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꼼수배달료?..."내비게이션 오류, 라이더 '손해' 배민 '배불려'"

김성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5 17: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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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노동자 "거리 200~300m 짧아지면 라이더들 건당 200원 정도 손해 감수해야...반대로 월 1000만건 넘는 배민 입장에서는 큰 수입 올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는 25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민의 꼼수배달료 시헹을 규탄하고 제대로 된 내비실거리를 시행할 것으로 촉구했다.(사진=김성환 기자)

[일요주간 = 김성환 기자] 배달 노동자들이 배달의민족(배민)이 임의로 개발한 내비게이션을 오류 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는 25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민은 꼼수배달료 중단하고 제대로 된 내비실거리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배달플랫폼지부는 배민지회는 배달의민족 배민1 주문을 수행하는 우아한청년들(우아한형제들 자회사)과 지난 1월 5일 기존 직선거리에서 내비실거리를 3개월 안에 도입하는 임금협약을 맺었다.

이후 3개월 되던 4월 5일 배민은 경기, 대구, 부산 등에서 테스트를 거쳐 4월 12일 내비실거리를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4월 5일부터 오류가 발생했고, 이에 배달플랫폼지부는 배민에 사실 확인 공문과 오류로 인한 손해부분에 대해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배민은 공문을 노조에 실제 경로와 다르다고 밝혔다. 또 오류를 잡기 위해 내비 실거리 정식 진행이 예정된 12일에 하는 것이 어렵다며 두 번이나 연기했다.

이들은 “테스트 기간이 끝난 후 지난 21일부터 정식 시행된 내비 실거리는 배달노동자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내비게이션 실거리는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카카오, 네이버, 티맵의 내비게인션과 차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는 25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민의 꼼수배달료 시헹을 규탄하고 제대로 된 내비실거리를 시행할 것으로 촉구했다.(사진=김성환 기자)

 

이어 “우리는 배달료 꼼수 사태가 무리하게 배달료를 깎기 위해 최단 거리 설정을 구현하려는 배민의 정책 결과”라며 “이번 실거리 논란에서 배민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는 온데간데없고, 여전히 자체 개발한 불확실하고, 오류투성이인 내비게이션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지부 지부장은 “요즘 배달 비수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제한 조치들이 풀리는 것이 겹치면서 배달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며 “배민에서 일할 때 쓰는 앱에 콜이 10분간 끊기면 강제 종료 되는데 연속으로 3~4번 당했다는 조합원들의 하소연을 들으면 기가 막힌다”고 했다.

이어 “쿠팡과의 단건 배달 속도 경쟁으로 높은 시급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해 라이더를 대폭 늘려만 놓더니 피해는 고스란히 배달노동자들의 몫이 됐고, 기업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플랫폼노동의 이면”이라고 덧붙였다.

홍 지부장은 “핸드폰에 깔린 내비로 실거리를 측정해보니 배민에서 제시하는 실거리가 훨씬 짧았다”며 “너무 이상해서 도보와 자전거 등으로 변경해서 실거리를 측정해보니 유사한 값이 나왔고 도보, 자전거의 경로이기 때문에 횡단보도를 가로지르고 일방 통행길을 역주행하고 육교를 건너는 길이었던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는 25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민의 꼼수배달료 시헹을 규탄하고 제대로 된 내비실거리를 시행할 것으로 촉구했다.(사진=김성환 기자)

또 “노조에서는 즉각 항의했고 배민에서는 실제 경로와 다를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오류를 인정했고 정식 진행을 10일 정도 미뤘지만, 여전히 오류투성이로 경로를 제시한다”면서 “기본료에 100m당 80원을 추가해서 받는 것인데 200~300m 짧아지면 라이더들은 건당 200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 반대로 월 1000만 건이 넘는 배민 입장에서는 큰 수입을 올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배달료 꼼수를 멈추고 배달노동자들이 합리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며 “임금 교섭을 통해 합의한 내비 실거리 말 그대로 실거리를 즉각 적용해 배달노동자들이 더 이상 피해를 주지 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정훈 배달플랫폼지부 서부분회장은 “최근 배민은 배달료 거리 할증에 있어 기존의 직선거리방식에서 내비 실거리제를 도입했지만 정확한 실거리가 측정되지 않고 있다”며 “작게는 100~200m 많게는 600~700m까지도 실거리와 차이가 있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의 모습. (사진=뉴시스)

그는 “저희가 수집한 콜들을 보면 카카오맵 네이버 지도 등 흔히 생각하는 내비 실거리 측정방식과 오차가 심한데 문제는 오차가 심한 거 자체가 문제지만 80% 이상의 콜들이 거리가 작게 측정됐다”면서 “그만큼 배달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실거리 측정방식이 자동차 기준이 아니라 도보나 자전거 기준인가 생각했다. 도보나 자전거는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일방통행 육교 계단 등산로 등 자동차가 가지 못하는 길을 갈 수 있어서 실거리 측정이 자동차보다 짧을 수 밖을 없다”며 “그런데 정확하게는 도보도 아닌 거 같고 도대체 배민은 어떻게 거리를 측정한 것인가 했더니 OSMR이라고 하는 육각 섹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자체 내비게이션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민은 어떻게 하면 배달료를 적게 지급할까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깐 이렇게 엉터리 측정방식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배민은 엉터리 거리측정 방식 폐기하고 제대로 된 실거리제 도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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