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3년 전 국내 대회 석권 경주마 ‘돌풍’의 위대한 도전...코리아컵 우승 정조준

김성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9-02 11: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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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단단한 콩처럼 태어나 강하고 끈기 있게 성장하라며 붙은 이름 ‘돌콩’, 기적이 시작되다
-3년 전 두바이를 흔들어놨던 바로 그 말골절 부상과 함께 찾아온 3년의 공백 딛고 우승컵 넘본다
▲경주마 '돌풍'과 이태인 마주의 경기 장면.(사진=한국마사회)

 

[일요주간 = 김성환 기자] 2014년 3월 13일 생, 구입 당시 435kg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왜소한 체격의 경주마 ‘돌콩(수, 미국, 8세, 레이팅132, 이태인 마주, 배대선 조교사)이 돌풍이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018년 출전한 ‘코리아컵’에서 일본의 ‘런던타운’에 이어 준우승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말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는 가능성을 봤고, 2019년 한국마사회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나선 두바이 원정 대회에서 3번의 예선 레이스에서 6위, 3위, 1위를 기록하고 마침내 준결승격인 ‘슈퍼 새터데이(Super Saterday)’에서 3위를 기록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019년 3월 30일,  세계 최고의 경주 중 하나로 속칭 경마 월드컵이라 칭할 수 있는 ‘두바이 월드컵’ 결승에 우리나라 경주마 ‘돌콩’이 출전을 앞두고 있었다. 어느덧 날을 넘겨 31일 새벽 1시 40분, 한국 경마 최초로 두바이 월드컵 결승에 출전한 경주마 ‘돌콩’의 경주가 시작됐다. 결과는 12마리 중 11위, 결승 진출을 위해 예선, 본선을 치른 혹독한 스케줄 속에 체력의 한계가 다소 아쉬웠지만, 우리나라의 경주마가 세계 최고의 경주마들만 출전하는 두바이 월드컵 결승전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경마에 큰 획을 남긴 의미 있는 행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돌콩’은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일취월장한 레이스를 선보였다. 국내에서 펼쳐진 ‘부산광역시장배’와 ‘KRA컵 클래식’에서 불꽃 같은 추입으로 우승을 거머쥐어 세계 최고 경주마들과 겨뤘던 클래스를 실력으로 입증했다. 당시 막강한 라이벌이었던 ‘문학치프’와 ‘청담도끼’와의 승부에서도 우위를 점할 정도로 적수가 없었다.

 

두바이 월드컵 출전과 연이은 국내 대회 석권으로 2019년을 완벽히 마무리해 가던 ‘돌콩’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발생했다.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그랑프리’ 경주를 준비하던 ‘돌콩’은 11월 22일 왼쪽 앞다리 종자골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고 이후 경주로를 떠났다.

 

기약 없는 재활의 시간이 계속됐다. 수술과 재활치료, 또 다른 부상까지 겹치며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이제 경주마로서는 끝났다는 세간의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이태인 마주 부부의 극진한 보살핌과 20조 배대선 조교사의 세심한 관리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3년 만에 다시 ‘돌콩’이 ‘코리아컵’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경마 팬들과 만나게 된 것이다.

이태인 마주는 “돌콩은 내게 마주로서 큰 명예를 주기도 했지만, 운명처럼 만나서 희망과 보람을 준 자식과도 같은 말이다. 그렇기에 꼭 회복시켜야겠다는 마음으로 3년의 재활 기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고 소회를 털어놌다.

코리아컵 출전마 중 가장 나이가 많은 8세에 1065일 만에 경주 출전, 거기에 코리아컵은 2018, 2019 그리고 2022년까지 벌써 세 번째 도전이다. 국제 경주 코리아컵을 3번이나 그것도 연속으로 출전에 나서는 경주마는 ‘돌콩’이 처음이다. 오는 4일 ‘돌콩’은 영국, 일본, 홍콩의 우수 경주마들과 현재 국내 최강자인 ‘위너스맨’, ‘라온더파이터’, ‘행복왕자’ 등과 진검승부를 펼친다.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순간부터 많은 경마 팬들은 돌콩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왔을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복귀전을 준비하는 이태인 마주는 “이제 다시 경주로에 선 ‘돌콩’이 앞으로도 경주마로서 오래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살피겠다”며 변치 않는 애정을 드러냈다. 물론 승자와 패자가 나오겠지만 ‘돌콩’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값지다. 경주마로서는 세계적으로도 극히 이례적인 3년의 재활 끝에 국제 경주에 도전한다는 것만으로도 ‘돌콩’은 이미 코리아컵의 진정한 승자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다시 부상을 극복하고 출발선 앞에 선 ‘돌콩’의 위대한 도전은 한국 경마 100년을 맞은 2022년, 코로나19를 넘어 3년 만에 개최되는 코리아컵이 주는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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