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대표회의 “화장실 타일 하자 보수작업 중으로 5월 16일까지 처리율이 46.7% 그쳐...입주민들 민원 폭주에 업무 마비”
-라인건설 “추가 감정보완신청이 어려운 사항으로 잔여세대에 대해서는 해당 단지에서 자체처리 바란다”...본지 취재에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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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으로 인해 욕실 벽면 타일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사진=제보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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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타일이 떨어지면서 벽면 콘크리트가 노출돼 있다.(사진=제보자 제공) |
[일요주간 = 김상영 기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내 집을 갖게 됐다는 설렘 속에 입주를 앞두고 진행되는 아파트 사전점검 과정에서 생애 첫 내 집에 대한 기대감은 와르르 무너지기 일쑤다. 새 아파트가 맞는지 의아할 정도로 누수, 벽 갈라짐, 불량 새시 등 부실시공으로 인한 하자가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입주예정자들과 시공사 간에 하자 보수를 둘러싸고 손해배상 소송 등 마찰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축아파트 하자로 인해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부 당국과 관할 지자체는 입주민과 건설사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치부하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입주민들이 대응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자와 관련해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준공승인을 보류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게 고작이다. 이마저도 법적 제약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
결국 피해 당사자인 입주민들이 직접 나서 건설사를 상대로 하자 관련 소송을 제기해 하자 보수에 필요한 보상금을 받아 낼 수밖에 없는데 승소한다고 해도 보상금액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게 문제다. 전체 하자 보수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실제 하자 보수를 위해서는 입주민들이 자비를 부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요주간>은 최근 지방의 한 신축아파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하자 보수 분쟁과 관련해 입주민 제보를 받고 취재를 진행했다.
◇지난해 9월 욕실 타일 깨지고 갈라지며 무너져 내리는 아찔한 사고 발생
라인건설이 시공한 충남 내포에 위치한 한 아파트가 잇단 하자로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아파트단지(1차)는 2017년 12월 준공승인을 받았지만 5년 여가 흐른 지금까지도 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민 A 씨는 2018년 1월 입주했다. 그렇지 않아도 입주 전부터 아파트 하자와 관련해 건설사와 다툼이 많았는데 지난해 9월경 욕실 타일이 갑자기 깨지고 갈라지며 무너져 내리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단지 약 70% 세대에서 이 같은 하자가 발생했지만 라인건설 측은 하자보증 기간 만료(2년)와 하자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이유로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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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이 깨져 바닥에 떨어지는 등 부실시공이 심각하다.(사진=제보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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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 타일이 깨지거나 떨어져 임심방편으로 테이프로 붙여 놓은 상태.(사진=제보자 제공) |
A 씨는 “(지난해) 1단지 890세대 중 640세대에서 욕실 벽면 타일이 깨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수십 년 된 건물도 아니고 지은 지 5년도 안된 새 건물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당시 바로 옆에서 2단지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지반공사 중 발생한 진동 등의 영향 때문으로 보여진다”며 “그 정도 진동에 타일이 떨어질 정도면 명백한 부실시공이다. 만약 욕실에 사람이 있었다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시방편으로 떨어진 타일을 테이프로 붙여서 사용하고 있다. 일부 하자 보수를 받은 세대에서도 또 타일이 떨어져 하자 보수마저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라인건설) CS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했지만 올여름 이후 연락두절 인 상태다”고 분개했다.
하자 보수가 1년 넘게 지지부진한 상태로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지난 2일 라인건설에 신속한 하자 보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화장실 타일 하자부위 및 채권양도철회서를 받아 라인건설에 제출해 보수작업 중으로 2022년 5월 16일까지 (하자) 처리율이 46.7% 처리완료 됐다”며 “12월 2일 현재 (하자 보수와 관련) 추가진행 사항이 없어 입주민들 민원에 관리사무소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니 라인건설은 신속한 화장실 타일 보수를 진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제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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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대표회의 측은지난 12월 8일 라인건설에 타일 관련 하자 보수를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자료=제보자) |
이에 대해 라인건설은 “하자 보수와 관련 손해배상 등 청구 소송에 따른 감정서가 제출이 완료된 상황으로 올해 당사에서 타일 보수가 완료된 세대에 대해 감정보완신청이 진행 중이다”며 “채권양도철회서 제출 세대 중 미처리 세대에 대해 보수공사 진행 시 추가 감정보완신청이 어려운 사항으로 잔여세대에 대해서는 해당 단지에서 자체처리 바란다”고 답변했다. 이는 사실상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통해 자체적으로 하자 보수를 해결하라고 통보한 셈이다.
앞서 입주민들이 지난해 12월 국민신문고에 아파트 2단지 공사로 인한 진동과 소음, 욕실 타일 파손 등의 민원을 제기한 이후 예산군청 담당부서는 “시공사 하자팀과 입주자대표회의 간 기협의를 통해 타일 파손이 심한 세대부터 순차적으로 하자처리할 예정이라고 시공사로부터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요주간>은 하자 보수와 관련해 라인건설 본사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를 통해 연락을 주겠다고 한 이후 연락이 없었다. 건설사 CS 담당자 역시 전화를 받지 않았고 해당 사안과 관련해 문자메시지로 질의 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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