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워 엘리트] 노동당 조직지도부 1부부장 ‘조연준’

소정현 / 기사승인 : 2016-11-14 11: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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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당 조직지도부 조연준 제1부부장.

[일요주간=소정현 기자]

조연준 김정은 시대 각종 검열과 숙청 선봉장
노련하고 경험 많아 절대적 신뢰 장성택 제거
숙청작업·세대교체 진두지휘 최고의 공안통

북한 권력의 산실은 노동당이며 노동당을 움직이는 것은 비서국의 전문부서다. 그 가운데서도 노른자위는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통칭 '중앙당 조직지도부'.
북한에서는 당··군을 막론하고 가장 힘있는 부서는 조직과 선전이다. 북한의 각급 당조직에는 조직부라는 부서가 있고 특히 중앙당에 있는 조직부에는 '지도'라는 낱말을 붙여 조직지도부라고 일컫는다. 이는 20개에 이르는 중앙당내 어느 부서에도 '지도'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지 않다.
이렇듯 조직지도부는 외형상 노동당 중앙위원회 산하 비서국을 구성하는 20개 안팎의 부서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그 규모와 기능, 역할과 권한은 실로 막강하며 여타 부서에 비할 바가 아니다. 여기에는 단순히 중앙에 있는 부서라는 차별화 이상의 상징성이 내포되어 있다. 즉 조직지도부는 다른 모든 부서를 지도하는 부서라는 의미이다.
조직지도부는 조직비서 겸 조직부장을 정점으로 4명의 제1부부장과 10여 명의 부부장을 비롯해 300명 정도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북한의 당·정 조직은 대개 부장-부부장(위원장-부위원장) 체제로 되어 있다.
부서장이 업무를 완벽하게 장악통제하기 어렵거나, 조직의 규모가 방대해 부서장 혼자 조직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 제1부부장 직제를 둔다. 내각 부서 가운데 가장 크다는 외무성의 경우 1명의 제1부상과 8명의 부상이 있는데 4명의 제1부부장과 10여 명의 부부장을 거느리고 있다는 것은 조직지도부의 규모를 짐작케 한다. 조직지도부 출신들은 당과 군 보안·감찰, 지방에 이르기까지 북한 권력 전반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연준(맨오른쪽)
김정일 시대부터 무소불위 권력
1997년 김정일이 당 총비서직에 선출됨으로써 당 비서국에 막강 권력이 집중됐다. 모든 정책과 인사 등의 결정권이 당중앙위원회 비서국과 전문부서들로 이관, 정치국과 전원회의 등은 사실상 이를 추인하는 거수기로 전락했다. 황장엽 전 비서는 조선노동당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당중앙위원회 비서들과 조직지도부라고 증언하고 있다.
1946년에 만들어진 조직지도부는 노동당의 전문부서 중에서 핵심부서로 당조직을 통제하고 당조직들을 통해 국가 기관의 전 행정과정을 지도·감독한다.
초대 최고 지도자 김일성 체제 때는 김일성의 친동생인 김영주와 아들 김정일이 조직지도부장을 지냈다. 197331세의 나이에 조직지도부장의 자리에 오른 김정일은 조직지도부의 기본 기능인 당원들과 근로자들의 조직생활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고, 당조직 체계를 직접 지도하기 위해 조직지도부를 체계적으로 확대·개편했다.
1990년대 전반까지 거의 김일성 시대에는 조직지도부장이 서열 9위 정도였지만 김정일이 1973년에 조직지도부장이 되면서 서열 4위까지 올랐다. 이때부터 조직지도부가 다른 전문부서의 사업까지 간접적으로 통제·감독하게 됐다. 그리고 1990년대 전반까지 거의 모든 중요 회의들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들이 참석하여 결정에 참여했다.
김정일 체제 당시 부장 자리를 공석으로 유지하여, 김정일 자신이 사실상의 부장직을 겸임하게 된다. 김정일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권력층에 속하는 인물들의 사상 검열이나 인사 사정과 숙청 등을 관장하는 국가안전보위부를 수족처럼 부리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심 권력기관으로 불렸다.
조직지도부에 검열과를 신설하고 사회 각 분야에서의 유일사상체계와 유일지도체제 확립 현황을 검열할 수 있는 전권을 부여하였다. 그리고 1978년부터는 당정치국 후보위원과 당비서, 부장들에 대한 독자적인 추천권을 행사했다.
