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90대 고령층 대상 홍콩 ELS 불완전판매 논란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1 16: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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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고객 1인당 ELS 6.7억 팔아…5대 은행 중 압도적 1위

▲ KEB하나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하나은행이 고위험 상품인 홍콩 H지수와 연계된 ELS(Equity-Linked Securities,주가연계증권) 상품을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해당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고령층에 집중 판매한 것이다.

 

소비자주권은(소비자주권 시민회의)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하나은행의 이 같은 고령층 대상 파생상품 판매를 비윤리적 영업으로 규정하고 정도가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투자 리스크 등을 두루뭉실하게 설명해 파생상품을 팔아 고객의 주머니를 털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보호정책에 역주행하고 있다. 이익 우선주의 아래 금융소비자보호는 뒷전인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20대 미만부터 90대 이상까지 모든 연령대의 1인당 판매 잔액이 가장 높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1인당 판매 잔액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은 90대 이상 고객에게 인당 무려 7억 원에 달하는 고위험 상품을 판매했다. 은행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파생상품을 금융상품 이해도가 비교적 낮은 고령층에게 집중적으로 판매한 것이다.

 

ELS는 기초자산(주가지수 등)에 연계되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으로 위험도가 높다.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이 크지 않으면 약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만기일에 하한선 이하로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최대 100%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으로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어 젊은 층도 상품 내용을 한번에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고령층의 경우 은행 창구에서 설명을 들어도 이해해기 어렵다.

 

소비자주권은 “고령층은 일반적으로 예금 또는 저위험 투자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며,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는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전액을 잃을 수 있다’ 점을 강조했다면 고령층 고객이 ELS 연계상품에 투자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전적으로 은행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내린 ‘투자 결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ELS 연계상품(ELT, ELF) 판매 잔액은 13조 5,790억 원이다. 고객 1인당 판매 잔액은 하나은행이 1억 1,422억으로 5대 은행 중에서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도 불완전판매해 투자자에 손실을 입혔고 투자자의 절반이 60대 이상인 고령층이 였으며 4000억원대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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