 먼저 찾아 설명을 한 것도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불교 역시 종단 차원에서 사드 배치 반대를 공식입장으로 밝힌 상태다. 원불교 성주 성지는 성주골프장에서 직선거리로 500m 이내에 위치해 있다. 지역 주민 외에 설득 대상이 늘어났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천 시민들과 원불교측의 양해를 구한다 해도 부지 매입비용과 절차 등이 남아 있다. 성주골프장 부지 시세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롯데가 지난 2008년 말~2009년 700억원대에 골프장을 인수했고 현재 시세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일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당장 예산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고,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문제이기에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지 매입 절차 역시 간단치 않다. 성산포대의 경우에는 군 소유였기 때문에 별도의 매입 비용이나 행정적 절차가 복잡하지 않았지만, 성주골프장의 경우 사유지인 만큼 정부가 이를 매입한 뒤 용도변경 등 행정 절차를 거쳐 미군 측에 공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가 성주골프장 부지를 전부 매입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부분 매입 가능성과 함께 토지 맞교환 방식 가능성도 제기된다. 토지 맞교환은 국유지·군유지 등을 사유지와 교환하는 것으로 비용이나 절차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월한 계약 방식이다. 현재 국방부가 수도권에 보유 중인 토지와 성주골프장을 맞바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성주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롯데 측과 본격적인 소유권 이전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성주골프장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하는 절차적인 과제도 남아있다. 다만 국방부가 예외조항을 담은 환경영향평가법 제10조를 앞세워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피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中, 사드 반대 보복 본격화 가능성도 있어

사드 대체부지가 최종 확정됨에 따라 군 당국의 배치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변국들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왔으나, 최근 부지 선정 갈등이 이어지면서 다소 관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대체부지 확정이 임박해지자 다소 강경한 메시지를 발신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양위쥔(楊宇軍)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가 배치될 경우 이에 따른 전략 안보 균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외교부를 통해 반대 입장을 발표했던 중국이 국방부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경우에 따라 군사적 조치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히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다소 수면 아래에 있던 사드 배치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안보리 결의 수위와 채택 시점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이 또다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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