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의 배신] “너무 짜다” 밀키트, 알고보니 나트륨 과다 섭취 위험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12-28 0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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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소비자연대 “밀키트 모든 제품, 영양성분 의무 표시해야”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키트.(사진=newsis)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로 변화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밀키트는 재료를 구매하고 손질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조리에 필요한 노동력도 절감한다. 음식 재료 손질 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외식보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등의 이유로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에서 많이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유통되는 밀키트 제품 상당수가 나트륨 함량이 1일 기준치(2000mg)를 넘어 주의가 요구된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밀키트 제품 100개의 영양성분과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51개 제품에서 한 끼 식사량이 1일 나트륨 기준치를 넘어섰다.

영양성분 분석 시험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진행됐다. 제품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품목 중 감바스 알아히요 제품군(22개), 부대찌개 제품군(33개), 불고기전골 제품군(23개), 짬뽕 제품군(22개) 등이다.

1인분 나트륨 함량이 1일 기준치를 넘은 제품은 품목별로 부대찌개 제품군 31개, 불고기전골 제품군 6개, 짬뽕류 제품군 14개였다.

메뉴별로 밀키트 1인분 평균 나트륨 함량은 부대찌개 제품군과 짬뽕 제품군이 1일 기준치를 넘었다. 감바스 알아히요 제품군과 불고기전골 제품군도 1일 기준치의 50% 이상 들어있어 나트륨 과다 섭취 위험이 있었다.

감바스 알아히요 제품군 53.3%(1066.3mg), 부대찌개 제품군 138.1%(2761.8mg), 불고기전골 제품군 78%(1559.6mg), 짬뽕 제품군 130.5%(2609.9mg) 등이다.

특히 같은 메뉴에서도 밀키트 1인분 나트륨 함량이 최대 6.1배 차이가 있었다. 밀키트 1인분 나트륨 함량은 감바스 알아히요 제품군은 최대 2.9배(520.5mg~1525.2mg), 부대찌개 제품군은 최대 2.9배(1541.9mg~4495.4mg), 불고기전골 제품군은 최대 4.0배(775.2mg~3157.5mg), 짬뽕 제품군은 최대 6.1배(857.0mg~5242.4mg) 등으로 조사됐다. 

 

▲ 사진=녹색소비자연대

◇영양성분, 100개 제품 중 21개만 자율적 표시

밀키트는 간편 조리식품으로 영양성분 의무 표시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밀키트 100개 제품 중 21개 제품에서는 자율적으로 영양성분 표시를 하고 있어 소비자가 밀키트 제품 구매 시 영양성분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머지 79개 제품에서는 영양성분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자율적으로 영양 성분을 표시한 제품 중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른 표시량의 허용오차 범위를 벗어나는 제품은 없었다.

자율적으로 영양성분 표시를 하는 제품은 품목별로 감바스 알아히요 제품군 2개, 부대찌개 제품군 10개, 불고기전골 제품군 6개, 짬뽕 제품군 3개였다.

자율적으로 영양성분을 표시한 21개 제품 중 5개 제품(부대찌개 제품군 2개·불고기 전골 제품군 1개·짬뽕 제품군 2개)은 제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에서 영양성분을 표시하고 있었다.

특히 조사 대상 100개 제품 중 영양성분 시험 결과에서 1인분 나트륨 함량이 1일 영양성분 기준치를 넘는 51개 제품 중 39개 제품이 영양성분 표시를 하지 않았다.

해당 제품을 소비자가 섭취하면 나트륨을 1일 기준치 이상으로 섭취하게 되지만, 제품 구매 시 영양성분을 확인할 수 없어 소비자가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소비자는 나트륨의 과다 섭취를 피하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밀키트 제품을 소비하기 위해서 동봉된 조리법을 따르되 양념의 양을 조절하거나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되는 채소를 추가해 조리하고, 국물 제품은 국물을 적게 섭취하는 등 나트륨 섭취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의 건강하고 안전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영양성분을 확인해 구매·섭취하도록 밀키트 모든 제품에 영양성분을 의무 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또 제도 시행 전이라 해도 밀키트 제조·판매 업체들의 자발적 노력과 참여를 통해 건강한 식생활 문화 만들기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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