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영유권분쟁 당시 자원무기화 가능성이 현실화
남한의 투자, 북한의 노후설비 기술향상 대량생산도
북한 호전적 정책, 상생의 기회 놓쳐 뼈아프게 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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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희토류 최대 소비국인 일본은 결국 분쟁 17일 만에 나포한 중국 선장을 석방했다. 자원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
● 중국의 희토류 생산 제한 ‘가격급등’
[일요주간=소정현 기자]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경제인들은 최근래에 들어 세계의 희귀금속인 희토류 또한 자원 전쟁화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지난 2009년이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둘러싸고 수출국 중국과 수입국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국가들 간의 갈등이 그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생산 제한 조치는 중국이 자연환경 파괴와 희토류의 무분별한 채굴을 막자는 취지에서 시도한 것이었다. 산업계에서 주로 회자되던 희토류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 2010년 9월 동중국해 일부 섬들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벌인 영유권 분쟁 때였다.
당시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에 중국은 희토류 카드를 꺼냈다.
중국의 희토류 최대 소비국인 일본은 결국 분쟁 17일 만에 나포한 중국 선장을 석방했다. 세계는 이 사건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원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희토류 가격 상승으로 북한도 광산 재개발을 준비 중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희토류 수입량은 3287톤, 5900만 달러였다. 국내 희토류 수요는 광학렌즈와 유리 연마제로 사용되는 경희토류가 대부분이고, 영구자석용으로 사용되는 중희토류는 반제품·완제품 형태로 수입하고 있어 일본에 비해 중국 의존성이 크지 않다.
2011년 희토류의 수입단가가 전년보다 200%이상 대폭 올랐다. 주 수입원인 중국산 희토류의 가격이 단기간에 급상승한 영향이다.
● 고도의 기술력, 북한의 노후설비 관건
북한은 희토류 대상 탐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북한 지역 전체로 한 매장량 자료는 없다. 희토류 광산이 대부분 생산 불능 상태에 처한 것은 인프라 구축이 미비해서다. 가장 큰 원인은 전력부족이고, 장비 노후화와 소모품과 정제약품 조달의 어려움 등이 원인이다.
장기적 전략적 관점에서 ‘북한의 희토류 개발에 우리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무시하기 어렵다. 남한의 투자를 바탕으로 북한의 노후한 희토류 생산설비 및 기술을 향상시킨다면 금속의 순도를 99% 이상으로 높일 수 있고 획기적인 대량생산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국외에서 이보다 더 가까운 수입처도 없으므로 운송비 부담까지 최저로 낮출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희토류의 선광 작업부터 분리, 정제, 가공, 판매까지의 전 과정이 일시에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중국의 희토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5000억 원이 넘는 개발사업 비용,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채굴 준비 및 제련소 건설 기간 등 재정적·시간적 부담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진다.
주지하다시피 희토류는 채굴, 분리, 정련, 합금화 과정을 거쳐 상품화가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가공 과정에서 엄청난 공해물질이 발생해 후진국형 산업으로도 불린다.
농황산분해법을 이용하면 1톤의 희토류 정제 후 약 7만5천 리터의 산성폐수와 방사성 폐기물을 포함해 1천만 리터 가량의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가공비용과 환경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희토류 생산에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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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토류 광산이 대부분 생산 불능 상태에 처한 것은 인프라 구축이 미비해서다. 가장 큰 원인은 전력부족이고, 장비 노후화와 소모품과 정제약품 조달의 어려움 등이 원인이다. |
● 희토류 전쟁, 한국의 우위 선점전략
2016년 5월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북한 지하자원의 경제가치는 10조 달러(약 1경1700조 원)로 남한 지하자원의 20배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한반도 광물자원개발 융합연구단(DMR)은 우선 개발해야 할 지역으로 평안북도 정주-운산 일대를 꼽았다. 이 지역은 금은 광상(鑛床·유용한 광물이 땅속에 많이 묻혀 있는 부분)과 희토류 광상이 있다. 활용가치가 높은 희토류는 20억t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연구단은 분석했다.
연구단은 북한 자원 개발 문제점도 분석했다. 국가 재정이 빈곤하고 광물을 채굴할 인프라가 불충분해 천문학적 광물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광산 가동률은 대부분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채굴한 자원도 고품질 소재로 가공하지 못하고 원광 형태로 중국 등에 헐값에 팔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희토류는 광물 내 함량이 낮고 정제가 까다로워 품위(grade)가 매우 중요하다. 품위란 광물에서 유용 성분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광석의 가치를 따지는 주요 기준 가운데 하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광산, 지질 자문업체 HDR 살바(Salva)의 탐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정주의 희토류 품위는 평균 3.56%이다.
평균 3.56% 품위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오스트레일리아 마운트 웰드(Mt. Weld) 광산(평균 품위 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꽤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품위가 2% 이하면 경제성이 떨어져 채광하지 않는다. 참고로 세계 6위 매장량을 자랑하는 미국의 베어 랏지(Bear Lodge) 광산의 평균 품위가 3.45%다.
