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최종문 기자] '반기문-안철수' 연대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한동안 잠잠했던 정치권에서 반-안 연대론이 다시 꿈틀대는 건 대선 3파전이 끝까지 전개될 경우 두 사람이 결국에는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골자다.
특히 새누리당 내부에서 개헌 주장이 제기되면서 반-안 연대 가능성은 덩달아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반-안 연대설의 재등장은 국민의당에서 나왔다.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는 12일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반 총장이 명확한 개혁적, 성찰적, 합리적 자세를 가지고 정권교체의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나서면 얼마든지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우리와) 힘도 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 전 대표는 "반 총장 본인이 박근혜 대통령과 손잡고 나온다면 역사적 흐름에서 사라지는 세력이 될텐데, 세계적인 식견을 가진 사람이 그것 하나 판단을 못하겠느냐"라고 전제한 뒤 이렇게 말했다. 즉 친박계 후보만 아니라면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천 전 대표는 이어 "친박은 보수가 아니다 수구이기에 합리적 보수 세력과 함께 큰 그림을 그리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큰 틀의 취지에 동참한다면 그 다음(연대 등의 문제)은 기술적인 문제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반 총장이) 친박 후보는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 하고 손잡고 나오려고 한다면 역사적 흐름에서 사라지는 세력이 될 것인데 그 정도 판단을 못하겠느냐"라고 언급했다.
그의 말을 종합해보면 반 총장은 친박계 후보로 나오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기에 얼마든지 힘을 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요약된다. '반기문-안철수 연대'가 실제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캠프에 몸 담았던 한 인사도 "안 전 대표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명박 전 대통령, 새누리당 세력과 자신을 연결짓는 것을 싫어한다. 그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안 전 대표가 새누리당에 입당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반 총장이 제3지대에서 나섰을 경우 통합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기류를 전했다.
이보다 앞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반-안 연대 가능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선이 시작되면서 대선 3파전이 전개될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 중의 하나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매개로 한 '반기문-안철수 연합'"이라며 이를 '역단일화'로 이름 붙였다.
민 의원은 "2020년 5월까지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기로 하고 분권형대통령제 개헌을 하면, 대통령 취임 직후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개헌안을 동시에 투표할 수 있다"며 "선거와 동시에 투표하기 때문에 국민 50% 이상 투표라는 조건을 만족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반기문 대통령-안철수 국무총리'의 '동거 정부설'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 집권이 목표"라는 입장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대선에서 안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를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 경우 반-안 연대 카드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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