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 부산에서 중요한 것은 ‘총인구’보다 일자리와 생활인구의 재배치
하임그룹 ‘퀸즈 이즈 카운티’ 프로젝트, 개발계획보다 실제 정주수요가 움직이는 지점에 주목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분석 가운데 하나는 개발계획을 곧바로 가격 상승과 연결하는 것이다. 수조원의 자금이 투입돼도 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다. 기업이 들어와도 근로자가 주변에 거주하지 않으면 주택수요 효과는 제한된다. 신규 주거수요가 발생하더라도 공급이 그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가격은 기대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도시개발의 부동산 가치를 판단하려면 사업비나 개발면적보다 그 이후의 경로를 봐야 한다. 공공투자 → 산업과 기업 → 고용 → 생활인구 → 정주수요 → 소비 → 임대차 → 거래량 → 자산가격.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하임그룹이 수행하고 있는 ‘퀸즈 이즈 카운티’ 프로젝트를 이해하는 출발점도 여기에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북항과 가까운 아파트’를 판매하는 데 있지 않다. 북항·문현·서면을 중심으로 부산 원도심의 도시기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범일동이라는 주거생활권이 새로운 수요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시장에서 검증하는 것에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부산, 그런데 왜 원도심에는 다시 자본이 들어오는가. 부산 부동산시장을 분석하면서 인구감소를 외면할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 상주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도시는 주택수요 확대에 구조적인 제약을 받는다. 따라서 부산 전체에 동일한 성장 프리미엄을 적용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하지만 최근 도시정책은 ‘주민등록인구’만으로 도시 수요를 판단하지 않는다.
2026년 상반기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은 242만629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3.9% 증가했다.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도 5914억원으로 63.0% 늘었다. 단순 방문객 증가를 넘어 부산의 관광·소비경제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곧바로 범일동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연결하는 것은 잘못된 분석이다.
부동산에서 중요한 것은 그 다음 단계다.
관광과 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신규 종사자가 어느 지역에서 생활하고 소비하며 거주하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결국 인구 감소 시대의 부산 부동산은 도시 전체 인구보다 수요의 재배치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같은 부산에서도 일자리·교통·생활기능이 집중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주택시장 차별화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북항 2단계 228만㎡…범일동은 단순한 ‘인근 지역’이 아니다
범일동의 변화 가능성을 이해하려면 북항 2단계를 정확히 봐야 한다. 부산시가 공개한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은 2020~2030년을 사업기간으로 두고 있다. 사업면적은 228만㎡, 총사업비는 4조636억원이며 이 가운데 민간자본이 3조7593억원으로 계획돼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사업구역이다. 부산시는 사업 위치를 자성대부두와 부산역·부산진역 철도시설뿐 아니라 좌천·범일동 일원’까지 명시하고 있다. 사업 목적 역시 단순 항만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신해양산업 육성을 위한 복합도심 조성, 원도심과의 연계·상생, 문화·정주공간과 친환경 도시 조성이 포함돼 있다. 이 점에서 범일동과 북항의 관계는 흔히 사용하는 ‘대형 개발사업 인근 수혜지역’이라는 표현보다 복잡하다. 범일동 자체가 북항과 기존 원도심을 연결하는 도시재편의 공간적 범위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임그룹 프로젝트에서 북항은 ‘몇 km 떨어진 개발호재’가 아니라 향후 부산 원도심의 경제·업무기능이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를 판단하는 핵심 변수다. 북항에서 더 중요한 숫자는 ‘4조원’이 아니라 ‘몇 명이 일하게 되는가’다.
부동산시장이 개발사업을 평가할 때 자주 놓치는 것이 있다. 4조원 규모의 투자가 반드시 4조원 규모의 주택수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도로와 항만, 공공시설은 도시의 기반을 개선하지만 장기적인 주택수요를 만드는 것은 결국 상시 일자리다. 이 점에서 최근 북항의 움직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6년 8월 신청사 최종 부지를 부산 동구 북항 1단계 재개발 부지로 선정했다. 향후 신청사 규모를 확정하고 2030년 건립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운기업의 이동도 시작됐다.
부산시는 2026년 7월 HMM,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에 이어 흥아해운까지 부산 이전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회사 이름 때문이 아니다. 부동산 관점에서 확인해야 할 숫자는 앞으로 다음과 같다. 실제 이전 종사자 수 × 외부 이전인력 비율 × 가족동반율 × 직주근접 선택률.
