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마지막 대통령 고르바초프, "미·러 관계 또 위험"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7-07-04 13: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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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 “상호 대화 절실, 세계는 '냉랭한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 옛 소련의 마지막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86)가 3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또 다시 위험한 난관에 빠졌다”며 “상호 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옛 소련의 마지막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86)가 3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또 다시 위험한 난관에 빠졌다”며 “상호 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고르바초프는 이날 모스크바의 한 박물관에서 열린 자신과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상 제막식 행사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축사를 보냈다.

고르바초프는 축사에서 "오늘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우리가 현재의 위험한 난관을 해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이라며 "입증된 해결책은 상호 존중에 기반한 대화 하나뿐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0년대 중반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지도자들은 함께 한 발 뒤로 물러나 냉전을 끝내는 데 성공했다"며 "우리의 합의로 군비 경쟁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쌓인 핵재고 80% 이상이 제거됐다“고 했다.

이어 고르바초프는 "미국은 냉전을 둘러싼 '공동의' 승리를 축하하는 대신 자신들의 '냉전 승리'를 선언했다"며 "이는 양국 간 새로운 관계의 기반을 저해하는 실수와 실패들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현재 양국 관계는 어렵고 심지어 매우 위험하기까지 하다"며 "현재 위기의 원인을 검토하고 이를 극복할 방향을 찾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방법으로는 국가 간의 협력과 시민사회의 노력을 꼽았다.

그는 “호전적이고 대립적인 발언을 멈추고 시민, 학계, 예술가, 청년들이 함께하는 다층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를 비롯한 전 세계는 또 다른 냉전 혹은 '냉랭한 평화'(cold peace)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르바초프는 소련의 마지막 대통령으로서 개혁개방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의 정책은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를 이끌어 낸바 있다. 그는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1990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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