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한 여성이 이슬람 드레스 코드를 어긴채 사우디 나즈드주 사막지대를 걸어다니는 영상이 공개돼 해당 여성이 체포됐다.
사우디는 여성이 외부 공간에 나설 때 얼굴과 손, 발을 제외한 온몸을 가리고 두건을 써야한다. 그러나 영상 속 여성이 이를 대놓고 어겼다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에 긴 머리를 한 여성이 사우디 나즈드주 사막지대의 역사 유적 지대에서 검은색 배꼽티에 짧은 치마를 입고 걸어다니는 5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BBC는 그를 ‘쿨루드’라는 이름의 모델이라고 소개했으며, 영상에서 이 여성은 장소를 옮겨서도 편한 복장 차림이었다.
사우디는 아랍권에서도 특히 보수적인 국가에 속한다. 여성은 집 밖에서 몸을 가리는 아바야를 입어야 하고, 일반적으로 눈 외에 얼굴을 모두 가리는 베일인 니캅과 함께 착용한다. 이를 어기면 무타원이라 불리는 종교 경찰에서 감시를 당하기도 한다.
해당 영상이 다른 소셜미디어에도 공개되는 등 퍼지면서 이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동영상이 촬영된 장소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북부에 있는 우사이커 지역으로 사우디 중에서도 보수적인 나즈드 지방에 속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무슬림 순례지 중 하나로, 보수주의 운동인 ‘와하비즘’을 창시한 압둘 와하브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영상 공개 후 소셜미디어에서는 ‘전통 무슬림국가의 엄격한 드레스 코드를 어겼으니 체포해야 한다’ ‘종교 경찰은 무엇을 하냐’ 등의 질타를 가하는 여론이 앞섰다. 반면 ‘여성 복장에 과도한 제약을 가하는 것은 바꿔야 한다’ ‘용기있는 행동이다’ 등 해당 여성을 칭송하는 반응도 존재했다.
작가 와엘 알-가심은 “분노가 가득한 트윗을 보고 그녀가 폭탄을 터뜨리거나 살인을 한 줄 알았더니 그저 사람들이 싫어하는 치마에 대한 것이었다”면서 “만약 정부가 이 여성을 체포한다면 사우디의 새 후계자로 지목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개혁 청사진도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사우디 국영TV의 18일 뉴스를 인용해 “경찰이 수도 리아드에서 이 여성을 체포했다”며 “이는 이 왕국의 보수적인 이슬람 드레스 코드를 어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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