예를 들어 1000명이 근무한다고 해도 대부분 기존 부산 거주자라면 신규 주택수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수도권에서 이동하는 전문인력과 가족가구 비율이 높고 북항·문현 주변의 직주근접 주거를 선택한다면 신규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하임그룹이 북항을 바라보는 방식도 단순해야 한다. ‘기업이 온다’가 아니라 ‘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어디에 살 것인가’를 추적하는 것. 이것이 개발계획을 주거수요로 바꾸는 첫 번째 질문이다.
북항만 보면 범일동의 절반밖에 보이지 않는다. 퀸즈 이즈 카운티 프로젝트가 위치한 곳은 부산 동구 범일동 828-9다. 지하 5층~지상 29층, 2개 동으로 아파트 268세대와 오피스텔 72실이 들어서는 주거복합 프로젝트다. 총 주차대수는 429대다. 아파트는 전용 61·62·76·84㎡로 구성된다. 하지만 단지 자체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범일동의 도시적 위치다. 사업자료는 범일역과 문현역, 부산역·부전역, 서면상권, 문현금융단지, 북항재개발을 주요 입지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입지를 기능별로 다시 나누면 보다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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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추진 중인 하임그룹의 ‘퀸즈 이즈 카운티’도 북항 개발 규모보다 그 주변에서 실제 수요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항·문현·서면을 잇는 도시기능 재편과 기업 이전, 신규 주택공급이 맞물리면서 범일동 주거시장의 수요 재편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newsis) |
북항은 해양·행정·관광, 문현은 금융·업무, 서면은 상업·서비스 기능이 강하다. 범일동은 이들 거점 사이의 중간 생활권에 위치한다. 따라서 범일동의 경쟁력을 단순히 ‘북항 배후주거지’로 한정하면 오히려 입지논리를 축소하게 된다. 주거수요의 발생지가 하나가 아니라 북항·문현·서면이라는 서로 다른 경제권에 분산돼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
특정 하나의 개발사업에 의존하는 주거지역보다 여러 고용·생활거점에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은 수요원이 상대적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 지점이 하임그룹이 퀸즈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에 설명해야 할 첫 번째 입지 경쟁력이다. 부산시는 이미 좌천·범일을 별도의 생활권으로 다루고 있다. 직장이 가까운 것만으로 사람들이 거주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주택가격을 장기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교통뿐 아니라 보행환경, 상업시설, 의료, 교육, 문화, 생활서비스 등 정주환경의 총합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시가 좌천·범일을 별도의 생활권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퀸즈 사업자료에는 범일역·문현역과 기존 조방상권, 부산진시장, 문현금융단지, 부산역·부전역 등 기존 인프라와 함께 북항·해수부·55보급창·부산항선 등의 개발계획이 제시돼 있다. 여기서 개발계획과 현재 이용 가능한 생활인프라를 반드시 구분해서 봐야 한다. 현재 존재하는 교통·상업시설은 현재가치다. 확정돼 추진 중인 사업은 중기 잠재가치다. 아직 검토·계획 단계인 사업은 불확실성을 가진 옵션 가치다. 모든 계획을 똑같은 ‘호재’로 합산하면 분석이 왜곡되는 이유다.
하임그룹 프로젝트가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이 세 단계를 분리해 시장에 설명해야 한다. 범일동의 진짜 경쟁력은 ‘입지’보다 ‘연결성’에 있다. 전통적으로 부동산은 역세권·학세권·몰세권처럼 하나의 시설과 거리를 중심으로 평가해왔다. 하지만 대도시 원도심에서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하루 생활이 여러 거점으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출근은 문현으로 하고, 소비는 서면에서 하고, 광역교통은 부산역을 이용하며, 문화·관광·업무는 북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런 도시에서는 특정 시설과의 절대거리보다 서로 다른 도시기능에 접근할 수 있는 연결성이 중요해진다. 범일동은 이 측면에서 흥미로운 지역이다. 1호선 범일역과 2호선 문현역 접근성이 있고, 서면과 문현, 북항 사이의 공간에 위치한다. 사업자료에서도 이 같은 교통·생활축을 핵심 입지요소로 제시한다. 따라서 하임그룹이 시장에서 만들어야 할 새로운 메시지는 ‘더블역세권’ 한 단어가 아니다.
◆ “부산의 서로 다른 경제권을 하나의 일상생활권으로 연결할 수 있는 주거지.”
