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워 엘리트 조용원, 노동당 조직부 젊은 실세 '향후 향배 주목'

소정현 / 기사승인 : 2016-10-04 16: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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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조용원 ‘노동당 조직부’ 부부장(오른쪽 후미)
[일요주간=소정현 기자]

5년차 김정은 숙청등 공포정치 통해 세대교체 추진
노동당 7차대회를 통해 김정은의 ‘당(黨)’으로 중점
2015년 김정은의 현지 시찰 수행 횟수 2위에 올라

부친은 선군정치 표방, 조부처럼 노동당중심 재복귀
신실세 조용원의 ‘노동당 조직지도부’ 최대 권력기관
조용원부부장 평양 일꾼들 인사권을 쥔 요직에 있어



北 조용원 실세로 부각 ‘세대교체’ 신호탄?

북한 김정은 체제는 2016년 출범 5년 차를 맞는다. 그동안 숙청과 처형, 공포정치 등을 통해 김정은은 세대교체를 꾸준히 추진해 왔고 정권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북한이 2016년 5월 6~9일 진행한 노동당 7차 대회를 통해 노동당을 김정은 당 위원장의 ‘당(黨)’으로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고 정부가 분석했다.

통일부는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이 정무국과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직위를 신설하고 비서제와 비서국,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폐지한 것에 “당이 김정은 권력 집중의 통로로 기능하도록 조직을 개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당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당 위원장’ 직책을 통해 친정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이번 당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ㆍ후보위원을 선출하면서 절반이 넘는 54.9%를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였다.

여기에서 단연 주목되는 인물이 조용원이다. 2014년 처음 외부에 존재가 알려진 북한 간부가 1년 만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최측근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관측돼 관계 당국이 주목하고 있다.

2015년 11월 29일 당국에 따르면, 2015년 김정은의 현지 시찰 수행 횟수에서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37회를 기록, 황병서 군총정치국장(74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2016년 5월 북한의 7차 당 대회를 통해 급부상한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2016년 상반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공개행보를 가장 많이 수행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당 대회 당시에는 김정은 당 위원장이 앉은 주석단 바로 뒤인 두 번째 줄에 자리해 주목을 끌었다. 우리로는 차관급인 조용원은 최부일 인민보안부장과 이일환 당 근로단체 부장 등 장관급 인사들 사이에 앉아 그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조용원이 주석단에 앉은 김 제1비서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귓속말로 지시를 받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북한에서는 직위에 무관하게 최고지도자와 얼마나 근접 거리에 있느냐가 '실세의 기준'이 된다. 또한 북한에서 김정은 제1비서의 현지지도에 동행하는 횟수나 동행자의 호명 순위 등은 당의 서열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척도다.

59세로 추정되는 조용원은 최근에는 나선시 수해복구현장, 모란봉악단 공연, 평양어린이식료품공장, 평양 지하전동차 시운전, 원산구두공장 등 김정은 제1비서의 모든 현장시찰을 수행하고 있다.

조용원은 2014년 12월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했고, 이후 김정은의 현지 시찰을 밀착 수행하는 모습이 자주 보도됐다. 워낙 갑자기 떠오른 인물이어서 우리 정부는 세부적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조용원은 빨치산 출신인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가 폐암으로 장기간 치료받던 중 2015년 11월 7일 94세의 나이로 사망한 리을설 인민군 원수의 장의위원회 170여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장의위원회 명단은 북한의 당·정·군 등 모든 분야의 인사들을 권력 순위에 따라 나열하기 때문에 북한 엘리트들의 권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이 같은 권력 순위는 정치 엘리트가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정치국 위원·정치국 후보위원 등 당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또 조용원은 북한이 발표한 당 대회 집행부 39명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정부가 주기적으로 북한 당·정·군의 말단 인사까지 총망라해 발간하는 '북한 인명사전'에도 조용원의 이름은 나와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관급 조용원은 김정은이 핵심 실무진인 부부장급을 데리고 다니면서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용원의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고위 간부들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고 당 생활을 감시·통제하는 핵심 권력기구이지만, 북한은 현재 조직지도부 비서와 부장이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조직지도부 출신인 황병서, 현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북의 실세라고 보는데 조용원은 이들을 잇는 신주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2015년 11월 29일 당국에 따르면, 2015년 김정은의 현지 시찰 수행 횟수에서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37회를 기록, 황병서 군총정치국장(74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북한의 촤대 핵심 권력기관

조선로동당 조직지도부(朝鮮勞動黨組織指導部)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배 정당인 조선로동당의 중앙위원회 비서국에 속하는 기관이다.

