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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항공 제공) |
[일요주간 = 엄지영 기자] 대한항공이 파리 여객 노선 개설 50주년을 맞아 프랑스 현지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유럽 하늘길을 연 선도 항공사로서의 의미를 되새겼다. 파리는 1975년 대한항공이 유럽에 처음 취항한 도시로, 서울~파리 노선은 현재까지도 가장 오래된 장거리 노선 중 하나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 프랑스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KE902편 탑승객을 대상으로 50주년 기념 이벤트를 열었다. 이 항공편의 50번째 탑승 수속 고객에게는 인천행 항공권 1매를 증정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으며, 전 승객에게는 대한항공의 새 CI가 새겨진 기념품을 제공했다.
이어 4일에는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공식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이 행사에는 최정호 대한항공 영업총괄 부사장과 심현준 프랑스지점장을 비롯해 문승현 주프랑스 한국대사, 이일열 한국문화원장, 이진수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장 등 1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한항공과 프랑스의 인연은 197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한항공은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가 처음 생산한 여객기 A300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검증되지 않은 신형 기종을 도입하기 위해선 인력과 장비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지만, 대한항공은 기술 검토를 거쳐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 이외 국가 중 에어버스 항공기를 최초로 구매한 사례였고, 대한항공의 선도적인 결정 이후 타 항공사들도 에어버스 항공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에어버스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이후 대한항공은 프랑스 국적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와 화물 노선 공동 운항을 시작했으며, 한국과 프랑스 간 항공협정 체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기 여객 노선 개설에 앞서 1973년 10월 화물기 운항으로 시장과 노선의 안전성을 점검했고, 1975년 3월 14일 승객 215명과 화물을 실은 유럽행 여객기를 띄우며 주 2회 정기 운항을 시작했다. 당시 서울공항을 출발한 항공기는 파리 오를리 공항에 착륙했고, 이후 1982년부터는 파리 제1공항인 샤를 드 골 국제공항으로 이전해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은 파리를 시작으로 유럽 주요 도시로 노선을 확장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 하늘길이 열리면서 대한항공은 승객들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과 유럽 간 인적, 물적 교류의 가교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외교 부문에서도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왔다. 2008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오디오 가이드를 최신 기기로 교체할 당시 대한항공은 한국어 음성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설득했다. 이를 계기로 루브르 박물관은 물론 오르세미술관, 런던 대영박물관 등 주요 박물관에서도 한국어 해설 서비스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항공업계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감사패를 수상했으며, 현재도 루브르와 오르세 박물관의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후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대한항공은 프랑스 한인사회를 위한 배려를 이어갔다. 대부분의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도 인천~파리 노선의 직항편을 유지하며 양국 간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단순한 항공 수송을 넘어 한국과 유럽 간 인적, 물적 교류를 확장해온 만큼 프랑스 파리는 대한항공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도시'라며 '이번 파리 취항 50주년을 계기로 양국의 유대를 더욱 강화하고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더 나은 세상으로 연결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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