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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 (사진=한화오션 제공) |
[일요주간 = 엄지영 기자] 한화오션(대표 김희철 사장)은 3480억 원 규모의 LNG운반선 1척 건조 계약을 계열사인 한화필리십야드(Hanwha Philly Shipyard)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추가 1척에 대한 옵션 계약도 확보했다.
이번 계약은 한화오션의 계열사 한화해운(Hanwha Shipping)이 발주한 LNG운반선을 미국 조선소인 한화필리십야드가 수주한 뒤, 한화오션에 하청 방식으로 건조를 맡기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 프로젝트는 1970년대 후반 이후 약 50년 만에 미국 조선소에 발주된 수출형 LNG운반선으로, 미국 조선·해운 산업 재건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전략적 사업이다. 특히 미국 연방정부가 2029년부터 미국산 LNG운반선으로 LNG 수출 운송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이번 계약은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를 통해 북미 LNG운반선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공급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과 미국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한화오션은 한화필리십야드와 협력해 실질적인 미국 내 LNG운반선 건조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공동 건조를 통해 한화오션의 고도화된 조선 기술을 단계적으로 한화필리십야드에 이전하고, 한화필리십야드는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화해운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한화오션은 일감을 확보하고, 한화필리십야드는 기술력을 획득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미국 시장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LNG운반선의 주요 건조 작업은 한화오션의 경남 거제사업장에서 이뤄지지만, 한화필리십야드는 미국 해양경비대(USCG)의 법령과 해양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인증 작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 선박으로 등록하려면 USCG 기준 충족과 인증이 필수인데, 미국 내 선박 건조 경험이 풍부한 한화필리십야드가 이를 주도한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젝트는 두 조선소가 협력하는 공동 건조 모델로 운영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필리십야드는 미국 존스법(Jones Act) 대상 대형 상업용 선박의 절반 이상을 건조해 온 핵심 조선소”라며 “이번 LNG운반선 건조 프로젝트는 한화필리십야드 기술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한화오션의 글로벌 기술력을 미국 조선업에 접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을 통해 한화필리십야드를 약 1억 달러에 인수하며 미국 시장 공략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스마트 시스템 도입, 인력 재훈련, 기술 이전 등으로 생산 역량 강화를 추진해 왔다. 이번 LNG운반선 수주는 미국 조선·해운업 재건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한화해운은 발주 선박을 통해 친환경 선박 기술의 선제적 적용과 실증 플랫폼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기존 선주들이 부담을 느끼는 고비용·고위험·고난이도 친환경 기술을 선제 도입해 실증하고, 시장 확산을 이끄는 단계별 전략을 충실히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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