김정일 자신이 사실상의 부장직을 겸임하고 김정일 직속 제1부부장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권력층에 속하는 인물들의 사상 검열이나 인사 사정과 숙청 등을 관장하는 국가안전보위부를 수족처럼 부리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심 권력기관으로 불린다.

북한 독재 체제를 지탱하는 3대 핵심 축은 노동당, 군, 국가안전보위부(비밀경찰)이다. 김일성 시대부터 시작해 김정은 시대까지 달라지지 않고 있는 굳건한 시스템이다.

김일성 시대에는 노동당 군 보위부 순으로 권력이 배분됐으나 김정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군이 정점에 서게 된다. 김정일이 1990년대 중반 이후 경제 파탄으로 민심이 흔들리자 “권력은 총에서 나온다.”며 ‘선군정치’(先軍政治)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당시 군은 북한에서 가장 우대받는 조직이 되었고 다음으로 국가안전보위부, 노동당 순이었다.

선조인 김일성은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받아들여 북한사회에 적용한 만큼 국가와 당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소련의 조직체계와 비슷한 방식으로 구성하였다. 과거 소련의 레닌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김일성은 조선노동당의 당중앙위원회를 중심으로 당과 더불어 북한 사회 전반을 통치하였다.

북한에서 노동당의 위상은 헌법 제11조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이는 북한에서 국가보다 당이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헌법보다 상위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는 당 규약의 제23조는 당중앙위원회가 당의 노선과 정책을 수립하고 그 수행을 조직 지도한다.

김정은 시대에는 김일성처럼 다시 노동당이 약진하는 추세이다. 노동당 내 인사권을 틀어 쥔 조직지도부가 김정은이 후계자이던 시절부터 꾸준히 그에게 충성을 바쳐 신임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동당 내 권력구조도 달라졌다. 김정일 시대에는 장성택이 장악했던 행정부가 중심이었지만 김정은 시대에는 조직지도부가 권력의 핵심이 됐다. 주지하다시피 장성택은 막대한 세력과 재력을 움켜쥐고 있다가 김정은 장기 집권에 위험한 인물로 낙인찍혀 2013년 12월 비참하게 처형됐다.

북한은 주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를 신격화하고 절대복종하는 인권 거부(Human Rights Denial) 정책을 고수하고, 그 인권거부 정책을 실행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기관이 노동당 조직지도부라는 지적이다.

북한에서 자행되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유린에 책임자 처벌의 최우선 대상은 노동당 조직지도부라고 미국의 전문가는 지적한다. 한미연합사령부의 국제관계 담당관을 지낸 로버트 콜린스(Robert Collins) 박사는 지도자 김정은 이외에 북한 인권유린의 책임자 처벌의 최우선 대상으로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조연준 제1부부장 등을 지목한다. 이외에도 조직지도부의 김경옥, 민병철, 그리고 조직지도부 군사부문 담당 황병서 등 네 명을 거론한다.

콜린스 박사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최근 발표한 400여 쪽에 달하는 북한인권 실태보고서에서 이들 네 명이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북한에서 핵심 간부들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모든 간부와 당원, 주민의 생활을 통제하는 조직지도부는 장성택 숙청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 영국 등 4개 연합국이 나치독일의 고위관료와 장성 등을 반인륜적범죄 등의 죄목으로 기소한 뉘른베르그 재판과 같은 북한 인권유린 책임자 처벌이 있을 경우 이들이 바로 그 대상이라는 지적이다.

조직지도부는 수십 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끈끈하게 의리로 다져온 북한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다. 이 그룹에선 아직 숙청된 인물이 한 명도 없다. 이렇게 무소불위 막강한 조직지도부는 핵심 5과를 갖고 있다.

(생활지도과)에서는 전당원과 근로자가 매주 ‘생활총화’를 실시한다. 생활총화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자아비판’과 동료들의 과오를 지적하는 ‘호상비판’(상호비판)이 있다. 이 생활총화를 생활지도과가 담당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생활지도 13과(군 담당)의 권한은 막강하여 조선인민군 총참모장도 생활지도과의 지도 아래 생활총화를 해야 한다.