한국에도 약 32만2천 톤의 모나자이트가 있지만 대부분 전희토산화물(Total Rare Earth Oxide:TREO) 함량, 즉 품위(grade)가 0.1% 이하로 개발이 불가능하다. 2011년 6월 말 한국을 흥분시켰던 ‘충주, 홍천’의 희토류 15만 톤 발견도 결국 0.6% 정도의 낮은 품위로 인해 더 이상 진척시키지 못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지대한 관심
2013년 1월 7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일행이 3박 4일간 북한을 방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석방 교섭이라는 인도주의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인터넷 불모지인 북한을 방문한 것을 두고는 다른 분석이 제기됐다. 속셈은 북한과 자원개발 문제를 협의하려는 것이었으며, 그 대상은 북한의 희토류라는 것이었다. 혹자는 슈미트 회장이 미국 대기업을 대신해 방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2014년 10월 29일자 ‘러시아의 소리’ 방송은 러시아가 북한철도 현대화 사업에 나선 대가로 북한 희토류 금속을 채굴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북한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될 러시아 산학협동체인 ‘모스토빅’이 그 대가로 천연자원인 희토류 금속을 비롯해, 티타늄, 탄탈(희유금속원소), 금, 석탄 등을 채굴할 예정”이라 보도했다.
이 방송에서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북한의 경우 희토류 금속이 이웃국가인 중국보다 7배가량 많다”며 “이는 6조억원에 달하는 수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모스토빅’은 총 7,000㎞에 달하는 북한의 철도망 가운데 우선 3,200㎞를 현대화할 계획이며, 대략 7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당장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북한 내 희토류 등 각종 지하자원을 닥치는 대로 외국에 방매(放賣)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북한은 광물 가공기술 수준이 낮다 보니 원석 상태로 매각하고 있는 실정인데 그렇다 보니 실질적인 이득은 북한과 채굴계약을 맺은 선진국들이 몫이 될 공산이 크다.
이렇듯 미국과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희토류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희토류는 유엔(UN) 제재 대상으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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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6월 말 한국을 흥분시켰던 ‘충주, 홍천’의 희토류 15만 톤 발견도 결국 0.6% 정도의 낮은 품위로 인해 더 이상 진척시키지 못했다. |
● 쌀과 희토류, 남북한 구상무역 언급
올 2월 당시 대선 유력 주자였던 더불어 민주당 전 대표(현 대통령)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지역 농업인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에 쌀을 수출하고 대신 북한의 광물, 희토류를 맞교환해 온다면 우리의 남은 쌀 재고 문제도 해결된다”면서 “동시에 지하광물과 희토류를 국제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희토류를 수출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먼저 정밀탐사를 통해 매장량을 확보하고 경제성 있는 고품위 광체를 찾는 작업이 시급하다. 또한 희토류 원소 분리를 위한 정련기술과 제품개발 기술도 난제이다.
문제는 언급된 것처럼, 엄청난 공해 물질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해 자국 내 희토류를 생산하지 않거나 생산을 점차적으로 중지하고 있다. 특히 희토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원(중금속, 유해가스, 폐수 등) 처리기술 개발도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이명박 정권 때는 정부 정책으로 희토류 확보 계획이 수립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중국과 합작으로 희토류 가공 사업인 서안맥슨과 포두영신 사업을 추진한바 있다. 서안맥슨 사업은 광물자원공사가 지분 49%, 중국 서준기업이 51%를 보유하고 있다. 포두영신 희토 자성 재료사업은 한국 60%(광물자원공사 29%, 포스코 31%), 중국 40%를 갖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2011년 12월 세계 최초로 항온, 항습 기능을 갖춘 희토류 비축 전용 창고를 군산에 만들었다. 희토류 등 희유금속의 안정 확보를 위해서는 지금의 비축 체계에서 벗어나 국내외 희토류 광산을 직접 개발하는 등 중장기적 대책이 구비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희토류가 21세기 최고의 전략 자원이기 때문이다.
자원이 나라 간의 갈등 더 나아가 전쟁까지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은 매우 보편적인 상식이다. 중동에서의 수많은 전쟁 특히 미국의 개입으로 인한 중동전쟁들이 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과 연관되어있다는 것은 굳이 설명이 따로 필요없다.
정운현 팩트TV 보도국장은 2014년 11월 2일 ‘서울의 소리’에 올린 칼럼 ‘북한 희토류, 결국 러시아로 넘어가나’라는 기사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과 손잡고 북한의 희토류 등 지하자원 개발에 나섰더라면 남북 모두 상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언급을 한다. 북한 희토류의 힘을 남북대결정책으로 놓쳐버리고 있다는 것을 뼈아프게 지적하고 있다.
인터넷 언론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타(NKSIS)는 2014년 1월 20일자 기사에서 ‘북한 희토류 중국의 6배’라는 기사는 “북한 희토류 량은 중국시장서 지위를 흔들 뿐만 아니라 북한과 최대광산물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도 개선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바 있다.
세계적 수준의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은 장차 희토류시장과 동북아의 정치 지형을 요동치게 할수 있다. 북한 내 희토류자원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미래 남북통일과 한반도 평화에서 핵심 사안으로 자리 잡을 것이 명백하다.는 전문가 분석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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