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내 나도록 생강을 씹었다 코끝을 시퍼렇게 물들이는 칼바람이 묻어 있었다 이번 고비만 넘으면 끝날 줄 알았는데 내 몸은 항상 난바다였다 숨을 내뱉는 것조차 멀고 가팔랐다 생강을 씹다 말고 쓴맛 저편에는 어느 계절이 흐르고 있을까, 생각했다 어쩌면 내 몸을 비켜서 봄이 다녀갔을지도 몰랐다 봄은 내 몸 근처에서 한가롭게 머물다 나를 잊은 채 길을 재촉했을 것이다 바람이 또 불어와 내 코를 움켜쥐었다 생강을 씹으면서 유월에는 허기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흰죽조차 넘기지 못하는 너무나 헐렁한 몸이 한껏 부풀린 욕심이었다 내게 없는 걸 갖고 싶은 마음도 죄일까 단내 나도록 생강을 씹으며 바람에게 고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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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화 작가 |
※ 이은화 서울예술대학 졸업. 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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