이렇듯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조직지도부는 최고지도자의 직속부서로서 중앙당 안의 당기관(본부당위원회)을 두어 당중앙위원회 내 모든 부서들을 직간접적으로 통제·감독하는 최상의 권력기능까지 수행한다.
특히 조직지도부는 핵심기관의 간부 당원에 대한 간부 인사권과 관련된 주민등록문건을 보관하고 이들에 대한 검열기능을 가지고 있는 모든 공안기관들에 대한 당 조직 생활을 감독 및 통제한다.
이처럼 조직지도부가 북한에 존재하는 모든 핵심 권력기관들을 통제하는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고지도자는 바로 조직지도부를 통하여 북한의 모든 당··정 고위간부들을 비롯하여 그들의 지시를 받는 하위 경제부문 간부(당원)들까지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다.
북한은 조직지도부의 중요한 임무를 간부들과 당원들의 당 생활 지도라고 규정하고, “수요 강연회, 토요학습, 경영학학습, 금요노동, 주 당생활총화, 매일 2시간 자체학습을 정규화·습성화하며 모든 당조직 생활에서 무조건 참가하는 혁명적인 기풍을 세우는 일에 조직지도부가 나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숙청작업의 총괄지휘 조직지도부
역사적으로 한 체제가 새로운 권력을 세우거나 유지하기 위해선 어느 누군가는 불가피하게 손에 피를 묻히기도 한다. 특히 비민주성이 지배하는 독재 혹은 왕정국가라면 더욱 그러하다. 현재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조연준이 북한에선 그러한 존재다.
김정은 시대 더욱 활발해진 간부 검열 및 반부패 척결사업에서 이러한 조연준의 쓰임새는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그 치밀하고 세부적인 숙청 기획에 있어서 조연준은 단연 북한 내 최고 전문가이다.
조연준은 올해 나이 78세이지만 중앙당안의 정보기관인 조직지도부 검열지도과를 오랫동안 이끌어 온 부부장으로서 사회 일반의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와 함께 김정은이 선호하는 정보정치를 가장 확실하게 보필하는 정보관계 업무의 달인이다.
특히 조연준의 조직지도부 검열지도과는 진행 중 사건조사에 필요하다면 중앙검찰소와 최고재판소, 보위부와 보안부 등 사법기관들까지 임의로 동원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
조연준 제1부부장은 간부들의 골수까지 신원조회를 해서 공산당원으로서 적합한 인물인지를 분석하는 업무를 지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 발탁할 간부들의 집안 내력은 물론 현직 간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는 일을 하는 것도 물론이다. 일명 저승사자로 통하는 조연준에게 걸리면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조연준은 각종 주요 비공개 회의를 주재하며 국가 정책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 김정은은 그가 올리는 서류엔 무조건 서명한다고 한다. 후계구도에서 멀어져 있던 자신을 왕으로 밀어준 그보다 더 믿을 만한 사람을 찾긴 어려웠을 것이다.
이렇듯 조연준은 국가안전보위부(보위부)를 이끌고 있는 김원홍과 더불어 북한 최고의 공안통이다. 북한 김정은이 측근들을 처형하는 가운데, 조연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숙청의 실무 기획자이다.
조선닷컴은 14일 북한 소식통의 김정은은 지난해 9월 이후 40일간 발목 부상으로 잠행하면서 대규모 숙청을 진행했고 조연준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
김정은은 이 두 기관과 군부를 활용해 이영호, 장성택, 현영철 등 175여 명의 껄끄러운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주변에 자신의 '예스맨'들로 갈아치우는 데 성공한 것이다.
조연준조직 검열사업 최고의 공안통
조연준은 1937년 함경남도 고원에서 출생했다. 올해 나이가 팔십 줄에 접어들었다. 명문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모교에서 상급교원으로 사회의 첫 발을 뗐다. 이후 중앙당 조직지도부 과학교육 담당 지도원을 거쳐 함경남도 조직지도부 책임지도원을 잠깐 거쳐 함경남도 도당 조직비서를 지내기도 했다. 이어 1990년대 중반부터 지난 2012년까지 당 조직지도부 검열지도과를 사실상 이끌어왔다.
김정은 시대에 접어들어 조연준은 20121월을 기점으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20년간 간부 및 조직 검열 사업에 매진했던 공안통 조연준이 화려한 날개를 단 셈이었다. 우리 언론에 공식적으로 공개된 시기도 2012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5차 회의에서 대의원으로 등장하면서부터다.
