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최종문 기자] 미국측 언론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북한과의 신규거래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금융제재를 일선 은행에 통보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중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상반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언론인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21일 오후 늦게(한국시간) 인민은행이 일선 은행에 북한과 신규거래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가진 3국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는 외국은행과 기업, 개인을 겨냥한 새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이 사실이 기정사실화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 행정명령 발표이후 "중국이 매우 대담한 조치를 이행한 것에 대해 시진핑 주석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생각치 못한 조치에 놀랐으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가 인민은행의 대북 금융제재에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며, 미국과 중국이 사실에 대한 공방전을 벌이는 등 갈등 재점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은 2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두 번이나 관련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표했다.
특히 루 대변인은 "중국은 북한제재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정확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중국만의 독자제재는 없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인민은행 홈페이지에도 시중은행들의 신규거래 중단 조치에 대한 통지는 아직 올라와 있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안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화법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 압박차원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기정사실화 해서 말하는 화법을 많이 사용한다.
지난달 28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핀란드가 미국전투기를 대량 구매한다고 말하면서 감사를 표했다. 이에 니니스퇴 대통령과 핀란드 정부는 "그런 계획은 없다"고 해명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번 보도는 므누신 장관과 저우 행장이 실제 전화통화 한 점을 보더라도 실제로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도 있다.
관련 보도에는 신규거래 중단 외에도 대출규모 축소와 북한 고객에 대해 시행이유를 설명하라는 권고까지 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따라서 중국이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대북제재에 대한 사전협의를 거쳤음에도 일부러 그런 반응을 했을 수도 있다.
미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이외에 독자제재를 요구하는 점을 고려해 중국이 나름대로 자국 은행들의 대북 신규거래 금지를 내부적으로 준비했는데 미국이 추가 대북 독자제재 행정명령 강행에 대한 반발로 접었을 수도 있다. 이는 중국이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북한을 의식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언론은 "지금 속단하기는 이르며 중국정부의 발표에 대한 미국 측의 재반론을 들어봐야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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