이 표현이 범일동의 도시적 성격을 훨씬 정확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대규모 신축 공급은 분명한 위험요인이다. 여기에서 긍정적인 이야기만 하면 전문적인 부동산 기사가 아니다. 범일권은 신규 공급이라는 중요한 변수를 안고 있다. 하임그룹이 활용 중인 프로젝트 자료에는 사업지 반경 1.5㎞ 이내에 신축 또는 분양예정 단지 12곳, 약 1만4000세대 규모의 주거타운이 형성될 것으로 분석돼 있다. 다만 이 수치는 프로젝트 내부자료상 분석이므로 개별 사업의 일정과 세대수는 향후 인허가·입주계획 기준으로 다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숫자의 해석이다. 1만4000세대의 신규주택은 원도심 주택재고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가구를 불러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신축이 집적되면 식음료·의료·교육·생활서비스업도 함께 증가하며 동네 전체의 주거상품 등급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편에는 공급경쟁이 있다. 신규 수요보다 공급이 많고 입주시점이 겹치면 전세물량이 증가하고 신규 단지 간 가격경쟁이 발생한다. 따라서 ‘1만4000세대 신흥 주거타운’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면 주거벨트가 되고, 공급이 수요보다 빠르면 경쟁시장이 된다. 이 질문은 다음 편에서 별도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퀸즈 이즈 카운티, 상품보다 먼저 시장에서 증명해야 할 것. 퀸즈 이즈 카운티는 268세대의 아파트와 72실의 오피스텔로 구성된 프로젝트다. 규모만 놓고 보면 부산의 대단지와 세대수로 경쟁하는 상품은 아니다. 따라서 하임그룹의 전략 역시 ‘대단지 프리미엄’을 모방할 이유가 없다.
대신 두 가지를 증명해야 한다. 첫째는 입지의 상대가치다. 북항·문현·서면에서 발생하는 업무·생활수요 가운데 어느 수요층이 범일동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는 가격의 상대가치다. 사업자료 기준 전용 84㎡ 분양가는 타입과 층에 따라 약 7억5390만~8억1890만원이다. 이 가격이 비싼지 싼지는 부산 평균 분양가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같은 예산으로 범일·좌천·문현에서 실제 구매 가능한 신축·준신축 주택의 실거래가격과 상품성, 옵션, 금융비용을 동일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이 부분 역시 다음 가격분석 기사에서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 하임그룹의 프로젝트 전략, ‘분양’에서 ‘시장 해석’으로
하임그룹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한 단지의 판매실적만이 아니다. 어떤 고객이 상담하는지, 현재 어디에 거주하는지, 실거주인지 투자목적인지, 어떤 경쟁단지와 비교하는지, 계약과 이탈을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이를 체계화하면 프로젝트 구조는 달라진다. 도시정책 분석 → 산업·고용 분석 → 생활권 분석 → 수요분석 → 경쟁상품 분석 → 가격전략 → 고객 세분화 → 판매전략. 이 구조가 하나의 표준으로 만들어지면 퀸즈 이즈 카운티는 단순한 판매현장을 넘어 하임그룹의 프로젝트 수행능력을 보여주는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결국 집을 판매하지만, 소비자가 계약 직전에 구매하는 것은 사실 집만이 아니다. ‘이 가격에 이 부동산을 선택해도 되는가’라는 판단에 대한 신뢰를 함께 구매한다.
개발계획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범일동 주변에는 분명 이전과 다른 변수들이 쌓이고 있다. 북항 2단계 사업에는 4조원대 투자가 계획돼 있고 좌천·범일동 일원이 사업공간에 포함돼 있다. 해수부 신청사 부지도 북항에 확정됐다. 해운기업들의 부산 이전도 시작됐다. 동시에 범일권에서는 대규모 신규 주택공급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범일동의 미래가치를 단정할 수는 없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명확하다. 북항과 문현에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는가. 그들이 범일권에서 실제로 거주하기 시작하는가. 임대차 거래가 증가하는가. 신규 공급을 시장이 흡수하는가. 그리고 그 변화가 실거래가격으로 확인되는가. 이 다섯 가지가 움직일 때 북항의 개발가치는 비로소 범일동의 주거가치로 전환됐다고 말할 수 있다.
하임그룹이 퀸즈 이즈 카운티 프로젝트에서 시장에 제시해야 할 것도 과장된 미래의 약속이 아니다. 변화가 실제 주거수요로 전환되는 과정을 먼저 읽고, 그 판단의 근거를 숫자로 보여주는 것. 좋은 부동산 프로젝트는 개발계획이 많아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변화가 사람의 선택을 바꾸는 순간을 먼저 발견할 때 만들어진다. 범일동은 지금 그 가능성을 검증받는 과정에 있다. 그리고 하임그룹의 퀸즈 이즈 카운티 프로젝트 역시 그 변화의 한가운데서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일요주간 / 이누리 부동산 전문 기자 yinuri8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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