북한 권력 개편의 시금석이 될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 주석단은 20131217일 공개되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때 장의위원에도 포함되지 못했던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이름을 올려 급상승한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다. 현재 평양시 대동강 구역 의암동에 거주중인 조연준은 침착·과묵하고 업무에 매진하는 스타일로 원칙주의자인 것으로 알려진다.
문고리 권력장성택 척결의 일등공신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문고리 권력''김조김'이라고 ()세계북한연구센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다. '김조김'은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과 조연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성을 따서 만들어낸 신조어이다. 이중에서도 조연준이 으뜸이라는 것이다.
조연준이 진두지휘한 프로젝트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역시 누가 뭐라 하여도 장성택의 숙청작업이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20139월 최측근 중 한 명인 조연준의 건의에 따라 고모부 장성택과 그 계파에 대한 힘빼기와 숙청에 착수했다. 조연준은 이 작업 기간 동안 공안통으로서 살아온 자신의 농축된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했다.
장성택의 숙청을 발표하고 체포한 지난 201312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비롯한 고위간부 14명만 앉는 주석단 뒷줄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장성택 제거는 김정은의 주도라기보다는 노동당과 군, 그리고 보안기관의 강경파가 주도하고 동조(同調)해 김정은의 재가를 받아 이뤄진 것이다.
조연준은 장성택 숙청에 철저하고 영악한 방법을 활용했다. 장성택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고 피해를 상당 부분 보상해줬다. 이로 인해 () 장성택감정을 주민들로 하여금 널리 그리고 크게 고취시키는 데 일조했다. 조연준의 작업은 이처럼 철저하고도 영리했다.
북한이 201312월 말 장성택을 처형한 이후 그의 잔존 세력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장성택 세력의 근거지인 노동당 행정부를 없애고 그 권한과 기능을 조직지도부로 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이 거머쥐었던 권력과 경제적 이권도 조직지도부에 빠르게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2인자'로 통하던 장성택 처형 이후 독보적인 권력기구로 떠오른 당 조직지도부가 공안·사법기관을 관장하는 행정부의 권능까지 흡수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춘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장성택 처형의 후속작업으로 그가 수장으로 있던 당 행정부를 중앙과 도(특별시 포함), ·군 당 단위까지 모두 없애고 중앙과 지방 당 조직부에 행정부의 권능을 가진 '7'를 신설했다"고 밝힌다. 중앙과 지방의 모든 노동당 단위에서 행정부의 권한과 기능이 조직지도부로 이관됐다는 것이다.
기존 중앙 당 행정부와 도 당 행정부, ·군 당 행정과에 있던 간부와 직원들은 한 명도 남김없이 지방의 말단 관료나 노동자로 좌천됐으며 '7'는 전원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졌다.
장성택 처형은 북한 권력 내부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장성택이 40년간 심어놓았던 인사들을 솎아내고 그 공백을 자기 사람으로 신속하게 채워 넣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군과 당, 내각에서 꾸준히 젊은 피를 수혈해 왔다는 점에서 세대교체 폭과 넓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북한 내부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조연준은 1부부장 외에도 중앙당을 지휘하는 본부당 책임비서까지 맡아 본부당 책임자로서 권한이 막강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최룡해의 숙청 여부도 조연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로 여전히 북한에서 당의 통제 아래 군부가 있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실세인 조연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한때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사표를 제출했으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의해 반려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황병서 뿐만 아니라 장성택 숙청에 앞장섰던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도 권력의 한 축으로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황병서와 김원홍, 빨치산 줄기를 대표하는 최룡해, 그리고 당 조직지도부 조연준 제1부부장 등 4명이 김 제1비서를 둘러싸고 4인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조연준은 김정일·김정은 양대 체제에서 실세로 활약 중이다. 조직지도부는 조직 장악으로 정은 유일영도를 확립해야 하기 때문에 노련하고 경험 많은 인물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서이다.
김정은은 향후 한동안 1인 독재완성과 체제유지를 위한 고도의 정보정치를 강요하고, 개혁개방의 분위기를 차단하며, 비대칭 대량살상무기를 완성하는 데 모든 것을 걸고 나설 공산이 크기에 김정은 시대에 새롭게 부각된 이 인물을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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