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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먹통사태'에 따른 대리운전노동자 피해보상 및 재발 방지 촉구 기자회견. |
[일요주간 = 김성환 기자]
# 카카오가 먹통이 된 날 대리기사들의 카카오T대리운전 앱은 화면이 제대로 구동되지 않았다. 고객이 요청한 콜의 도착지와 출발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카카오맵이 연동되지 않아 고객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앱이 문제가 있다는 공지를 받지 못한 대리기사들은 자기 휴대폰의 문제라 생각하고 전원을 껏다 켰다를 반복해보고 앱을 지웠다가 다시 깔아 보기도 했다. 동료들과 소통을 하던 단체카톡방에서도 잠잠했기 때문에 설마 카카오 대리운전앱이 이상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애꿎은 본인의 핸드폰만 괴롭혔다. 카카오톡이 안될거라는 생각은 미처하지 못하고 앱이 정상 작동하기를 기다리며 또 기다리다 보니 길위에서 단 한 껀 일도 하지 못한 체 새벽 3시가 됐다. (대리운전자 A 씨 피해사례)
대표적인 플랫폼 대기업 ㈜카카오는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10월 15일부터 90시간 동안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이른바 ‘카카오 먹통사태’로 인해 카카오T대리운전 프로그램 역시 작동하지 않으며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호출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더욱이 카카오 측으로부터 관련 사태에 대한 안내를 일절 받지 못하며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마냥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른바 ‘카카오 먹통사태’로 피해를 입은 대리기사들이 현실성 있는 피해 보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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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먹통사태'에 따른 대리운전노동자 피해보상 및 재발 방지 촉구 기자회견. |
한국노총전국연대노동조합 플랫폼운전자지부, (재)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는 24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카카오 먹통사태에 따른 대리운전노동자 피해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재)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와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플랫폼운전자지부가 이번 사태로 인한 대리운전자들의 피해사례를 접수한 결과 참여자 382명(24일 9시 기준) 중 91%(348명)는 “일의 배정을 받지 못해 소득을 벌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6%(25명)는 업체나 고객과 연락이 불가능해 일에 차질이 생겨 소득에 피해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평균 피해액은 17.8만원이었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월 2만 2000원을 지불하는 프로서비스 유료 이용 대리기사들에게만 6일치 상당의 멤버십 이용료인 4260원을 포인트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무료서비스 이용 대리운전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은 제시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참석들자들은 “카카오는 대리운전노동자를 우롱 말고, 최소한의 일실 수입을 책정하는 등 현실성 있는 보상을 실시하라”며 “먹통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시스템 오류에 대한 사고 안내 및 대응방안 매뉴얼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또 다른 플랫폼대기업 티맵모빌리티는 갑질기업 로지소프트를 인수하더니 그 갑질을 대리기사에게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플랫폼 대기업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에 대해 사회적 영향력과 비례하는 사회적 책임을 지게하고, 방만한 경영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를 시급히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플랫폼운전자지부 조합원(대리기사)은 “앱이 문제가 있다는 공지를 받지 못한 대리기사들은 자기 휴대폰의 문제라 생각하고 전원을 껏다 켰다를 반복해보고 앱을 지웠다가 다시 깔아 보기도 했다”면서 “앱이 정상 작동하기를 기다리며 또 기다리다 보니 길 위에서 단 한 껀도 일하지 못한 채 새벽 3시가 되었다”고 피해를 증언했다.
앞서 조기두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부위원장(한국노총 조직처장)은 인사말에서 “카카오는 유·무료 서비스 여부를 나누지 않고 카카오T모빌리티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대리운전노동자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며 “아울러 향후 이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확실한 대안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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