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벨루가 벨라의 방류 약속했던 롯데, 진행 상황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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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해방물결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롯데그룹의 창립 56주년인 지난 3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마지막 남은 벨루가 '벨라'의 조속한 방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일요주간 DB) |
[일요주간 = 김성환 기자] 동물단체를 중심으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마지막 남은 흰돌고래 벨루가 ‘벨라’의 조속한 방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물해방물결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벨라의 방류를 약속했던 롯데가 오랜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6년과 2019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패혈증으로 벨루가 ‘벨로’와 ‘벨리’의 사망한 이후 홀로 남은 발라의 방류를 요구해왔다.
당시 롯데는 홀로 남은 벨라를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약속을 공표했지만 4년이 흐른 지금까지 방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물단체에 따르면 롯데가 방류 이행을 지체하는 동안 벨라의 신체, 정신적 고통은 가중되는 실정이다. 최근 활동가들의 방문 조사 결과 오랜 단독 생활에 지친 벨라는 유리벽에 몸을 부딪혀가며 비좁은 수조 안을 맴돌거나 수면 위로 무기력하게 떠있는 등 계속해서 심각한 정형,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롯데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공식 홈페이지나 내부 시설 등에 벨라의 방류 예정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은 채 벨루가를 활용한 전시 영업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동물해방물결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잠실 롯데타워 앞에서 벨라의 방류룰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는 계속해서 벨라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대표 마스코트로 홍보, 전시, 착취하고 있다”며 “롯데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공식 홈페이지나 내부 시설 등에 벨라의 방류 예정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은 채 벨루가를 활용한 전시 영업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규탄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 활동가와 시민들은 ‘벨루가 죽이는 롯데’, ‘롯데는 벨루가 방류 약속 이행하라’라고 쓰인 만장을 들고 롯데월드 타워 주변을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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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감금된 벨라가 수조 유리벽에 몸을 부딪히거나, 수면 위에 가만히 떠있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사진=동물해방물결 제공) |
동물해방물결 장희지 활동가는 “먼저 사망한 벨로와 벨리에 이어 벨라마저 좁은 수족관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는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가장 비극적인 결말이 될 것”이라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벨루가 방류 약속을 책임 있게 이행하고 '벨루가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조금이라도 벗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류종성 위원장은 “기술적 문제로 방류를 늦추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미 지난달에 캐나다 수족관의 40살 된 범고래가 사망했고 마이애미 수족관은 57살 된 범고래를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벨라는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편이다. 롯데도 늦기 전에 벨라를 방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동물해방물결에 따르면 당초 롯데는 벨루가 방류 결정 후 약 9개월이 지나서야 민관 협력체제로 구축된 방류 기술위원회를 발족, 방류 계획과 방법에 대한 논의를 뒤늦게 시작한 바 있다. 이후 롯데는 2021년 11월 기자간담회와 2022년 8월 방류기술위원회 자문회의를 거쳐 2022년 말까지 벨라의 야생 적응을 위한 최종 이송지를 결정하겠다 밝혔으나 현재까지 논의 결과와 구체적인 언급 없이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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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수족관 고래류 감금 현황.(자료=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제공) |
롯데가 방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동안 벨라는 비좁은 수조에 갇혀 유리벽에 몸을 부딪혀가며 수조 안을 맴돌거나 수면 위로 무기력하게 떠있는 등의 심각한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다.
동물해방물결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뿐만 아니라 국내 수족관에 감금된 모든 고래류들의 해방을 위해 감시와 압박의 끈을 놓지 않고,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개장 당시 롯데 아쿠아리움의 마스코트로 흰고래를 선정하고 2013년 서울대공원의 불법포획 돌고래 ‘제돌이’를 비롯해 러시아에서 54만 달러를 주고 벨로, 벨리, 벨라를 수입했다.
한국에 도착한 세 고래들은 강원도의 송어 양식 연구 수조에 1년 반 동안 갇혀 있다가 롯데 아쿠아리움으로 옮겨졌다.
롯데 아쿠아리움 개장 후 벨로, 벨리, 벨라는 햇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실내 수족관에서 매일 생태설명회를 빙자한 먹이 받아먹기 쇼를 했다. 2016년 막내 벨로(2012년생 당시 5살)가 죽었고 2019년 큰 오빠 벨리(2007년생 당시 12살)가 죽었다.
시민들의 비판과 항의가 잇따르자 롯데는 고래를 실내에 가두면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마치 그제서야 깨달았다는 듯이 2019년 마지막 남은 벨라를 바다로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벨루가 방류 약속 이후 ‘2022년 말 까지 야생적응 훈련장 이송, 이르면 2023년 야생방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3년 현재 롯데는 벨라가 어느 야생 적응 훈련장으로 갈 것인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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