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엄지영 기자] 썼다 하면 대박이다. 캐스팅만 하면 뜬다. '스타작가' 김은숙 작가의 이야기다.
그는 신경숙 작가를 동경해 25살에 신경숙 작가가 다녔던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입학, 최민수와 최명길 주연의 2003년 드라마 <태양의 남쪽>으로 데뷔했다.
"자가복제다",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다" 등 그를 향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많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가 손댄 작품들은 곧바로 시청률로 그 인기가 입증된다는 것.
그런 김은숙 작가가 집필해 온 작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방송순으로 살펴봤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들
◇'애기야 가자!' 김은숙표 유행어의 시작 <파리의 연인>
지금의 김은숙 작가를 있게 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한 작품. 시청률 50%를 찍으며 역대 대한민국 드라마 사상 시청률 11위, 2004년부터 방영된 드라마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작품이다. 배우 김정은이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여자 주인공을, 박신양이 재벌 2세 역할을 맡아 '신데렐라형' 스토리를 그려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는 김은숙표 유행어들이 대거 등장한다. "저 남자가 내 사람이다! 저 남자가 내 애인이다라고 왜 말을 못하냐고!" , "애기야, 가자!", "이 안에 너 있다."라는 등의 대사들이다. 시청자들은 유치하다면서도 김은숙표 유행어에 재미를 느꼈다.
결말또한 화제였다. 마지막회에서 이제까지의 모든 것이 소설이었다는 내용을 방영되며 해피엔딩을 바랬던 시청자들의 원성이 이어진 것. 이에 대해 김은숙 작가는 최근 13년 만에 이 결말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시청자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대본은 나쁜 대본이란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연예계 현실을 그대로' <온에어>
"방송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김은숙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작품이다. 톱스타 김하늘, 잘나가는 드라마 작가 송윤아, PD 故 박용하, 기획사 사장 이범수, 이 네 사람을 중심으로 '티켓 투 더 문'이라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의 대부분은 출연 배우들이 갈등을 빚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반면 사각관계인 러브라인도 동시에 그려져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도 했다.
◇'하지원-현빈, 영혼이 바뀌다' <시크릿 가든>
이 작품은 무술감독을 꿈꾸는 스턴트우먼 하지원과 까칠한 백화점 사장 현빈이 서로 영혼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낸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다. 이 작품 또한 일종의 '신데렐라형' 스토리인데, 결말부분에서 하지원을 자신의 꿈을 이룬 독립적인 캐릭터로 그려내면서 기존의 신데렐라 스토리와는 조금 다르게 표현했다. 또한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뀐다는 신박한 콘셉트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으며 두 배우의 연기력이 뒷받침 돼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4인 4색 '꽃중년'들의 로맨스 <신사의 품격>
불혹을 넘긴 4명의 '꽃중년'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는 배우 장동건,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이 출연했다. 김은숙 작가가 "신사의 품격은 사심 캐스팅이다"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훈훈한 네 사람이 모인 것. 김은숙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40대의 복잡미묘한 심리와 20대 못지않은 욕망을 유쾌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얻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
부유한 고교생들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담아낸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인 이 작품은 우리나라 드라마가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게 된 계기가 됐다. 이에 주인공인 박신혜,김우빈,이민호는 중국에서 한류스타가 됐으며 작품이 중국에서 영화화 되기도 했다. 김은숙 작가가 10대의 이야기를 그린 것은 처음이었기에 작품 초반에는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센스있는 대사와 개성있는 인물들의 활약, 그리고 삼각관계 스토리가 탄탄해지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도 대박이지 말입니다' <태양의 후예>
송송 커플(송혜교, 송중기)'을 이어준이 이 작품은 우르크를 배경으로 의료 봉사를 온 의사 송혜교와 파병 오게된 군인 송중기의 이야기를 그렸다. 두 사람은 의사와 군인으로서의 가치관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드라마에서 송중기의 "~지 말입니다" 라는 군대식 말투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이 드라마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 전반에서 인기를 얻기도 했다.
◇김은숙이 만들어낸 '판타지' <도깨비>
최고시청률 20.5%를 찍으며 역대 tvN 드라마 중 최고 기록을 세운 이 작품은 김은숙이 새롭게 도전한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장르다. 배우 공유와 김고은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데 두 사람은 각각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를 필요로하는 도깨비와 그런 도깨비의 삶을 마무리 해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도깨비신부로 분한다. 전생과 현생이 연결된다는 시공간을 초월한 스토리 전개는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영상미 또한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공유와 김고은의 케미 넘치는 열연은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시청자들이 김은숙을 선택하는 이유
'믿고 보는 김은숙 작가'라는 말이있다. 시청자들은 왜 김은숙 작가를 믿고 볼까. 그가 그저 평범한 이야기와 대사들을 써내려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에 김은숙 작가가 사랑받는 몇가지 이유를 꼽아봤다.
◇대사
김은숙 작가의 대사는 주로 곧 유행어로 직결된다. 앞서 언급했던 <파리의 연인>의 '애기야 가자', '이 안에 너 있다' 부터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 <상속자들>들의 '나 너 좋아하냐?', <태양의 후예>의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등은 다양한 패러디를 만들어냈다. 또 이런 대사들은 작품 속 멜로성을 극대화 시켜주면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스토리
김은숙 작가가 그려내는 이야기들은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다. 그가 '신데렐라 스토리'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의 신데렐라는 주도적이고 독립적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이런 신선함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또 김은숙 작가의 판타지가 녹아 든 작품들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남여 두사람의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의 <시크릿 가든>과 인간계를 벗어난 신과 저승사자가 등장하는 <도깨비>가 그렇다. 이 두 작품은 현실과 동떨어져 다소 어색할 수 있는 스토리를 김은숙 작가 특유의 서사와 개연성으로 시청자들을 몰입할 수 있게 했다.
◇프린스메이커
송중기, 공유, 현빈, 이민호. 이 네 사람의 공통점은 김은숙 작가의 선택을 받아 스타덤에 오른 배우들이다. 시청자들은 김은숙 작가의 새 작품 소식을 접하면 '김은숙의 새로운 남자는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갖는다.
김은숙 작가는 개성있으면서도 여성들이 설렐 수 있는 캐릭터를 주인공에게 씌워 인기를 얻게한다. 예를 들어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현빈 분)에게는 까칠하기도 하면서 코믹한 성격을,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송중기 분)에게는 미소년 같은 외모와 반전되는 '상남자'스러운 강단있는 성격을 부여했다. 이러한 입체적인 캐릭터들은 작품 속에서 주인공의 행동과 대사들을 도드라지게 했고 이는 시청자들이 주인공에 빠지게 되는 이유가 됐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