(검열과)는 어떤 고위 권력자라도 검열과 숙청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검열4과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고위층만을 전문적으로 관리, 감시하는 것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권력 고위층의 숙청을 담당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당원등록과)는 모든 당원등록과 함께 조선로동당의 당원증 발부 재량권과 분배의 권한을 갖는다. (간부과)는 1과와 2과(중앙), 3과(지방), 4과(군), 5과(호위사령부), 6과(국가안전보위부), 7과(인민보안부), 8과(사법부), 9과(내각), 11과(대남 공작 부서)등으로 나뉘는데, 당과 군 그리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모든 기관의 상위 권력층의 인사를 담당한다. 예컨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조직지도부의 검증과 동의를 얻어 임명된다. (통보과)는 모든 정책을 승인하고 비준하는 권한을 수행한다.

최연소이지만 ‘추후 영향력’ 막강해질듯

조용원 부부장은 말 그대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2014년을 기준으로 북한의 주요기관·단체 인명록과 인물정보에서 조 부부장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사를 분석한 ‘김정은 정권 권력엘리트의 변동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까지 조 부부장은 김정은 제1비서를 수행한 상위 24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영향력은 막강하다는 후문이다.

조직지도부는 감시와 검열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이다. 조용원은 조직지도부 말단 지도원에서 시작해 부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12월 단 한차례 등장한 것이 처음이며 그 전에는 관영 매체에 이름이 호명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라는 것은 군사·행정이라든가, 내부 검열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총괄하는 권력 중의 권력이다. 이러한 현상은 김정은 제1비서가 세대교체를 단행하기 위한 과정으로, 현지지도 수행을 통해 당의 부부장급을 평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짧은 후계자 기간으로 인해 ‘자기사람’이 없는 김 제1비서가 비교적 젊은 실무진을 중심으로 선대에서 대물림 받지 않은 자기만의 충성 세력을 구성하는 과정에 있다는 분석이다.

조용원의 급부상이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그가 당 핵심부서로 간부들의 인사권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조직지도부 소속이라는 점이다. 조직지도부가 노동당의 핵심부서 역할을 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김 제1비서의 집권 후 유독 조직지도부의 행보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집권 초기엔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핵심 인사로 활약하며 장성택의 처형까지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조직지도부내 여러 부부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각 부서를 검열·감독하는 과정에서 그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지도부 소속의 조용원 부부장이 자연스럽게 권력 서열에서 급부상한 것으로 판단한다.

조용원 부부장은 조직지도부에서 당생활지도를 담당하는 부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조용원이 조직지도부 중에서도 평양 일꾼들 인사권을 쥔 요직에 있다는 것이다.

평양의 민생 분야에 김정은 지시가 제대로 반영되는지 감독하고 이를 토대로 평양시당 간부들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곳이다, 따라서 김정은이 평양 어디를 가든 수행하고, 지방에 있는 시설일지라도 평양에 납품하는 곳이면 따라나선다는 설명이다.

특히 조용원 부부장은 지방의 민간 생산현장뿐 아니라 군 소속 공장 시찰을 수행하며 김정은 체제의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슬로건을 이행하는 데 시어머니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용원은 나이도 50대 후반으로 노동당 핵심 부서 부부장치고는 최연소 축에 속한다. 따라서 눈 밖에 날 실수만 안 하면 앞으로 20년은 거뜬히 김정은의 수족 노릇을 하며 승승장구할 거라는 관측이다.

한 고위층 출신 탈북자는 “조직지도부가 김정은 체제의 경제 리더십 구축과정에서 당 생활을 검열하고 인사 조치를 통해 생산현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용원 부부장의 위상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이 2016년 올해 북한에서 어린이와 여성의 생활환경을 살펴보기 위한 종합지표조사(MICS)를 실시한다. 유엔이 북한서 종합지표조사를 실시하기는 이번이 세 번째이며, 2009년 이후 7년만이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유엔아동기금과 유니세프가 북한에서 어린이와 여성의 영양과 건강 상태, 식수와 위생 등 전반적인 생활환경을 살펴보기 위해 올해 중 종합지표조사를 시작해 내년 중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2016년 8월 16일 보도했다.

조용원이 신진 최측근으로서 단지 수행에만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북한 주민의 생활수준 향상에 나름대로 기여할 것인지는 잘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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